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해학과 재치가 어우러진 생생한 과학 이야기 | 전면개정판)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해학과 재치가 어우러진 생생한 과학 이야기 | 전면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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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해학과 재치가 어우러진 생생한 과학 이야기
이 책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최무영 교수가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과학의 진정한 의미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교양 물리학 입문서이면서도 고전역학, 양자역학, 상대성이론뿐 아니라 21세기의 최신 주제인 혼돈, 복잡계, 엔트로피, 우주의 탄생과 진화, 생명현상까지 물리학의 모든 주제를 다뤘다.
2008년 <프레시안>에 연재돼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자연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 과학 도서,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 학술 도서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번 전면 개정판은 물리학 교과서로도 부족하지 않도록 물리학의 핵심 개념과 의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최대한 담아냈으며 최근의 연구로 얻은 새로운 결과들도 소개했다.
학생의 질문과 교수의 답변이 오가는 강의식으로 구성돼 있어 마치 강의를 직접 듣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철학, 문학, 인문학, 예술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물리학 원리를 설명하고, 어려운 외국어 용어들을 우리 토박이말로 바꿔 쉽고 친근하게 표현했다.
저자

최무영

최무영 교수는 서울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포항공과대학교와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미국 워싱턴대학교,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카네기멜런대학교,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앙리푸앵카레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와 연구소에서 객원교수와 연구원으로서 연구했고, 고등과학원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이고 이론물리학연구소장,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과 뇌과학 협동과정 겸무교수를 역임했다.
이론물리학(통계물리) 전공으로 복잡계, 생명과 사회현상, 과학의 기초와 문화 따위에 관심이 있다. 국제 학술지에 230편에 이르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고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에 따라 한국물리학회 학술상(2000년)과 한국과학상(2002년)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복잡한 낮은 차원계의 물리》(한울), 《새대학물리 I》(교문사, 공저), 《서울대 명품 강의》(글항아리, 공저), 《탈핵 학교》(반비, 공저), 《학문간 경계를 넘어》(서울대출판문화원, 공저), 《양자?정보?생명》(한울, 공저), 《정보혁명》(휴머니스트, 공저)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개정판을 내면서
여는 글

1부 과학과 물리학
1강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 과학의 아름다움 | 과학적 사고
2강 과학적 지식
특정지식과 보편지식 | 이론 구조 | 좋은 이론 | 보편이론 체계의 예: 대칭성 깨짐 | 과학 활동의 성격
3강 과학의 발전과 시대정신
고전물리: 움직임과 빛 | 현대물리: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 통계역학: 정보와 엔트로피 | 혼돈과 질서 | 협동현상과 떠오름 |
복잡계 현상
4강 물리학의 분야
물리학이란 무엇인가 | 물리학의 분야 | 물리학의 범위

2부 물질의 구성 요소
5강 물질과 원자
물질 개념의 변천 | 원자론 | 원자의 구성 입자 | 빛: 전자기파와 빛알
6강 기본입자와 쿼크 이론
입자와 반대입자 | 중간자와 중성미자 | 입자의 분류 | 쿼크 이론 | 기본 상호작용 | 모든 것의 이론
7강 물리법칙의 대칭성
물리법칙의 대칭성 | 시간 비대칭

3부 자연현상의 역학적 기술
8강 고전역학
동역학 | 뉴턴역학 | 에너지 | 해밀턴역학
9강 전자기이론
마당 | 맥스웰방정식과 전자기파
10강 공간과 시간
상대성원리 | 일정한 빛 빠르기 | 상대론의 기본원리와 결과
11강 특수상대성이론
로렌츠 변환 | 길이 짧아짐 | 단위의 결정 | 시간 늦춰짐과 쌍둥이 역설 | 4차원 시공간 | 질량의 늘어남 | 몇 가지 질문
12강 일반상대성이론
일반상대성원리 | 등가원리 | 굽은 공간과 비유클리드기하학 | 마당방정식 | 일반상대론 현상 | 상대론과 예술 |
몇 가지 질문
13강 양자역학
양자역학의 배경 |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 | 양자역학의 형식 | 양자역학의 내용
14강 측정과 해석
측정과 고유상태 | 측정의 보기 | 이피아르 사고실험과 비국소성 | 슈뢰딩거의 고양이 | 양자역학의 해석 | 몇 가지 질문

