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차이

글쓰기와 차이

$30.93
저자

자크 데리다

세계 철학계와 문학·예술 비평계에 '해체' 바람을 일으킨 프랑스의 사상가. 알제리의 알-비아르에서 출생. 1949년 프랑스로 이주하여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 1956년 교수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1960~94년까지 소르본대학에서 철학강사로 활동했다. 1967년 「글쓰기와 차이」「목소리와 현상」「문자학에 관하여」3권을 동시에 출간하면서 서구 형이상학의 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탐구를 시도함으로써 지식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1972년「입장들」산종「철학의 여백」을 발표하면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70년대 중반부터 미국의 예일·존 홉킨스 대학 등지에서 교환교수로 활동. 1984년부터 현재까지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강의해오고 있다. 이성주의와 결정론적 역사철학에 담긴 모순을 조목조목 드러내는 특유의 글쓰기 기법을 토해 '해체'라는 지적 흐름을 만들어낸 데리다는 지금가지 30여 권의 저서를 발표하면서 철학, 문학비평, 사상사, 언어학, 정신분석학, 윤리학, 정치학, 회화 등 인문사회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목차

Ⅰ. 힘과 의미 ...9
Ⅱ. 코기토와 광기의 역사 ...53
Ⅲ. 에드몽 야베스와 책의 문제 ...105
Ⅳ. 폭력과 형이상학 엠마뉴엘 레비나스의 사유에 관한 에세이 ...129
Ⅴ. '발생과 구조' 그리고 현상학 ...247
Ⅵ. 파롤 수풀레 ...269
Ⅶ. 프로이트와 글쓰기 무대 ...311
Ⅷ. 잔혹극과 극상연의 경계 ...365
Ⅸ. 제한 경제학에서 일반 경제학으로 ...295
Ⅹ. 인문과학 담론에서의 구조, 기호, 게임 ...437
ⅩⅠ. 생략 ...461

출판사 서평

예일대학의 조프리 하트먼·칼 영 비교문학 교수는 데리다를 자크 라캉과 미셀 푸코와 함께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로 꼽는다. 소르본대학의 철학강사(1960-1964)를 거쳐, 에콜 노르말(고등사범학교)의 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데리다는 1975년부터 존스홉킨스대학과 예일대학에서 해마다 일정 기간 강의를 역임하고 있으며, 1980년에는 국제철학대학을 창설하여 초대 학장을 역임한 바 있는데, 그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드높인 것은 그러한 경력보다는, 특히 비평, 해체주의적 비평, 이른바 해체론의 실천에 의한다.

해체론은 데리다식(특유)의 "읽기"와 "글쓰기" 형식이다. 데리다는 "해체들"이라고 복수형으로 쓰기를 더 좋아하면서 해체가 "기획", "방법론', "시스템"으로, 특히 "철학적 체계"로 이해되는 것을 거부한다. 왜 해체인가?

비평(critique)의 관념에는 미리 전제되고 설정된 미학적 혹은 문학적 가치 평가에 의거한 비판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부정성이 필연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바, 이러한 부정적인 기반을 넘어서는 독법(讀法)을 도입하기 위해서이다. 이 독법, 그것이 해체이다. 해체는 파괴가 아니다. 비하시키고 부정하고 넘어서는 것, "비평의 비평"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해체는 “다른 시발점, 요컨대 판단의 계보·의지·의식 또는 활동, 이원적 구조 등에서 출발하여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것,” 사유의 공간에 변형을 줌으로써 긍정이 드러나게 하는 읽기라고, 데리다는 프랑수아 에왈드와의 대담(《magazine litt럕aire》, 1991, 3)에서 설명한다.

역서 [글쓰기와 차이]는 이러한 해체적 읽기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 책은 1959-1966년 사이에 다양한 분야, 요컨대 문학 비평(루세·블랑쇼), 철학(데카르트·푸코·레비나스·헤겔·하이데거·바타유), 정신분석(프로이트), 인류학(레비 스트로스), 문학(아르토·야베스)을 대상으로 씌어진 에세이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루세의 구조주의에 대한 "비평"에서 시작하여, 루세가 탁월하지만 전제된 "도식"에 의한 읽기에 의해 자기 모순이 포함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함으로써, 자신의 읽기가 체계적 읽기, 전제에 의거한 읽기, 전형(문법)을 찾는 구조주의적 읽기와 다름을 시사한다. 그것은 “텍스트의 표식, 흔적 또는 미결정 특성과, 텍스트의 여백·한계 또는 체제, 그리고 텍스트의 자체 한계선 결정이나 자체 경계선 결정과의 연관에서 텍스트를 텍스트로 읽는” 독법이 될 것이다. 이러한 독법을 통해 후설의 현상학을 바탕으로, 데리다는 어떻게 로고스 중심주의가 텍스트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정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한편, 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고자,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경시되거나 방치된 문제들을 발견하고 있다.

그러나 해체적 읽기는 단순히 비평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프랑수아 에왈드가 데리다의 철학이라는 것이 있는지 묻자 데리다는 "없다"고, 자신의 글에는 세상에 보내는 철학적인 메시지는 없으며, 오직 "규범적인 것만이" 있을 뿐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그러나 해체적 읽기, 해체론이 철학 실천의 한 형식임에는 틀림없다. 철학이건, 정신분석이건, 문학이건간에 어떠한 이론, 어떠한 관점에서 타자의 흔적과 타자와의 차이 ―― 데리다는 기꺼이 자신의 조어 diff럕ance를 사용한다 ―― 를 따라가는 일, 혹은 찾아보는 일은 "문제를 이동"시키는 태도이며, 결국 새로운 사상의 기반 구축이 되기 때문이다. 새로움의 구축은 기존의 것, 구축되어 있는 것을 벗어남으로써만, 요컨대 탈구축·해체로부터 가능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