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희망입니까 (박진형 시조집 | 양장본 Hardcover)

어디까지 희망입니까 (박진형 시조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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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독일의 극작가인 브레히트Brecht가 고안한 연극 수법으로,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사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선입관을 배제하고 그것을 습관적 인식과는 다른 ‘무엇’으로 드러내는 ‘이화효과’가 박진형의 여러 작품에 드러난다. 지각의 쇄신을 꾀하는 예술적 수단으로 현상의 본질을 인식해 내는 한 글자 제목은 상황의 변혁을 촉진하면서도 정형의 틀 안에서 현실을 아우르는 힘이 있다.
“세상은 당신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 「헐歇」과 “뒤숭숭한 울화통을 온몸 가득 채운” 「통桶」 과 “허물어진 뿔 뒤에 월계관이 기다”리는 「녹」을 건너 “쪽빛으로 변한 바다는 가을이 다가올 징후”라고 읽어낸 시인 박진형의 「늧」을 가늠해 본다.
그의 〈국제신문〉 등단작 「페디큐어」는 슬픔과 상처에 닿아있지만 감상의 뿌리를 거느리지 않는 생생한 발화가 돋보인다. 체험의 구체성을 받쳐주는 사유의 도약과 이미지를 조형해 내는 솜씨가 미더운데, 울지 않기 위해 발끝부터 타오르는 “바닥꽃”의 울림이 그것이다.
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가공된 정서가 아니라 진정성임을 이 시집은 보여준다.
‘웃뜨르’, ‘비그이’, ‘쥐코밥상’처럼 토속어를 잘 앉혀낸 것도 늡늡한 그의 장점이다.
수월하게 전개되면서도 삶의 의미를 심화해 낸 「모과를 읽는 시간」 「익지 않은 설움이 봄 그늘 아래 빛날 때」 「필사적 낙화」 「추잉 껌에 관한 보고서」 「손잡이 평전」을 비롯한 전반적인 시편들이 참신한 정서적 환기와 내면 탐구력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시조가 지향해야 할 양면성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저자

박진형

전남구례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람.서울대학교불어교육과(학사),불어불문학과(석사),외국어교육과(박사수료)졸업.2016년《시에》로작품활동시작.2019년〈국제신문〉신춘문예시조당선.시란동인.문학동인Volume회장역임.웹진《시인광장》편집장역임.《용인문학》편집위원.시에문학회부회장,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한국시조시인협회회원,한국작가회의회원.2022년용인문화재단의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에선정.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2022아르코문학창작기금지원사업에선정.

목차

서시

1부동백꽃든여인을사랑하는법

동백꽃든여인을사랑하는법/무릇/브로콜리열반/파프리카/5월꽃자리/귤꽃,단한번의사랑/제주동백/양파의사랑법/모과를읽는시간/피스타치오의독백/오후의장미묵주/배롱나무의배후/필사적낙화/무릇꽃/볼우물/칼리마이나쿠스/신성한숲

2부4월을위한레퀴엠

목어/서리꽃/정오의바다는아무렇지않습니다/4월을위한레퀴엠/섬,허공에뿌리를내리다/풍경이되고싶은날의발라드/녹/늧/익지않은설움이봄그늘아래빛날때/동두천블루스/헐/목류/당신을바라보는안경의방식/몽당연필심법/플라스틱중독/견자묵시록

3부페디큐어

페디큐어/스프레이꽃/희망사육/두더지증후군/침시/비그이/안개시장/쥐코밥상/곤드레바다/제비가있는저녁풍경/어머니와계란달/사진이말을걸때/어머니여래/추잉껌에관한보고서/수저의자리/마네킹토르소

4부다비

멸치적멸/등대의독백/태양은그녀를위해뜬다/손잡이평전/물고기자리/웃뜨르비익조/통/러시안블루/오이도/아나키스트여행/비행운에감춰진질문/월식/애월이후/절망처럼자라는우기가내몸을눅일때/깊은우주,당신/고양이사냥법/오늘의직선이소멸로향할때/다비/해설_이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