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정혜숙 시에서 “문장”은 생의 행로와 같으며, “행간”은 존재의 균열이 발생하는 틈이며, “미간”이나 “안색”은 고독한 일상의 형편을 표상하고, “인중”에 새겨진 시간은 운명적인 힘이다.
홑겹으로 맑고 투명하게 널어놓은 이미지들 속에서 백지처럼 얇아진 배후의 세계가 얼비치며 내색한다. 이때 유한자로서 겪는 상실감과 좌절들은 사적 영역을 넘어서 관계적 질서를 불러오는데, 이를 통해 슬픔은 심미적으로 보편화된다. 부음으로 전달되는 배후의 세계를 고통이나 두려움이 없이 심미화하는 것은, ‘여기’와 ‘거기’를 통합하여 관념할 수 있는 전일全一한 세계관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또한 상실이나 좌절이 분노나 원한의 감정으로 이행하지 않고 심미화되는 것은 그가 가진 특유의 세계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현존을 영원의 포대기에 감싸인 배아처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홑겹으로 맑고 투명하게 널어놓은 이미지들 속에서 백지처럼 얇아진 배후의 세계가 얼비치며 내색한다. 이때 유한자로서 겪는 상실감과 좌절들은 사적 영역을 넘어서 관계적 질서를 불러오는데, 이를 통해 슬픔은 심미적으로 보편화된다. 부음으로 전달되는 배후의 세계를 고통이나 두려움이 없이 심미화하는 것은, ‘여기’와 ‘거기’를 통합하여 관념할 수 있는 전일全一한 세계관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또한 상실이나 좌절이 분노나 원한의 감정으로 이행하지 않고 심미화되는 것은 그가 가진 특유의 세계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현존을 영원의 포대기에 감싸인 배아처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긴 여기서 멀다 (정혜숙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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