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방화의 은밀한 매력 : 1980년대 한국 대중영화의 진보적 양면성 - 영화진흥위원회 50주년 기념 총서 1

에로방화의 은밀한 매력 : 1980년대 한국 대중영화의 진보적 양면성 - 영화진흥위원회 50주년 기념 총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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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영화진흥위원회 창립 50주년 기념 총서
첫 번째 이야기

영화진흥위원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총 4권의 총서를 발간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979년 영화이론총서 제1집 『영화예술로서의 성장』(저자 아더 나이트, 역자 최창섭, 김무현/영화진흥공사)부터 2006년 영화이론총서 『한국 영화사: 개화기(開化期)에서 개화기(開花期)까지』(김미현 외/커뮤니케이션북스)까지 총 36종을 발간한 바 있다. 이번 네 권의 총서는 202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영화인들에게 다양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래 영화영상인력 양성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초하여 집필자를 공모하고, 네 작품을 선정한 결과물이다.

『에로방화의 은밀한 매력』은 1980년대 한국영화계의 주류 제작 장르이자 경향이었던 에로방화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 통해 에로방화가 당시 정권에 순응하기보다 에둘러 비판하는, 정치적으로 진보적 의도를 지닌 대항 발전주의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살피게 된다. 그러한 진보적 의도는 당대 가장 진보적 사상이었던 민중주의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21세기적 관점, 특히 젠더정치적 관점에서 다소 퇴행적인 부분을 보이기도 했다는 양면성도 엿볼 수 있다.

▶ 진보와 발전, 그리고 비(非)성애 시대의
영화적 에로티시즘

이 책은 한국영화가 아시아를 넘어 서구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1980년대를 다룬다. 한국 영화학계에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난 수십 년간 1980년대 한국영화에 대해서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된 바가 거의 없다. 연구자와 비연구자 모두 고장 난 카세트테이프를 무리해서 재생하는 것처럼 ‘1980년대 한국 에로영화는 당시 정권의 3S정책에 의해 탄생했고 장려되었다’라는 문구를 반복할 뿐. 이에 따라 1980년대 충무로의 에로화는 방화를 퇴행시켰다. 이때 만들어진 다수의 에로틱한 영화들이 신군부 독재정권에 순응한 비정치적 영화들이고 상업적 타협을 위해 예술성을 희생한 영화들에 불과했다. 그로 인해 1980년대는 한국영화의 암흑기라는 천편일률적인 담론만 지속적으로 재생산해 왔을 뿐이다.
이윤종은 1980년대 한국 대중영화, 즉 에로방화가 이후 유럽과 북미까지 확장하기 이전부터 유럽 무대에서 제법 괜찮은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각인하는 역할을 한 것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에로방화가 한때 충무로에서 제작된 주류 35㎜ 영화로, 한국영화산업을 퇴행시켰다기보다 정치적·문화적 진보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진보적인’ 영화들이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저자가 기획하고 있는 ‘대항발전주의’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에로방화의 은밀한 매력』. 이 책에서는 1980년대 에로방화의 대항발전주의와 그것이 지닌 진보적 양면성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표출되었는지를 살피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 1980년대 이후의 대항발전주의가 한국영화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여성 캐릭터들을 매개로 하여 어떠한 형식과 내용을 차용하며 나타났는지 살펴보는 것과 대항발전주의적 대안으로서의 영화적 생태주의를 들여다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문화와 한국영화 속에서의 발전과 진보의 개념에 대한 보다 상세화되고 이론화된 접근을 소개할 다음 책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다려 볼 일이다.
저자

이윤종

저자:이윤종
이화여자대학교아시아여성학센터전임연구원.캘리포니아대학교어바인(UCI)에서1980년대한국영화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계간지《문화과학》및KCI등재지《대중서사연구》(대중서사학회)와《사이》(국제한국문학문화학회),《영화연구》(한국영화학회)의편집위원을맡고있다.1980년대한국대중영화와민중운동의접점과상호연관성,문제점등에관한연구,최근에는아시아여성학센터의한국연구재단연구과제인‘인종과젠더’연구에주력하고있다.주요공저로《할리우드프리즘》,《1990년대의증상들》,《누가문화자본을지배하는가?》등이있으며,가장최근논문으로<젠더와계급갈등위에교차된인종화:<버닝>의벤캐릭터에대한재고찰>(《아시아영화연구》,2023)과<미국의인종갈등속한인여성의위치:영화<웨스턴애비뉴>의LA폭동재현과강수연의이미지>(《극예술연구》,2023)등이있다.

목차


발간사

머리말

서문

1부가족·연애멜로드라마속의대항발전주의
1장버나큘러멜로드라마로서의에로방화│2장부유한가정주부와의상디자이너의부패한남편들│3장액체근대속호스트와호스티스

2부급진성과퇴행성사이의에로방화의진보성:민중민족주의와페미니즘
4장민족주의에로방화속위기의여인들│5장에로사극의페미니즘과민중오리엔탈리즘

3부죽음과좌절의장으로서의에로방화
6장죽음충동의퇴행적급진성│7장비물질자본을결여한‘촌놈’들의서울투쟁기

맺음말

초출일람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진보와발전,그리고비(非)성애시대의
영화적에로티시즘

이책은한국영화가아시아를넘어서구무대에서본격적으로인정받기시작한1980년대를다룬다.한국영화학계에변화가없었던것은아니지만,지난수십년간1980년대한국영화에대해서는새로운관점이제시된바가거의없다.연구자와비연구자모두고장난카세트테이프를무리해서재생하는것처럼‘1980년대한국에로영화는당시정권의3S정책에의해탄생했고장려되었다’라는문구를반복할뿐.이에따라1980년대충무로의에로화는방화를퇴행시켰다.이때만들어진다수의에로틱한영화들이신군부독재정권에순응한비정치적영화들이고상업적타협을위해예술성을희생한영화들에불과했다.그로인해1980년대는한국영화의암흑기라는천편일률적인담론만지속적으로재생산해왔을뿐이다.

이윤종은1980년대한국대중영화,즉에로방화가이후유럽과북미까지확장하기이전부터유럽무대에서제법괜찮은영화들을만들어왔다는사실을각인하는역할을한것에주목했다.이를통해에로방화가한때충무로에서제작된주류35㎜영화로,한국영화산업을퇴행시켰다기보다정치적·문화적진보성을염두에두고만들어진‘진보적인’영화들이었다는사실을드러내고자했다.

저자가기획하고있는‘대항발전주의’3부작중1부에해당하는『에로방화의은밀한매력』.이책에서는1980년대에로방화의대항발전주의와그것이지닌진보적양면성이영화속에서어떻게표출되었는지를살피는데에중점을두었다.그리고그는이제1980년대이후의대항발전주의가한국영화속에서점차사라지고있는여성캐릭터들을매개로하여어떠한형식과내용을차용하며나타났는지살펴보는것과대항발전주의적대안으로서의영화적생태주의를들여다보는것에집중하고있다.한국문화와한국영화속에서의발전과진보의개념에대한보다상세화되고이론화된접근을소개할다음책에서는또어떤이야기가펼쳐질지기다려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