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온도 (하명희 소설집)

불편한 온도 (하명희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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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하명희의 첫번째 소설집 [불편한 온도]. 이번 첫 소설집에서 작가는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자존과 생존의 싸움을 이어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밀도 높은 언어와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포착함으로써 한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리얼리즘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표제작인 「불편한 온도」는70미터 고공 크레인의 여성 기사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강렬한 주제 의식 말고도 그 리얼리티에서 특별한 소설적 성취를 자랑한다.
저자

하명희

저자하명희
명동과남산에서고등학교와대학을다녔다.2009년『문학사상』신인상에단편소설「꽃땀」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4년전태일문학상을수상했고,2016년조영관문학창작기금,2018년서울문화재단문학창작기금을수혜했다.「불편한온도」는2017년올해의문제소설에선정되었다.장편소설『나무에게서온편지』(2014)가있다.

목차

꽃땀
까막편지를읽는법
불편한온도
그림자들의강
늙은물의사랑은,
목발
저녁의목소리
눈의집

작품해설 충분히연루되지못한사랑을위하여 이철주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하명희의첫번째소설집이나왔다.2009년『문학사상』신인상에단편소설「꽃땀」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한하명희는1991년봄의민주화투쟁을고등학생의시각에서그린장편소설『나무에게서온편지』로22회전태일문학상을수상했다.이번첫소설집에서작가는불안정한노동환경에서자존과생존의싸움을이어가는다양한인물들의삶을밀도높은언어와균형감있는시선으로포착함으로써한동안만나기어려웠던리얼리즘소설의새로운가능성을보여준다.특히택배청년의일상을다룬「꽃땀」과70미터고공크레인의여성기사가주인공인「불편한온도」는강렬한주제의식말고도그리얼리티에서특별한소설적성취를자랑한다.
소설집에는총일곱편의단편과한편의중편이수록되어있다.「꽃땀」과「불편한온도」외에평생신을수있는양말을여행가방에담고사는한남자의이야기를담은「목발」,이주여성과결혼후아내를사망에이르게한가정에서태어난아이와할아버지의남겨진삶을담은「까막편지를읽는법」,평생오줌을싼다는것을숨겨온한남자의상담진술을통해부모세대의사랑을들여다본「늙은물의사랑은,」,상실의자리를껴안고사는여성과그녀를떠날수없는영혼이만나는시간과공간으로기억이되돌아오는저녁의잔상을다룬「저녁의목소리」,밤섬을둘러싼서울의변두리삶을다룬중편「그림자들의강」,그리고고려시대를배경으로백제유민인양수척족의한여성의인생을다루고있는「눈의집」이있다.

하명희의문장이주는단단함과안정된힘은,존재론적유사성으로인해서로를지지하고연대하는삶,그리고그러한삶을시적은유로이끌어내는명징한통찰력으로부터나온다.
꽃과땀이라는성과속의결합(「꽃땀」),사랑하는가족의죽음과그결핍을위무하는‘죽은자들이머무는섬’이라는은유(「까막편지를읽는법」),살아남기위해존재가상처에대해취하는근원적자세를명명한‘불편한온도’(「불편한온도」),뿌리뽑힌존재들의갈망과좌절을형상화한‘그림자들의강’(「그림자들의강」),가릴수없는존재의남루함을‘늙은물’에빗댄(「늙은물의사랑은,」)이뜨거운시적은유들은하명희의소설이패배한모든생에바치는제문이며,이제문으로인해한없이단단했던도시의뼈는가까스로그이빨을감춘채녹아내린다.얼음처럼굳게자란금이녹아버린자리엔여전히지울수없는검은심연이존재를향해입을벌리고있지만,패배한존재들의연대를통해해빙을맞이한상처는조금더견딜만한오늘이되어지친저녁의무게를새로맞을아침을향해열어놓는다.
제문이갖추어야할가장기본적인윤리가있다면,함부로이해하지않겠다는섬세하고도냉철한거리두기일것이다.하명희의문장이“저들속에는얼마나많은저녁이있을까”(「저녁의목소리」)라고물을때이는생의폐허는오직내가목도한무수한저녁들을통해서만증거하겠다는서약으로,혹은자기의상처로세상의모든상처를서둘러이해하지않겠다는단호한결심으로들린다.인간은자신이겪은상처를근거로만타인의상처를이해할수있다.그렇지않은이해는모두거짓된오해일것이다.문학은오직진실된오해를꿈꿔야하며,스스로가도달한오해로부터다시되돌아올수있는힘을내장하고있어야한다.하명희소설의중심축을이루는근원적상처에대한시적은유들은나와너가근원적으로동일하다는것을깨닫는자기반복이아니라,삶을살아낸자의무게로만연대와환대를말하겠다는다짐이며,저녁의햇빛이보여준그림자들의자세로나마서로의상처를조심스레이해해보겠다는진실된오해의선언이다.그가풀어내는저녁의문장은,완결된이해나끝이아닌시작을향해언제나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