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세상에 나투신 모든 사물과 풍경은 무슨 의미인가. 아름답게 지켜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윤효 시인의 시조에는 그런 근본적인 의문들과 대답들이 촌철살인으로 대담하게 담겨 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시조의 형식에 기인한다. 시조는 시와 달리 형식이 있다. 그 형식으로 인하여 완결성이라는 단정하고 고전적인 성격을 가진다. 시조의 형식은 짧아서 담대하며 그 형식 안에 실리는 내용 역시 당연히 거침없고 깊고 직관적이다. 시인이 쓴 시조들은 모두 단수로 된 단시조이다. 전통적인 시조의 유형은 단 한 수로 시상을 완결하는 단시조였다. 서로를 가장 빛나게 해주는, 형식과 내용의 합이 가장 잘 맞는 것이 단시조다. 그것은 시조 문학의 정수이며 본령인 것이다. 이 시조집의 전편이 단시조인 것은 시인이 벌써 이 점을 꿰뚫고 있는 것이며 작금의 시조시인들에게 가하는 일침이기도 하다. 시인은 “시조 같은 것이 찾아왔다”(‘시인의 말’)고 겸손하게 말하고 있지만 그의 시조는 더 이상 시조다울 수 없는 시조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그 형태에 실린 뜻은 적묵당에서 수삼 년 수도한 듯 고요하게 깊고 의젓하게 넓다.
배롱꽃 (윤효 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