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도 좋다 (변현상 사설시조집 | 양장본 Hardcover)

길어도 좋다 (변현상 사설시조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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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변현상은 겡상도 사나이라 말이 별로 없다. 좋은 일엔 퍼뜩 나서고 마땅찮으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리저리 따지고 토를 다는 것도 싫어한다. 말이 적다는 것은 많이 참고 산다는 건데 사설이 긴 걸 보면 문디 속에 감춰둔 게 많았나 보다. 말로는 해결 못 할 세상 이야기들 여기 보따리로 풀어놓았다. “무자격 기장” 때문에 세상이 흔들리고 “얼척없는 이바구”는 사람을 바보로 아는 건지 망령 늙은이 버려두고 동남아 골프 여행 간 “까치설날” 걱정까지 시인의 눈길은 끝이 없다. “미치고 환장할 일”이 넘치는 게 세상이고 보면 성질 급한 겡상도 사나이는 숨이 넘어가리라. 응축과 절제가 명을 가른다는 이 좁은 시조판에서 변현상이 긴 사설을 늘어놓는다는 것은 형이하학形而下學의 봇도랑을 내는 역설이 아니겠는가. 마침 ‘길어도 좋다’가 어울리는 제목이려니 “곁눈질하지 않고” “같이 가는 길 길어도 좋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만은 않는다.

변현상 시인의 『길어도 좋다』는 현대 사설시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교과서’이자 ‘선언문’으로 기능한다. 이 사설시조집은 사설시조가 결코 ‘박제된 유물’이 아님을 선포한다. 오히려 4대강, 촛불혁명, 이태원 참사, 검찰 공화국, 1인 가구, 이주 노동자 등 21세기 한국 사회의 복잡하고 첨예한 이슈를 담아내는 데 가장 적합하고 탄력적인 양식임을 입증한다. 현대 사설시조가 자칫 ‘정형에 갇힌 서정’으로 흐르거나 ‘구호만 남은 비판’으로 치우칠 수 있는 위험을, 변현상 시인은 ‘풍자의 칼’과 ‘연민의 눈’이라는 두 축을 통해 완벽히 극복한다. 그는 날카롭게 비판[諷]하되, 그 비판의 근저에는 인간에 대한 연민[憐]이 깔려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저자

변현상

1958년 경남 거창 가조 출생.
2007년 《나래시조》 신인상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몇 권의 시조집을 발행하였고 현대사설시조포럼 회원으로 활동하며, 사설시조와 동행 중이다.

목차

서제 /해설

1부 “니는 눈도 밝다!
바람도 다 보이고”

호박 /잡어 /사설 신 흥보뎐 /생전 처음 하는 거라 /어떤 휴가 /지 말이 틀린 기 있어요? /강아지 엄마, 아빠 /길어도 좋다 /요새 같으마 콩밥 묵지 /폭염 사설


2부 “주문
피청구인 욕가마리를 파면한다!”

인자 그마 바까라! /함 비주까? /내 친구 M /모자를 쓴다는 건 /섭리 /태양은 죽지 않는다 /아, C8! 춤 한번 추자고요! /형광 혁명 /그대에게 묻고 싶다! /까치설날


3부 “잡히면 불법이니라!”

편파 혹은 편 가르기 /큰 예배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보험사에 든 거같이 /대통령 DJ /사포도청 /임플란트를 위한 발치 /그림자 /이게 바로 미치고 환장할 일 /바보들 /측은지심 4 / 측은지심 5 /오류 정정


4부 “밥 마이 처묵드마
돼지가 ‰됏뿌렀네!”

가을 기행 /치아 교정술 생각 /폭염을 바라보며 /유치 뽑다 /옥상에서의 이틀 /만월에게 /부석사 무량수전 /달무리에 대한 예의 /둥글둥글 /새벽 인력시장 /바다는 눈으로 와서 /연주를 듣다 /내 친구 S /회식 후


5부 “거 욕은 무슨 욕,
다 지 마음에 달린 기지”

섹스의 침략 /뭐라고 답을 하나 /사과 /하얀 마음 & 까만 마음 /상 타령 /뱀 세례받다! /자송 /안경 /염원 /얄궂데이day /홍탁


6부 “구두약 칠만 잘하면
아직은 더 신겠죠!”

코 고는 철새 /어쩔 수 없는 거다 /늦은 답서 /필리핀 하이힐 /열대성 저기압 /인사동 은유 /서귀포 /하류 사설 /선운사에 가보실래요 /58년 개띠가 드리는 말 /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