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나래짓

상상의 나래짓

$12.00
Description
박동석의 『상상의 나래짓』은 크게 6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박동석

출간작으로『상상의나래짓』등이있다.

목차


1부흙길을걸으시나요

016……도시의밤
017……흙길을걸으시나요
018……층간소음
019……탄천붕어빵
020……별을보려거든
022……나락으로내려가는계단
024……쓰레기나서는날
025……이사하는이웃
026……개들의전성시대
027……미세먼지
028……갈라치기-2023
029……아파트가뭐길래
030……서울에가려고
032……새해달력

2부오두막의봄

034……봄소식
035……오두막의봄
036……가지치기
037……초저녁소나기
038……뇌우(雷雨)
039……달맞이꽃
040……가을단상
041……가을엔
042……고추잠자리
043……대추나무
044……가을의배롱나무
045……겨울비바람
046……겨울담쟁이
047……Pokarekareana(戀歌)

3부오색등불호이얀

050……너와나
051……파적(破寂)의무희(巫姬)
052……철원평야에서
053……미루마을느티나무
054……에페소에서
056……용은하늘에오르고
058……오색등불호이안(會安)
059……내소사(來蘇寺)가을밤에
060……스님의마당쓸기
061……촛불
062……하얀나비
064……청국장
066……부지깽이
067……시래기

4부다듬잇돌

070……우거지
071……장대
072……시루
074……화로
075……다듬잇돌
076……짚자리
078……가마타고온택호(宅號)
079……산다는게
080……타작마당
082……풋콩
083……밥값
084……오냐오냐
085……화각(畵刻)
086……자원봉사

5부서리맞은감

090……개울옆에서
091……새벽송이
092……동글이
093……서리맞은감
094……승진에목이말라
095……공갈빵
096……노치원
097……심지
098……수명연장
100……초롱불
101……미호천(美湖川)
102……증명사진
103……그반찬에그밥
104……낯선사진
105……군병원병실에서

6부이도령흉내낸시

108……어느공군기지에서
110……나를아시나요
111……고해(告解)
112……할껴,말껴?
114……마중물
115……일자리사슬
116……현수막홍수
118……성지순례
120……밥묵었능교?
122……거짓말이야
124……댓글난무(亂舞)
125……이도령흉내낸시
126……경우에어긋나다
128……둑터진미호강(美湖江)
130……촌수혼동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도시의밤>

미세먼지희뿌연하루
해가져별이없는캄캄한하늘
반딧불반짝이듯
허공을가르는비행기불빛

사방에우뚝우뚝아파트창에
네모난별들이뜨고

북두칠성은하수
수만의별은어디를비추고있나

흐릿한형광등아래
눈부시는티브이화면
카톡으로편지하고
카톡으로수다떨며
고개수그린거실

땅거미헤드라이트거리를누비며
골목에서큰길로
큰길에서샛길로
불빛물결일렁이며밤은깊어간다

<흙길을걸으시나요>

집나서면어딜가든
시멘트,아스팔트길

까까머리
학교에가려면
황토먼지부옇게날리는신작로를
맨날,맨날
맨발로걷던아이들

아스팔트고속도로
고샅길도타이어곤죽으로매끈한오늘

도무지흙길이없어
땅바닥흙바닥이
그리운사람들

공원귀퉁이한뼘흙길만들어
아이들술래놀이
맴맴
맴을돈다

<층간소음>

콩콩쿵쿵쿵쿵…
윗집손주녀석또왔구나
할매할배마주치면

‘미안해요
미안해요’

아파트벌집살이
층간소음다툰다지만

위층아가뛰는소리
가슴에다가오네

콩콩쿵쿵쿵쿵…

아침으로저녁으로
울려오는음악소리야

<탄천붕어빵>

겉은바삭바삭
달콤한팥앙금붕어빵
두마리에이천원
삼천원엔네마리

비바람
눈보라에도
탄천다리아래언제나그자리
조그만용달차에포장치고

빵굽는앳된부부
버거운삶버티는모습
안쓰러워

탄천물속잉어떼보던눈길
가지런히누운붕어빵헤아려
슬그머니주머니에손을넣는다

<별을보려거든>

굳이보이지않는별을
보려고애쓰지말라

도시밤하늘엔
인공위성빛나며
지나가는비행기붉은등파란등이
별대신반짝일뿐

굳이별이라면
달도
화성도
별찾는과학자가찍은영상이널려있고

그래도별을보려거든
멀리몽골초원밤하늘에
북두칠성
은하수가
물흐르듯쏟아져내리니

진정별이보고싶다면
말똥냄새나는
저넓은초원으로찾아가거라

<나락으로내려가는계단>

연휴때면아이들과국내외여행
맛집찾아즐기던호사도
일하던직장에서나오니그만

사막같은메마른도시
샘터찾아헤매이다
동네건물한귀퉁이
그럴싸한식당차려
산뜻한인테리어
종업원너댓명에
‘대박나라’‘개업축하’에우쭐하던사장님

달포지나알던사람발길뜸해
이자에월세
자재값,직원월급주고나니
내몫은없어

빌린돈불어나고
종잣돈바닥나
가족모두힘겨운나날

오늘차렸다가내일없어지는
아담한카페와식당

어렵사리마련한
삶의터전
밑바닥계단으로내려가는가

<쓰레기나서는날>

두내외한주일살림살이
버리는물건이리도많나

종이봉지,스티로폴,비닐나부랭이
철만난과일쏟아낸박스

읽다가구겨버린짜증난신문
시몇줄끄적이던종이쪽지

엊저녁입술맞댄맥주깡통
입벌린채찌그러져
중얼거리는듯

삶의껍질벗어내고
뱉어버리는허물

장갑에모자쓰고
헤어지는작별의식

떼어없애는시원함일까
헤어지는섭섭일까

<이사하는이웃>

오르고내리는이삿짐들
창문에어른대는그림자

들려오는도르래기계소리

간다는인사인지
오는사람발소리인지

떠나도그만
와도그만

어디서오는지
어디로가는지

서운한정도없고
처음보는낯가림도없다

말라버린회색
콘크리트아파트에사는사람들

내가너를모르는데
넌들나를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