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허택 소설집)

대사증후군 (허택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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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허택의 세번째 소설집 『대사증후군』. 표제작은 중편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은 만성적인 대사 장애로 인하여 내당능 장애,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심혈관계 죽상동맥 경화증 등의 여러 가지 질환이 한 개인에게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 소설은 집요하게 한 인간의 파멸을 그 육체의 병듦과 나란히 놓고 추적한다. 소설의 일인칭 화자이자 주인공은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해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하다 한순간에 추락하는 남성 인물이다.
저자

허택

저자허택은2008년『문학사상』신인상에단편소설「리브앤다이」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리브앤다이』『몸의소리들』,5인중편소설집『선택』,8인테마소설집『1995』가있다.2017년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대사증후군
살인미수자들
몸속바람들
어깨를내리다
발가락내발가락
오늘의추상화
여보!여보!
매일포장마차에출근하다
달빛같은은빛물결

작품해설_‘대사증후군세대’의고해성사,그리고다디단잠의희망정홍수(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허택의세번째소설집이다.2008년『문학사상』신인상에단편소설「리브앤다이」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한허택은이번작품집에실린「캐리돌뉴스」(「여보!여보!」로개제)로2017년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허택의세번째소설집표제작은중편「대사증후군」이다.‘대사증후군’은만성적인대사장애로인하여내당능장애,고혈압,고지혈증,비만,심혈관계죽상동맥경화증등의여러가지질환이한개인에게서한꺼번에나타나는것을말한다.이소설은집요하게한인간의파멸을그육체의병듦과나란히놓고추적한다.소설의일인칭화자이자주인공은명문대를나와대기업에입사해고속승진을거듭하며승승장구하다한순간에추락하는남성인물이다.한국전쟁이후출생한베이비붐세대로,박정희개발독재-근대화시대를관통하며삶의모델을형성한전형적인세대에속한다고볼수있다.권위적이고폭력적인아버지,7남매의넷째,넉넉지않은집안에서명문대진학을통한계층상승등실제소설의인물에게서그전형성을추출하기는어렵지않다.아마도이인물은그중에서도어렵사리상층진입에성공한경우라할테다.그러나이른바그‘성공’은경쟁신화의내면화를통해가능했고,물신적성공이외의가치가철저히배제되면서그대가는도덕감이나윤리감의마비로돌아온다.상투적인표현을쓰자면인간성의파괴는불가피하다.실제국가운영이나대기업의행태같은큰단위에서의집단적인범법과도덕적해이말고도개인각자의일탈과파탄또한심각한양태로진행되었다는사실을우리는안다.「대사증후군」은그사회적전형성을따라가는가운데한인물을붙잡고놓아주지않은‘허기’라는징후에주목함으로써각별한문학적질문을구축한다.
이허기는넉넉지못한집안의7형제사이에서늘자기몫에대한갈증에시달리며몸에뿌리내리기시작했겠지만,‘나’의경우경쟁신화를무반성적으로내면화하면서스스로의상승욕망,탐욕을합리화하는기제로변형되어고착되고만다.상상적허기는마음과정신의공허일텐데,이제그것은몸의문제와결합되고‘나’의병듦은거의불가역적인궤도에오른다.허택의소설「대사증후군」은그궤도의임상학이다.소설의소제목들은임상학의보고(報告)를압축하고있다.이순서는곧소설의플롯이기도한데,한인간의상승과몰락을개발과성장신화의한국현대사안에서명징하고가차없이요약한다.도산,가족해체,노숙자의시간이도래하고,소설의마지막에이르면죽음이눈앞에있다.

허택소설이몸의상상력에특별히민감한지점을가지고있다는것은잘알려진사실이지만,이번소설집에이르러그상상력은사회적이고역사적인지평과만나는가운데좀더실존적차원의복합적두께를얻고있는듯보인다.가령이번소설집의또다른가편(佳篇)이라할만한「어깨를내리다」에서‘너’라는이인칭으로끝없이호명되며대면을갈망하는‘용(龍)’이란존재가나온다.자기기만의상승욕망에서「대사증후군」의인물과궤를같이하는이소설의화자‘나’에게그‘용’의존재가처음느껴진순간이바로재수생시절범죄에가까운도덕적타락이일어나던시점이라는것은시사적이다.소설에서표면적으로는거의아무런죄의식없이K에대한폭력이행해지는것처럼묘사된다음이다.「대사증후군」의‘나’나「살인미수자들」의‘아버지’에게서는거의보이지않던모종의계기가여기에는작동하고있는데,그것은미약한대로나마이세대의‘악’이‘위악(僞惡)’일수있는가능성,해서는치유의가능성을연다.
이번소설집은겨우‘대사증후군’으로만자신의욕망을드러낼수밖에없었던한세대의처절한고해성사라할만하다.그러나그고해성사는또한끝내미진할수밖에없으리라.무엇보다작가자신여기에자각적인듯하다.손쉬운용서나화해를허락하지않는소설의단호한서사를생각해볼수있겠다.건조한단문(短文)으로서사의압력과긴장을빠르게높여가는방식도비슷한맥락이아닌가싶다.그런가운데작가가작게뿌려놓은희망과치유의가능성이아주없지도않은데,「발가락내발가락」의할머니가불러오는다디단잠의이미지가그러하다.
잠과꿈을잃은사람들.이소설에이르면그불면의앓음은‘대사증후군세대’를넘어우리시대의증상전체로확대된다.그러면서내일이잘보이지않는젊은이들,연길의중국교포,베트남이주노동자,상처입은중년의여인등이잠과꿈을돌려주는할머니의집으로속속찾아드는「발가락내발가락」의이야기는이번소설집에서예외적이다싶게동화적인따뜻함에싸여있다.어쩌면이동화적세계는‘대사증후군세대’가그굳고굳은“어깨를내리고”세상의타자들을향해시선을돌리는작은암시,작은희망의신호일수도있을것이다.그희망의간절함은작가의것이기도하지만,우리독자의것이기도할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