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하겠습니다

예, 하겠습니다

$16.18
Description
김명숙 작가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녹록지 않은 삶에 대하여 긍정의 답인 “예”를 외치며 걸어온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때로는 폭풍같이 다가온 삶을 회피하는 대신 직면하고 오히려 껴안고 나아가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구부러진 길을 마다않고 껴안는 삶의 내공, 부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보다 함께 흔들리며 걷기를 선택한다. 죽음의 기억조차 유쾌한 긍정의 가락으로 풀어내고 있는 저자의 글은 덜커덕거리는 삶의 운명에 놓인 이들에게 씩씩한 삶의 길을 알려준다. 운명이란 눈물 훔치며 맞서면 바뀌는 것이라고 가볍고도 깊게 어루만져 준다. 별이 된 엄마와 따스한 이웃들을 불러내고 있는 한 권의 긍정 에너지이며, 어머니의 마음처럼 애틋한 정으로 우리를 토닥여주는 책이다.
저자

김명숙

오랫동안다대큰나무어린이집에서
꼬맹이들과알콩달콩재미있게지냈으며
지금은큰나무심리연구소에서
글썽한아이들의마음을다독이는중.
부산가정법원에서협의이혼전상담을한다.

치유텃밭의평온,
살맛나는지구별을그리는긍정주의자.
규원가윤가현민별리호의할머니로산다.

‘예’하며걷는중에
「엄마는멍을꽃이라했다」산문집을쓰고
〈문학과의식〉신인상으로등단했다.
〈이후문학회〉동인들과도란도란읽고쓴다.

목차

작가의말

1부그대있었습니다
최고다당신
살아생전부의금
나는사기꾼이로소이다
에덴,스무살의청춘
이상한돈독선생
놀이터의특별반
유쾌한몽둥이
두루두루그때그때
속편하게사는법

2부그대덕분입니다
자고로욕이란
같은일다른기억
동래,동래아줌마
자신에게다정하기
우즈베키스탄그녀
다만있을뿐
백두산호랑이간밖에없소
너를만나다행이야
바보들의셈을위하여

3부그대가그립습니다
그래,그래라
강하늘,강하늘
배추겉잎의철학
땅님과꽃님닭님하늘님
독박육아으뜸육아
다시만난알렉산드로솔제니친
멈춰라제발
별들의위문공연

4부그대가보입니다
마가입시더
까치부부와매미
의자앞의생
꽃양동이이고서
탁주와와인
어느날의일기
나무코트한벌입고
R21-1040
예,하겠습니다

출판사 서평

[주요작품]
어느날엄마에게말했다.엄마나는참을성이적은가봐.욱할때는참을수가없네,버럭화부터내고.제밥그릇엎은강아지마냥풀이죽은내게엄마의대답은의외였다.그래도되야.니는순-해보여서그런구석도있어야남들이조심하제이.벌에있는침이라고생각해.가만있던벌도건들면목숨내놓고찌르자너?그래서꿀도지키고.
엄마말마따나자랄때그리생겼다소리를어쩌다듣긴했다.그럴때마다나는속으로뜨끔했다.어젯밤에골목끝집말남이네초인종을누르고냅다도망친아이도나였고답안지몰래베껴낸숙제도많다.없는숙제핑계로순이네서밤새놀았던적도부지기수다초등생이말이다.엄마돈으로달짝지근한잼도몰래사먹고동무에게선심도썼다.그랬는데순하다니모르고하는소리다.
어쨌거나나는안심이됐다.엄마말한마디에성질더러운사람에서착한사람이된것이다.자신을위장하는방어무기하나쯤은당연한일이라니.아엄마최고다!덕분에가벼워진마음은파르릉하늘을날았다.몹쓸단점이내생각만큼나쁜일은아닌듯해서살아가며천천히고치기로했다.
그런엄마와살았으면서도때때로마음에칼금을긋는다.‘괜~찮아야’한마디면될것을.지레걱정으로자잘한소리들을뱉으니상담가란이름이무색하다.전쟁통에자라서한글도겨우쓰는엄마가명색이상담수련감독인나보다백배는낫다.이런내걱정을만사형통엄마는뭐라하실까.무심한듯툭한마디던질것같다.중도제머리는못깎는다고하잖어?크어쩌면어리석은나를핑계대고픈마음인지도모르겠다.
엄마는극한직업이란우스개가있다.비대면시대,온라인개학에아이들은엄마부터찾는다.엄마라고컴퓨터에능숙할수없는데도말이다.아프면의사노릇도한다.요리도하고부동산상식도필요하다.뿐만아니라사춘기자녀의불뚝거림도해결하는상담가도된다.엄마는못하는일이없는만능해결사다.
브라질의로베르타마세나.그녀는미화원유니폼을입고대학졸업사진을찍었다.궂은일하며뒷바라지한엄마에게고마움을전하려한다.가운안에엄마의작업복을입고,사진촬영때가운을활짝열었다.어머니는당신의작업복이란걸알고눈물속에딸을껴안았다.사연을들은한대학이대학원진학을돕자모녀는다시눈물을흘렸다.교육전문가가되고싶었지만엄두를내지못했기때문이다.
‘어려운아이들을가르치는게꿈’인마세나는좋은선생이될것이다.청소부엄마를울린그의졸업복이언제나곁에있을테니까.“어머니는정말대단하신분,내가얼마나어머니를자랑스럽게생각하는지보여주고싶었다”고말하는마세나.
그이는알았는데나는몰랐다.몰라도한참몰라서떠난뒤에야엎드려후회했다.드러내기도염치없어속으로삭혔다.생각해보면엄마의젊은날은오롯이우리의거름이었다.
난생처음거리에서장사를한엄마다.노상에서전을부치거나야채파는일이녹록할리없지만언제나무던(적어도딸셋의눈에는)했다.못다핀엄마의삶,철없던나의안중에는없었다.
엄마살을파먹은애기고동이,빈껍질로떠내려가는에미에게우리엄마시집가네했단다.어쩌면엄마는떠나가는고동얘기로당신삶을들려주고싶었을까.삶이란그런것이니떠나보내고그냥살라는말인가.나는엄마가그리쉽게우릴두고갈줄몰랐다.늘든든하고따뜻한내자리인줄알았다.고마움과미안함이안개되어내린다.젖는다.어제보다오늘더많이.
의심보다일단다가서고보는내게건네는엄마의말.니는하늘이돌본다.나의사는모양새가하도답답해서하늘도걱정되어챙긴단다.인간관계가공치기라면,공을치는사람은부딪쳐튕길방향을예측하고공을친다.한데나라는공은단순해서공을친방향그대로직진해서멈춘단다.예상각도대로튀지않고그자리에서멈추면게임이되겠는가.오히려상대가미칠지경이지.그래서득실대는세파에이만큼이라도버텨냈단다.
한참을깔깔대며웃었다.하늘이내편이라니.걱정되는나를바라보는엄마의긍정방식,들을수록그럴싸하다.엄마도나도세상살이염려없다.하늘이있는데뭘.
문득영화<계춘할망>이떠오른다.‘세상살이아무리힘들고지쳐도온전한내편하나면살아지는게인생이여.내가네편해줄테니너는네원대로살라’손녀에게전하는할머니의그말에나는둑터지듯울었다.어디선가들은듯익숙한말,그리운엄마목소리였다.
엄마최고야!그한마디를못했다.그때들려드릴것을.엄마는당신이피운꽃을모른다.흔적으로남긴위로가얼마나힘이됐는지도.
한수배운긍정으로파도타듯생을넘는다.살다보면되리라.누군가의최고가되는삶.엄마처럼.
-「최고다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