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박사의 오류 (김연경 소설집)

파우스트 박사의 오류 (김연경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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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연경 소설집『파우스트 박사의 오류』. 소설집이지만 구성이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 있는 네 편의 소설은 2012년 이후로 쓰인 것이고, 2부의 네 편은 2010년 이전의 작품들이다. 작가는 소설들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시간과 문체의 차이를 강조했다고 말한다. 김연경은 이번 작품집에서 등단 20년 작가의 공력을 마음껏 펼친다. 어쩌면 그는 소설이야말로 인생의 아픔, 아쉬움, 회한, 고독과 슬픔을 절절하게 담아내는 일에 맞춤하도록 진화된 형식임을 증명하려 한 것이 아닐까. 그는 지나간 일에 대한 회한을 풀어내는 도중에 삶의 교훈을 길어내기도 하고 슬프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을 떠올린 후 이를 오묘한 웃음과 쾌감을 주는 이야기로 전화(轉化)시키기도 한다.
저자

김연경

저자김연경은1975년경남거창에서태어나부산에서자랐다.서울대학교노어노문학과를졸업했다.1996년『문학과사회』로등단해소설집『고양이의,고양이에의한,고양이를위한소설』『미성년』『내아내의모든것』,장편소설『그러니내가어찌나를용서할수있겠는가』『고양이의이중생활』을펴냈다.도스토예프스키의『지하로부터의수기』『죄와벌』『악령』『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등을번역했다.

목차


파우스트박사의오류

우연론과인과론
소설학개론


구토혹은청춘의기록
‘훈이네복덕방’아줌마는손이컸다
아지랑이
깍두기

작품해설굿모닝,코미디언-이소연(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김연경의신작소설집이나왔다.2005년『내아내의모든것』이후십여년만이다.작가는그공백을가득메우기라도하듯이번소설집을‘소설’이라는삶의‘이야기’로꽉채우고있다.소설집이지만구성이1부와2부로나누어져있다.1부에있는네편의소설은2012년이후로쓰인것이고,2부의네편은2010년이전의작품들이다.작가는소설들사이에엄연히존재하는시간과문체의차이를강조했다고말한다.

김연경은이번작품집에서등단20년작가의공력을마음껏펼친다.어쩌면그는소설이야말로인생의아픔,아쉬움,회한,고독과슬픔을절절하게담아내는일에맞춤하도록진화된형식임을증명하려한것이아닐까.그는지나간일에대한회한을풀어내는도중에삶의교훈을길어내기도하고슬프고고통스러웠던순간들을떠올린후이를오묘한웃음과쾌감을주는이야기로전화(轉化)시키기도한다.실로놀라운이야기의마술이다.김연경의소설은그렇게인생의본질과소설(쓰기)의진실을연결시키면서스스로이야기의몸을빚어나간다.그의소설들은일찍이말할수도없었고이해할수도없는어떤것이인생속에‘그냥그렇게’존재하고있다는사실을독자로하여금감지하게한다.따라서그의소설은자아라는한계에갇혀제대로보지못했던인생의진면목을깨닫게하는축도이자동시에단한번으로그치고말유한한삶을반복해서경험하도록만드는실존의상연장이라고할수있다.무엇보다도김연경소설의요체는우리가살아가는범속한인생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게만드는인간정신의힘을보여주는장면에자리하고있다.매일반복되는일상속에서진부함과낯섦그리고속물성과고귀함을동시에보여주는평범한인간들의모습은소소하지만눈물겨운사연들을통해사부작거리며독자의마음을파고든다.

우리는표제작「파우스트박사의오류」에서자신이처한난국에서빠져나오지못하고실패한인물의대표적인사례를목격하게된다.“인생이란우리에게지독히하찮거나평범한행복을줄따름이면서그대가로얼마나많은것을요구하는가.”(11쪽)철학과시간강사인최승휴가남긴유서는철학을연구하는학자답게인생의비참을정확히꿰뚫고있다.그러나소설은최승휴에대한연민과함께그마저도놓친미량의진실에초점을모은다.“다들죽겠다고하면서도대략살고있는데그는진짜로죽어버렸다.”(13쪽)한편소설은최승휴의상대편에동료강사박철진을등장시킨다.최승휴처럼그역시교수직에도전하여여러번고배를마신이력이있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죽지않고마침내살아남아교수가되는데성공한다.그런그의눈앞에예전에죽은최승휴의유령이나타난다.최승휴와박철진의차이는비참하고더러운한국대학의현실을한사람은받아들이지못하고다른한사람은받아들였다는정도에있을것이다.그러나소설은마지막부분에서독자에게이런의문을던진다.최승휴와박철진가운데누가‘파우스트박사’이며치명적인오류에빠진사람은누구인가?어쩌면타인의죽음에인간적인연민을갖지못하고범속한현실에매몰되어버린박철진과동료교수들이오히려오류투성이의삶을살고있지않은가?

김연경의소설은인간을억압하는왜소한일상그자체보다엄혹한현실에짓눌려살아가는동료인간들을바라보는따뜻한시선과깊은공감에초점을맞춘다.이러한연민어린시선이야말로비참한삶을한편의소극으로,황량한세계를삶이지속되는보금자리로만드는힘이다.나아가이는현실에서이야기를,한편의소설을길어올리게만드는결정적계기가된다.우리의눈에들어오는인간존재란정말참을수없이가벼운존재들이다.우리는너무쉽게환경에굴복하고어이없는계기로목숨을잃기도하며권력과몇푼의이득때문에존엄함을잃어버리기도한다.김연경의소설은우리삶의비참이비극적영웅의몰락과는거리가먼,지질하고못난인간들이벌이는희극에가깝다는사실을폭로한다.그리고독자로하여금그범속함과저열함으로인해결국웃음을터뜨리게만든다.그의소설에서는아이디얼리스트에서리얼리스트의세계로슬그머니시선을옮기는과정이코믹하면서도유머러스하게그려진다.

김연경의소설은어려운현실에도불구하고이를자신의몫으로오롯이받아들이기위해애쓰는우리네보통사람들의모습에애정어린눈길을보낸다.그의소설은삶에들어오는이물감,낯선사건,황당스러운재난을꾸준히받아들여삶의재료로만들어가는과정을경이로운눈길로바라보게한다.「‘훈이네복덕방’아줌마는손이컸다」에서주인공은가난과외로움에힘들어하던자신의어린시절을견뎌낼수있게도와준마을사람들에대해술회한다.언제나먹을것을푸짐하게내어주던복덕방집부부의후한인심이자신의가족을어떻게먹여살렸던가찬찬히술회하고있다.덕분에이들은삭막한현실을내면에서소화해서일용할양식으로삼는방법을하나씩익혀나간다.먹는다는것,소화한다는것,이모든낯선현실을인간화해서삶의부분으로만들어간다는것,김연경의소설이들려주는삶의원리는이런적응과동화(同化)의과정을포함하고있다.김연경의소설에는짙게배어있는삶의페이소스와더불어어렵사리추출해낸유머와익살이양념처럼버무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