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장날』에서 읽어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충동이 파라다이스에 대한 열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파라다이스에 대한 시인의 열정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삶의 터전에 대한 짙은 향수에서 발원한다. 시인은 이제는 잃어버린 실낙원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듯이 과거의 아름다웠던 세계를 상상적인 차원에서 복원하려고 하는 것이다. (……) 시인이 그리고 있는 옛사람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과 모습들은 어쩌면 상고 취미로 간주될 수도 있고 퇴행적인 사고방식으로 취급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인이 그리고 있는 모습이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잔영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오래된 미래’라고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성스럽고 거룩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 공동체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여 모든 존재자들이 하모니를 이루는 세계는 결코 진부하거나 낡은 가치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속악한 가치에 찌든 현대인들의 영혼을 정화하고 갱생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오아시스와 같은 미래의 파라다이스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장날 - 책만드는집 시인선 251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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