4부 혼돈과 질서
15강 비선형동역학
혼돈과 질서: 역사적 조명 | 병참본뜨기 | 결정론적 혼돈 | 랴푸노프 지수
16강 혼돈과 질서
천체의 움직임 | 혼돈 속의 질서 | 자연과 사회에서 혼돈 | 혼돈의 의미

5부 거시현상과 엔트로피
17강 거시적 관점과 통계역학
뭇알갱이계와 거시적 기술 | 되짚기와 못되짚기 | 엔트로피 | 열과 온도 | 통계역학
18강 엔트로피
엔트로피의 의미와 정보 | 맥스웰의 악마 | 영구기관 | 엔트로피의 본성 | 엔트로피와 생태계
19강 확률과 정보
확률 | 베이스추론 | 정보 | 객관적 관점과 주관적 관점 | 양자정보 | 정보와 동역학

6부 우주의 구조와 진화
20강 관측되는 우주
우주의 이해 | 우주관의 변천 | 태양계 | 별과 은하 | 천체의 관측
21강 별과 별사이물질
천체의 거리 측정 | 별의 탄생 | 별의 생애 | 검정구멍과 중력파
22강 우주의 기원과 진화
현대 우주론의 출발 | 불어나는 우주 | 열린 우주와 닫힌 우주 | 물질과 에너지 구성 | 우주의 역사 | 예술가가 본 우주
23강 우주와 인간
시간과 우주 | 과학이 보여 주는 우주관

