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효 시집 『꽃인지 나비인지』 속에는 다양한 주제의 시들로 짜여져 있다. 언제나 구체적 현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시편들을 직조한다. 그의 시가 울림과 감동이 있는 까닭은, 생명에 대한 따스한 사랑이 깔렸기 때문이다. 하여, 그의 시는 고향 뒷산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시는 평생 별빛을 먹는 일이자, 달빛을 안고 살아가는 일이다. 어쩌면 인간이 가지고 노는 기억의 언어 놀이는 허상인지도 모른다. 사람살이의 곡절은 표면에 드러난 모습보다, 이면에 감춰진 그늘이 더 시적이다. 정범효는 이번 시집 『꽃인지 나비인지』에서, 될수록 외롭고 쓸쓸한 것들을 혼자 내버려 두지 않으려고 애쓴다. 눈물의 들썩임은 고향 바람에게 숨기고, 긴 한숨은 달빛 강가에서 내쉰다. 수년간 많은 시詩의 집을 지었다 부순 내공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깊게 고랑져 있다. 물론 그도 밤새워 시의 금싸라기를 주을 때엔 좋아서 뛰었을 것이다. 행간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엔 종일 우울하기도 했을 것이다. 시인이 된다는 것은, 아무리 어설퍼도 제집을 가질 때, 온전히 빛나는 법이다. 하여, 정범효는 ‘노을과 달빛 사이’, 그 고운 시의 얼굴을 채색한 시인으로 규정된다.
꽃인지 나비인지 (정범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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