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삶에게 안부를 묻다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그리고 잘 보내는 일에 대하여)

죽음이 삶에게 안부를 묻다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그리고 잘 보내는 일에 대하여)

$14.00
Description
▶ 죽음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전문서적입니다.
저자

김경환

월간〈말〉기자,희망제작소콘텐츠센터장을거쳐한겨레두레협동조합에서일하고있다.스무살무렵부터현장을누비며사람을만나고사건과풍경을기록해왔다.책,술,벗,산,물처럼한글자단어를좋아하는반백의청춘으로,어떻게하면잘늙다잘죽을지생각하며살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죽음의눈으로삶을본다면

영결永訣의아침오늘도죽은이를만나러갑니다
죽음이삶을위로한다_박태호|당신은꽃_김윤식|허공에흔들리는‘바이킹’처럼_최대영|보통사람들의장례_김윤식|예고없는이별_박태호|시신을깁다_김윤식|죽음의모양_박태호|나를찾아오세요_최대영

조등弔燈을켜다당신과이별할시간입니다
당신의영혼이나에게남았습니다_김상현|굿바이맘_이하나|가슴에묻고자연에뿌리다_김경환|삶에서죽음익히기_전희식|장례의풍경_유종오|어머니를잃다_이하나

곡비哭婢가되어슬픔이슬픔에게
추모식장의맨발들_우은주|어머니,이세상에다시오지마세요_신명철|광장에쓰러져촛불로살아나다_박태호|죽음을기억하라_한석호|기억노트,삶을기록하다_우은주|아버지의유언_임종한

출판사 서평

잘사는것과잘죽는것,그리고잘보내는일에대하여

장례지도사가맞이하고배웅하는죽음의언어
상호부조의마음을담아치른장례풍경
죽음을업으로안고사는사람의사회적역할,기여

생명의순환은불가사의하다.영겁의세월을더한들삶과죽음의순환을알수있을까.분명한사실은삶과죽음은하나라는깨달음이다.봄여름가을겨울,작은씨앗이싹트고꽃피우고열매를맺고시들고지듯우리도그렇게살아갈뿐이다.

죽음은소멸이지만거대한관계의사슬로보면변화이다.죽음의눈으로삶을보면아름다운시간을살아가기위한이들의오늘이오롯이놓여있다.그런의미에서살아있는시간은죽어가는순간이고죽음을준비하는시간이기도하다.언젠가예기치못하게죽는다는사실을안다면더적극적으로살수있지않을까.죽음에대한감수성을가진사람이더용기있고생명력넘치는이유와같다.

매일죽음을맞는장례지도사의일상을보고,그들의고민에가까이다가가다보니죽음에대한생각을조금씩구체화하기시작했다.그들에게죽음은추상이아니었다.그들의이야기를들어보고,우리가치러온죽음을소환했다.그시간내내무겁고슬펐지만,마침내서로가위안이될수있었다.

이책은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지난10년동안만난산이와죽은이의이야기이다.병마와노환에시달리다힘겹게죽음을맞이한사람,아무도기억하지않는쓸쓸한죽음,타워크레인에깔려조각난육신,연달아가족셋을떠나보낸유족,국가폭력에희생당한농민,한국전쟁때학살당한민간인들.사랑과후회,아픔과고통,외로움과가난,폭력과저항에대한기록이며평범한이웃의최후에관한기록이다.

이책에는모두스무편의죽음에관한이야기가담겨있다.1장은장례지도사가맞이하고배웅한죽음의언어를,2장은상호부조의마음을담은조합원이치른장례의풍경을,3장은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사회적역할,기여의노력을글로담았다.

1장영결永訣의아침-오늘도죽은이를만나러갑니다

오늘도죽은이를만나러간다.살아있는사람보다죽은이와의약속이더많다.망자의부름에응하는것이우리의일이다.한때따뜻한피가돌았을부드러운육신.이제그는물체에더가까운존재이다.그와나사이적요寂寥가놓인다.고요속에서그에게입혀지는수의의서걱거림을,육신의마지막소리로듣는다.
가만히들여다보면죽은이가산이에게숨결처럼조용히말을건네는듯하다.‘괜찮다,다지나간다.’깊은침묵이위로를전한다.이럴때면삶과죽음이맞닿아있다는생각이든다.동전의앞뒷면같이태어나는순간부터생명은죽음과붙어다닌다.
오늘도죽은이를만나러간다.또어떤이를만날지궁금하다.오늘떠나보내면내일새로운이를만나고….그러다어느날때가오면나도죽은이가되어산이가만나러오는순간이오겠지.가을겨울지나봄여름오듯그렇게.

2장조등弔燈을켜다-당신과이별할시간입니다

죽음을맞는일은슬프고암담하다.생성과소멸이자연의이치지만그것을몸으로깨치고받아들이는일은쉽지않다.죽음앞에서비루해지지않기를,두려움을몸안에가두고소멸을받아들일수있는용기를구한다.
삶의지혜를갖춰죽음을맞이하기란실로어려운일이다.누구나배우고준비할시간은부족하기마련이다.소멸의외형안에는숙려의깊이,슬픔의무게가담겨있다.존엄한삶이존엄한죽음을예비한다.건강할때죽음을맞을마음도다지며준비해야할일이다.
잘죽기위해서는잘보내야한다.삶의시간이누적될수록보내는시간이늘어난다.부고에놀라지않는나이,이별의시간이자연스러워진다.보내는일의종착점은떠나는시간일테니그전까지는마음을담아위로를전하려한다.

3장곡비哭婢가되어-슬픔이슬픔에게

어느순간멈추어버리고만시간이있다.누군가에게그시간은살아서지옥을만나는순간이다.세월호의꽃다운아이들,아름다운소녀에서시간이멈춰버린할머니들,한국전쟁때아무이유도없이학살당해구천을떠도는원혼들,국가폭력에스러져간노동자농민들,평생을가난과불평등에시달리다홀로죽음을맞이하는가난한이웃들….채100년을거슬러올라가지않아도수를셀수없을만큼많은안타까운죽음을만난다.
통곡하는이들곁에서함께아파하고고통을나누길바랐다.남아있는이들이무겁게짊어졌다가조금씩가벼워지는삶을살아낼일이다.살아서지옥문을여는이들을위해곡을하는마음이,그수고로움을저버리지않을때우리의삶은조금더풍부해진다믿는다.
그들을애도하는일은살아있는우리를위한위로이다.존엄한죽음을받아들이며오늘을사는지혜를깨우치고싶어하는,죽음을업으로삼고살아가는우리의몫이라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