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양장)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양장)

$18.33
Description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에 대한 전기를 다룬 평전.
아르투로 베네데피-미켈란젤로의 피아노, 다른 시간으로부터 오는 듯한, 언제나 과거 시제로 말하는 듯한 그의 연주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 아니면 어던 기다림, 미래에 대한 노스탈지어가 표현되는 듯한 리히터의 최근 연주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글렌 굴드가 현재 시제로 연주하는 이 방식은 결정적인 빛을 던져주어, 입술에 순진함이라는 날고 해어진 말, 천사라는 말이 떠오르게 한다.

일산의 과육이 해체되는 이 순간, 푸가의 골격에서 찾아지는 그런 힘.
그가 건반 위로 쓰러질 듯 몸을 숙인 모습을 보면 , 그는 마치 자신과 음악 사이에 더 이상 피아노가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며 피아노 속에 자신을 폐지시키고 융해시켜 버리려는 것 같다. '피아노 앞에 앉은 글렌 굴드'가 아니고,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인 것이다.
수상내역
프랑스 '페미나바카레스코상‘ 수상작.
저자

미셸슈나이더

저자:미셸슈나이더.
1988년부터1991년까지프랑스문화성의음악및무용부서를지휘감독.
1980년이후여러편의소설,수필발표.
1988년갈리마르에서본서를발표하여페미나바카레스코상수상.

역자:이창실

목차

아리아
아리아
마지막시기
인밴션
말들과음들사이에서
피아노의병
참고문헌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날사랑하나요?"하고물으며,독주자는쉬지않고애원하고쓰다듬고으르렁대기도한다.하지만그의물음은다른것,즉그가정말로살아있느냐하는것이었다.그는자신을더잘알고싶었으며그러기위해길을잃고해체된다음재형성되고다시분산되어야했다.

손가락을활짝열고손바닥을천장으로향하게한채보내던밤.그에게중요했던것은여전히건반을건드리지는않은채.기다림이라기보다는정의내리고집중하려는노력.조만간음악과그사이에아무도끼어들지않을것이었다.

그의손밑에는감지되지않는추상적인조직만이남을것이었다.일어나는것,떠도는것,낙하와마찰,불러도오지않는것,와서는꺼져버리고마는것,지속되는것.

그는끊임없이자신의고독의영토의경계를그었다.늘역광을받으며,어둠을거슬러나아갔다.누군가우리를맞이하는문턱이있음을알지못했으며,시간의촘촘한직조속에서깊이패인애정을거부했다.

그렇더라도듣기위해선말하기를멈춰어야하며,음악을세부까지온전히다시들어려면연주를멈춰야할필요가있는법이다.

혼자있다고꼭고독속에있는것은아니다.내가말하는고독은물론‘다른사람이없는상태’를의미하지만,이순간나는나자신을벗삼고있다.반면내가혼자있든누구와함께있든나자신이내게결핍되어있을때,‘내게결핍되어있는그누구’가다름아닌나자신일때,이런상태는고립이다.(반대로사랑은상대방이거기있을때조차그가그리운상태를말한다.)고독속에있다는것은상대방이거기,내안에있다는확신을느끼는것이다.그런가하면상대방과내가모두결핍되어있는단절도있다.사고한다는것은고독의문제이다.

“내가기억하는한,나는대부분의시간을늘혼자서보냈다.그건내가비사교적이기때문이아니고,예술가가창조자로서작업하기위해머리를쓰기바란다면자아규제-바로사회로부터자신을절단시키는한방식-라는것이반드시필요하기때문이다.관심의대상이될만한작품을산출하고자하는예술가라면누구나사회생활면에서다소뒤떨어진존재가될수밖에없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