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거의 밀물이어서 (정기남 시집)

바다는 거의 밀물이어서 (정기남 시집)

$12.22
Description
정기남 시인의 해양시집이다. 시인은 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항해사로, 해상교통관제사로 오랫동안 배를 탔다. 바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니고 있으며, 또 그것을 시로 형상화하려는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이 편편의 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천측항해, 구면삼각함수, 오차삼각형, 풍배도, 킹스턴 밸브, 거멀못, 갱웨이, 흘수선 등 바다를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시어들이 생경하면서도 이채롭다. 핍진한 체험과 역동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이 시집은 한 권의 시집이면서 한 권의 바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정기남

순천매산중고,한국해양대학항해학과를졸업후배를탔다.해상교통관제사로일하면서,「해상교통관제시스템론」을냈다.
지금은바다를제대로알리고싶어서부산의인문학공간〈백년어〉에서해양문학을함께읽고있다.공저로「오솔길안에는아직도오솔길이」,「들뢰즈와탈주하기」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푸른발부비새
감도있습니까?
쇄빙선
천측항해
나침반
무중신호
이류무移流霧
모터탱커쌍코프레스티지M/TSANKOPRESTIGE
견습항해사
등대선燈臺船
도버해협
사르가소해
처녀입항

제2부
흘수선吃水線
태풍주의보
널배
킹스턴밸브
갱웨이gangway
거멀못
예인하다
나문재
꼼장어
준설하다
깡깡하다
양묘揚錨하다
3등항해사와1등조타수

제3부
8만마리물고기가
갯비나리
바다의무늬를새기다
심청이바다
송장헤엄
세월을뒤집어엎다
바다는거의밀물이어서
유조선이폭발했다
전복
원목선이뒤집혔다
목선
해녀의맨살

제4부
구멍숭숭바다
달은바다에서이지러지고
바다에회랑을두르고
몰운대
남외항에묘박錨泊하다
고래
다대포구에와서노을지다
호마이카바다
오르페우스의바다
동두말등대
칠산바다

해설바다에서읽는공空의지도_김수우(시인)

출판사 서평

시집평
정기남시인은항해자였다.그는큰배를몰았고세계의항구들을넘나들었다.전남순천이고향인,유년시절남해와뻘밭을만난그의가슴바닥에진즉바다의상상력이자리잡았던걸까.실제로그는천측계산장을읽는선장으로서바다의지도를펼치고또펼쳐야했다.(…)
나침반은떨고있다.떨리는나침반바늘을응시하면서그의촉수또한미세하게떨린다.「천측항해」과마찬가지로나침반을읽는일조차도그에겐끊임없이흔들리는영혼과같다.풍배도는어떤지점에서일정기간바람방향을관측한그림으로바람장미라고부른다.바람을계급별,방향별,그발생빈도와속도를따라가며지켜본다는것은어떤공부일까.매번새롭게피어날바람장미.바람의틈과겹을보는일,그형상화된바람장미는무한한암시이다.바람을가늠하고항해를추측하는내내나침반바늘의떨림을보다가문득북두칠성을발견하는시선에서대자연의무한이다가온다.바다가“말더듬듯어눌해지”는순간이란우리는도무지감지할수없는깨달음의세계가아닐까.바람의방향과속도에혼신을기울이는순간에감지하는자유란또무엇일까.그래프로그려낼수없는그무엇,숨은파장에시인은촉수를뻗어바람의줄기와잎을헤아린다.하여나침반의떨림은이시집전체에서숨은은유로작동한다.(…)
정기남시인이경험한바다속으로더깊이들어가다보면한국해양문학의물기둥을새롭게만날수있지않을까.부산도그렇지만한국은바다를끼고있는지역이다.바다를제대로이해할때삶도꿈도더선명해진다.시인은이시집외에다른시력詩歷이없다.하지만바다에대한무한애정을시인의눈으로건너려는의지는누구보다도높고간절하다.이시집이해양문학에어떻게자리잡을지는잘모르지만,한인간의바다가어떻게삶과꿈을관통하는지생각할때그의문학은매우새로운세계를확보했다고믿는다.혹여시편에가끔묻어나는생경스러움은엄청난독서가선물한그의철학적상상력과관계가있다는것을염두에두면한결접근하기좋을것이다.
결론은이렇다.바다를믿자.거기에사랑의험난함과사랑의간절함과사랑의뜨거움이출렁이고있으니.바다를배우면하늘을배우는것이니.실제로생명의모든여정이항해라면이별에도착하는순간부터지금까지항해중임을그는자각했으리라.바다는오늘도우리에게광막한우주이다.그심연또한아득하다.바다를배우는일,바다를사랑하는일은그광막함과아득함을끝까지저어가는일일것이다.그심연에는우리를회복하는가시풀이자라고있음을믿는다.우리는바다에게서심연의춤을배운다.
_김수우(시인)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