7부 복잡계와 통합적 사고
24강 복잡성과 고비성
복잡성 | 공간에서의 고비성: 쪽거리 | 시간에서의 고비성: 1/f 신호 | 복잡성의 기전
25강 복잡계의 물리
복잡계란 무엇인가 | 복잡계의 보기 | 정보교류동역학
26강 생명현상의 이해
물리학과 생물학 | 생물물리학의 연구 주제 | 생명이란 무엇인가 | 생명의 핵심 요소 | 생명의 단위
27강 복잡계와 통합과학
물리학과 사회과학 | 사회현상의 이론적 이해 | 복잡계와 통합적 사고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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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최근에 젊은 소장파 과학자들이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과학 책을 많이 냈다. 그러나 한국의 최정상급 과학자가 일반인을 위한 교양 물리학 책을 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에 비해 학문 세계에서 큰 보상이 따르지 않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최무영 교수는 한국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한국과학상을 수상하고 국제 학술지에 230여 편의 논문을 실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최정상급 물리학자인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이 책은 최무영 교수가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2002~2005년에 한 강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과학의 진정한 의미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교양 물리학 입문서이면서도 협소한 주제만 앙상하게 다루거나 피상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이 책은 고전역학, 양자역학, 상대성이론뿐 아니라 21세기의 최신 주제인 혼돈, 복잡계, 엔트로피, 우주의 탄생과 진화, 생명현상까지 물리학의 모든 주제를 다뤘다. 또 과학이 무엇이고 어떻게 사회와 영향을 주고받는지, 과학적 사고와 활동이란 무엇인지, 과학과 기술의 관계 같은 문제를 살펴보며 과학이 인간에게 주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해 준다. 이렇게 방대한 내용을 그 정수만 뽑아서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2008년 <프레시안>에 연재돼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자연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 과학 도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올해의 과학 도서, 《과학동아》 올해의 과학 책,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 도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 학술 도서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번 전면 개정판은 물리학 교과서로도 부족하지 않도록 물리학의 핵심 개념과 의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최대한 담아냈으며 최근의 연구로 얻은 새로운 결과들도 소개했다. 저자가 스스로 밝혔듯이 “30여 년 동안 물리학을 가르치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 내용도 담고 있어서 실제로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보여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학생의 질문과 교수의 답변이 오가는 강의식으로 구성돼 있어 마치 강의를 직접 듣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물리학에서 논리적 사고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는 자유로운 상상력”이라는 평소의 견해대로 철학, 문학, 인문학, 예술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물리학 원리를 설명한다. 또 어려운 외국어 용어들을 우리 토박이말로 바꿔 쉽고 친근하게 표현했다. 해학과 재치가 어우러진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과학이 독자들 곁으로 친근하게 다가와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이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고전물리학의 두 가지 요소로, 움직임을 다루는 고전역학과 전기와 자기, 빛을 다루는 전자기학을 지적했습니다. 그럼 전자기 현상은 어떨까요? 전자기 현상을 기술하는 법칙도 관측자에 따라 변하지 않고 같으면 좋겠지요. 다시 말해서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가 역학 법칙뿐 아니라 전자기 법칙에도 적용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러면 더 보편적인 이론 체계를 추구하는 물리학자는 행복하다고 느끼지요.
실제로 어떤지 살펴볼까요. 간단한 전자기 현상을 생각해 봅시다. 정지해 있는 전하, 곧 전기를 띤 알갱이가 있으면 전기마당이 생깁니다. 여기에 다른 전하를 갖다 놓으면 전기의 부호에 따라 끌어당기거나 밀치게 되지요. 정지해 있는 전하가 자신의 주위 공간에 전기마당을 형성했고, 다른 전하는 그 전기마당에 놓여 있으므로 전기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한편 전하가 움직이는 경우, 곧 전류가 있으면 자기마당이 생깁니다. 이는 전기 이음줄에 전류를 흘려서 만드는 전자석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전자석은 자기마당을 만들어 내고, 자기마당에 놓인 다른 자석 또는 전류에 자기력을 미치게 됩니다. 여기서 전하가 움직인다고 해서 전기마당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마당은 어차피 생기는데 움직이면 거기에 더해져서 자기마당이 또 생기므로, 결국 힘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추론은 매우 중요한 결론을 가져옵니다. 이 지우개가 전하라고 하면, 여러분이 볼 때는 이것이 정지해 있으니까 주위에 전기마당만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내가 움직이면서 보면 이 지우개는 뒤로 움직이니까 전류가 흐르는 거지요. 그러면 자기마당이 생깁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보면 전기마당만 있는데, 움직이면서 보는 나에게는 전기마당뿐 아니라 자기마당도 나타납니다. 놀랍게도 전자기 현상의 기술에서는 서로 등속운동을 하는 두 관측자가 다르다는 거네요. (예컨대 전자기마당에서 움직이는 전하가 받게 되는 전자기력, 곧 로렌츠힘이 두 관측자에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가 역학 법칙에는 성립하지만 전자기 법칙에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가 보다” 할 수도 있겠지만, 물리학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행복하지 못합니다. 보편성이 없이 이것과 저것이 다르다는 결과는 우리가 자연현상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만들지요. 그래서 본질적으로 아예 시간과 공간 같은 기본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뛰어나다고 하는 이유는 무모할 만큼 과감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고전물리학 체계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 거기에 대한 선입관념이 강할 테고 본질적으로 출발이 잘못되었으리라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왜냐면 고전역학이 케플러 법칙처럼 일상적인 일들을 너무나 완벽하게 해석해 냈는데 어떻게 그걸 의심할 수 있겠어요? 이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갈릴레이가 당시 받아들여지던 낙하의 법칙 ─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것보다 먼저 떨어진다는 것 ─ 을 의심한 것만큼이나 힘들지요.
아인슈타인은 기존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해에는 근본적 오류가 있고,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역학 법칙만이 아니라 전자기 법칙도 관측자에 관계없이 똑같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등속운동 하는 관측자에게는 역학 법칙만이 아니라 전자기 법칙도 똑같다”고 전제했는데, 이는 결국 고전물리학의 모든 것이 같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요약하면 “서로 등속운동 하는 관측자는 동등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것은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를 확장한 것으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 더 정확하게는 특수상대성원리라고 부릅니다. 동등하다는 말은 모든 자연현상의 해석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며, 모든 물리법칙이 동일하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상대성원리라면 보통 이것을 가리키지요.

