Description
시조에 대한 간절함이 두마리아 시인, 그에게는 있다. 그것은 각별한 시조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뿐이랴. 인생에 대해서 그는 그 누구보다 간절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것은 곧 시인
의 시조를 관통하는 시정신의 바탕이 된다.
첫 시조집 『시가 피다』 속에는 삶의 재치와 기지가 곳곳에 번뜩인다. 시조를 통해 깊이 관조
하고 성찰한다. 『시가 피다』는 그 절차탁마의 결정체다. 그는 사는 게 죽는 것이고 죽는 게 사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낙엽을 헤치고 나온 어린 싹을 통해 알아차리는 시인이다. 사뭇 철학적이다. 그렇다면 무슨 말을 더하랴. 그런 혜안이라면 어떤 소재나 어떤 대상도 넉넉히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감꽃이 피려고 할 때 이제 날 찾아보려고 한다는 시편에서는 자아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그러고 보니 그의 시조 쓰기는 잠재해 있던 창작 열정의 따사로운 회복인 셈이다.
첫 시조집 『시가 피다』의 상재로 말미암아 그 빛 부심과 서정의 깊은 맛은 이제 세상사람 모두의 것이 될 터다. 늘 쓰는 것이 사는 것이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내가 아는 마리아의 열정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고행苦行의 890km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지구촌 이웃들에게 전煎을 부쳐 나누며 그들이 “마리아 코리아!”를 외치게 하던 이. 행려병자들 입원 병동에서 목욕 봉사를 하던 이. 버려진 짐승들 길목에 먹이를 놓아주던 이. 그 인고忍苦와 자비慈悲는 어디서 오는가. 그 불꽃 같은 힘은 어디서 오는가.
“하루에도 몇 차례나 이 목숨의 두출두몰頭出頭沒/ 잠겼다 떠오르는 한순간만 사는 것 같다”는 조오현 선사의 「고해苦海」는 무슨 말씀인가. 인간 욕망은 수미산須彌山을 다 주어도 채울 수 없다고 했다. 이 고해에서 때로는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이 솟구치니 두몰頭沒이다. 고해에 빠져죽는다는 것. 때로는 나를 버린 하심下心으로 세상을 품는 ‘내적 평화’를 이루니 두출頭出이다.
고해에서 벗어나 산다는 것. 이렇게 잠겼다 떠오르는 그 한순간을 우리는 살아간다. ‘욕망을
제어한다’는 건 ‘나를 세상에 내어준다’는 말이다.
불꽃 같기도 하고 풀잎 같기도 하고 칼끝 같기도 한 인생. 이 전장戰場에서 나를 버려 세상을
품는 지혜를 갖춘 용장勇將이 있으니, 자비를 갖춘 덕장德將이 있으니 이런 기개氣槪와 항심恒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시는 어디 있는가. 가랑비에 속잎 젖듯 촉촉이, 천지만물에서 배우는 지혜와 천지만물에 베푸는 자비 연민에 있지 않은가. 두마리아와 동시대를 사는 기쁨에 대해 생각한다. 꽃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퍼지지 못하나 덕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만방에 퍼진다.
것이다. 그뿐이랴. 인생에 대해서 그는 그 누구보다 간절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것은 곧 시인
의 시조를 관통하는 시정신의 바탕이 된다.
첫 시조집 『시가 피다』 속에는 삶의 재치와 기지가 곳곳에 번뜩인다. 시조를 통해 깊이 관조
하고 성찰한다. 『시가 피다』는 그 절차탁마의 결정체다. 그는 사는 게 죽는 것이고 죽는 게 사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낙엽을 헤치고 나온 어린 싹을 통해 알아차리는 시인이다. 사뭇 철학적이다. 그렇다면 무슨 말을 더하랴. 그런 혜안이라면 어떤 소재나 어떤 대상도 넉넉히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감꽃이 피려고 할 때 이제 날 찾아보려고 한다는 시편에서는 자아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와 열망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그러고 보니 그의 시조 쓰기는 잠재해 있던 창작 열정의 따사로운 회복인 셈이다.
첫 시조집 『시가 피다』의 상재로 말미암아 그 빛 부심과 서정의 깊은 맛은 이제 세상사람 모두의 것이 될 터다. 늘 쓰는 것이 사는 것이 되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내가 아는 마리아의 열정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고행苦行의 890km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지구촌 이웃들에게 전煎을 부쳐 나누며 그들이 “마리아 코리아!”를 외치게 하던 이. 행려병자들 입원 병동에서 목욕 봉사를 하던 이. 버려진 짐승들 길목에 먹이를 놓아주던 이. 그 인고忍苦와 자비慈悲는 어디서 오는가. 그 불꽃 같은 힘은 어디서 오는가.
“하루에도 몇 차례나 이 목숨의 두출두몰頭出頭沒/ 잠겼다 떠오르는 한순간만 사는 것 같다”는 조오현 선사의 「고해苦海」는 무슨 말씀인가. 인간 욕망은 수미산須彌山을 다 주어도 채울 수 없다고 했다. 이 고해에서 때로는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이 솟구치니 두몰頭沒이다. 고해에 빠져죽는다는 것. 때로는 나를 버린 하심下心으로 세상을 품는 ‘내적 평화’를 이루니 두출頭出이다.
고해에서 벗어나 산다는 것. 이렇게 잠겼다 떠오르는 그 한순간을 우리는 살아간다. ‘욕망을
제어한다’는 건 ‘나를 세상에 내어준다’는 말이다.
불꽃 같기도 하고 풀잎 같기도 하고 칼끝 같기도 한 인생. 이 전장戰場에서 나를 버려 세상을
품는 지혜를 갖춘 용장勇將이 있으니, 자비를 갖춘 덕장德將이 있으니 이런 기개氣槪와 항심恒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시는 어디 있는가. 가랑비에 속잎 젖듯 촉촉이, 천지만물에서 배우는 지혜와 천지만물에 베푸는 자비 연민에 있지 않은가. 두마리아와 동시대를 사는 기쁨에 대해 생각한다. 꽃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퍼지지 못하나 덕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만방에 퍼진다.
시가 피다 (두마리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