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의조프리하트먼·칼영비교문학교수는데리다를자크라캉과미셀푸코와함께오늘날프랑스에서가장영향력있는철학자로꼽는다.소르본대학의철학강사(1960-1964)를거쳐,에콜노르말(고등사범학교)의철학교수로재직하고있는데리다는1975년부터존스홉킨스대학과예일대학에서해마다일정기간강의를역임하고있으며,1980년에는국제철학대학을창설하여초대학장을역임한바있는데,그의명성을세계적으로드높인것은그러한경력보다는,특히비평,해체주의적비평,이른바해체론의실천에의한다.
해체론은데리다식(특유)의"읽기"와"글쓰기"형식이다.데리다는"해체들"이라고복수형으로쓰기를더좋아하면서해체가"기획","방법론',"시스템"으로,특히"철학적체계"로이해되는것을거부한다.왜해체인가?
비평(critique)의관념에는미리전제되고설정된미학적혹은문학적가치평가에의거한비판이라는부정적인이미지,부정성이필연적으로내포되어있는바,이러한부정적인기반을넘어서는독법(讀法)을도입하기위해서이다.이독법,그것이해체이다.해체는파괴가아니다.비하시키고부정하고넘어서는것,"비평의비평"을하는것이아니다.해체는“다른시발점,요컨대판단의계보·의지·의식또는활동,이원적구조등에서출발하여다른가능성을생각해보는것,”사유의공간에변형을줌으로써긍정이드러나게하는읽기라고,데리다는프랑수아에왈드와의대담(《magazinelitt?raire》,1991,3)에서설명한다.
역서[글쓰기와차이]는이러한해체적읽기의전형을보여준다.이책은1959-1966년사이에다양한분야,요컨대문학비평(루세·블랑쇼),철학(데카르트·푸코·레비나스·헤겔·하이데거·바타유),정신분석(프로이트),인류학(레비스트로스),문학(아르토·야베스)을대상으로씌어진에세이들을수록하고있다.이책은루세의구조주의에대한"비평"에서시작하여,루세가탁월하지만전제된"도식"에의한읽기에의해자기모순이포함될수밖에없음을지적함으로써,자신의읽기가체계적읽기,전제에의거한읽기,전형(문법)을찾는구조주의적읽기와다름을시사한다.그것은“텍스트의표식,흔적또는미결정특성과,텍스트의여백·한계또는체제,그리고텍스트의자체한계선결정이나자체경계선결정과의연관에서텍스트를텍스트로읽는”독법이될것이다.이러한독법을통해후설의현상학을바탕으로,데리다는어떻게로고스중심주의가텍스트의방향을유도하고결정하고있는지보여주는한편,사유의새로운지평을열어보고자,중요하지않은것으로간주되어경시되거나방치된문제들을발견하고있다.
그러나해체적읽기는단순히비평활동에그치지않는다.프랑수아에왈드가데리다의철학이라는것이있는지묻자데리다는"없다"고,자신의글에는세상에보내는철학적인메시지는없으며,오직"규범적인것만이"있을뿐이라고대답하고있다.그러나해체적읽기,해체론이철학실천의한형식임에는틀림없다.철학이건,정신분석이건,문학이건간에어떠한이론,어떠한관점에서타자의흔적과타자와의차이――데리다는기꺼이자신의조어diff?rance를사용한다――를따라가는일,혹은찾아보는일은"문제를이동"시키는태도이며,결국새로운사상의기반구축이되기때문이다.새로움의구축은기존의것,구축되어있는것을벗어남으로써만,요컨대탈구축·해체로부터가능할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