쌍둥이 역설
우주여행을 하고 오면 젊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나요? 우주선을 타고 빨리 달리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니까 지구에서 볼 때 10년이 흘렀는데 우주선에서는 1년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왜 그러냐면 상대성이론에서는 말 그대로 운동이 상대적입니다. 우리가 지면에서 봤을 때 기차가 움직이지만 기차에서 보면 지면에 있는 우리가 움직이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구에서 보면 우주선이 움직여 가지만 우주선에서 봤을 때는 우리가 움직이는 거지요. 따라서 우주선에 탄 사람이 볼 때는 우주선 안에서 시간이 빨리 가고 지구에서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갑니다. 결국 10년에 걸친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지구에서는 1년밖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아무튼 실제로 돌아와서 보면 어느 쪽인가는 더 젊어 있을 겁니다. 그럼 누가 더 젊고 누가 더 늙어 있을까요?
쌍둥이인 갑순이와 을순이가 있는데, 갑순이는 지구에 남고 을순이가 우주선을 타고 멀리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이를 먹었을까요? 갑순이가 볼 때는 을순이가 멀리 갔다 온 것이지만 을순이가 볼 때는 갑순이가 멀리 갔다 온 겁니다. 결국 상대적인데 누가 더 젊고 누가 나이를 더 먹었겠어요? 이는 매우 유명한 문제인데 ‘쌍둥이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상대성이론에는 이러한 역설이 많습니다.

상대론과 예술
어린애는 책상을 보통 어떻게 그리죠? 책상 다리가 네 개 있지만 안쪽에 있는 다리는 잘 안 보입니다. 어른들은 보이는 대로 그리니까 보이지 않는 안쪽의 다리는 그리지 않는데 어린애들은 그것을 옆으로 튀어 나오게 그려서 있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줍니다. 이는 한 점에서 보이는 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여러 점에서 본 것을 종합해서 그린 겁니다. 위의 그림도 어린애들이 그리듯이 여러 방향의 시각으로 본 겁니다. 시점을 한 점으로 고정해서 그리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피카소가 처음부터 이렇게 그린 것이 아닙니다. 젊을 때, 이른바 푸른색 시대의 작품은 사실적인 그림이 많은데 후대로 가면서 추상적인 그림을 그렸습니다. 왜 어린아이처럼 그리는지 묻자 피카소는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 50년이 걸렸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50년 동안 공부를 한 후에야 비로소 사물의 본성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지요.
그 전까지 서양미술의 주류는 사물을 그리는 데 원근법을 이용했습니다. 먼 것은 작게 그리고 가까운 것은 크게 그리는데, 멀리 있는 것이 실제로 작은 것은 아니니까 이는 사실 눈속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카소는 원근법으로는 사물의 진정한 본성을 표현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보는 시점을 한군데로 고정하지 않고 여러 군데에서 봐야 사물의 진정한 본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상대성이란 개념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이에 따라 여러 화점에서 관찰하고 이를 재구성해서 표현한 작품이 바로 위의 그림입니다.
서양은 20세기 들어와서야 이러한 의미를 생각했는데 동양은 어땠을까요? 조선 시대의 화가 겸재 정선을 알지요? 그림 12-15는 겸재의 <금강전도>입니다. 보다시피 어느 한 지점에 화점을 놓고 그린 것이 아니라, 여러 군데의 화점에서 그렸지요. 이러한 한국화 기법을 삼원三遠이라고 하는데 높고(고원), 깊고(심원), 평평한(평원) 지점, 적어도 세 군데의 성격이 다른 화점을 잡아서 그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야 실제 본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