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사나 (주지영 소설집)

사나사나 (주지영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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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주지영의 첫번째 소설집 [사나사나].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몸의 감각과 욕망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대면해나가는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사나사나』의 세계를 관통하는 주지영 소설의 제1주제가 이와 같은 자각하고 욕망하는 몸의 존재론이라면, 제2주제는 몸의 윤리이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몸에 대한 연민으로 표현된다. 서로의 몸의 갈증을 채워주는 것만이 아니라 몸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다.
저자

주지영

2008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평론「‘여수’에서식물성의세계로,그타자찾기―한강론」으로등단했다.2014년『문학나무』신인작품상에단편소설「인간의구역」이당선되며소설가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단편소설「사나사나」가『2015젊은소설』에선정되었다.

목차

인간의구역
사나사나
백년후에
마고할미의오줌
맞바람
길위의길

작품해설온몸의소설안서현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주지영의첫번째소설집.2008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평론「‘여수’에서식물성의세계로,그타자찾기―한강론」으로등단한주지영은2014년『문학나무』신인작품상에단편소설「인간의구역」이당선되며소설가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
이번소설집에서작가는여성인물을중심으로몸의감각과욕망을있는그대로정직하게대면해나가는삶의방식을보여준다.표제작「사나사나」에서철학자‘권’은‘나’의소설을읽고“몸소설이더군요.껍데기소설만읽다가정말오랜만에몸소설을만났습니다”라고하는데이는주지영소설을설명해주는핵심문장이라할수있다.주지영소설에서몸이란잊혀진삶의본질과진실에가깝다.
작품속인물들은요가를하며거울을통해잘다듬어진자신의몸매를부러워하는이웃의눈길을느끼거나(「인간의구역」),임신이후자기몸속의조그만것의명령으로커피한잔도마음놓고마시지못하게되는등의변화를겪어내면서(「마고할미의오줌」,「길위의길」)자신의존재를다시자각한다.이와같이자기몸으로부터출발하여삶을배워나가는인물들에의해,주지영의소설속에서는몸이타자화되는것이아니라오히려전경화된다.이렇게등장한소설속인물들은자기욕망의운동을드러냄으로써서사를생동감있게전개해나간다.관념적상징이등장하거나심리묘사가주를이루는소설들과달리,주지영의소설은인물들의몸에대한욕망을통해삶의위기를드러내고,또그것을진전시킨다.가령남편의외도를알아챈인물들은(「인간의구역」,「맞바람」)그러한상황속에서소외된자신의몸의욕망을인식하는데로나아간다.
『사나사나』의세계를관통하는주지영소설의제1주제가이와같은자각하고욕망하는몸의존재론이라면,제2주제는몸의윤리이다.그것은일차적으로몸에대한연민으로표현된다.서로의몸의갈증을채워주는것만이아니라몸의존재자체를인정하고있는그대로받아들이는것이중요하다는깨달음이다.「백년후에」에서몸을남성에게이용당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이용하며살기위한생존의무기로,옷을어머니를모욕한아버지에대한복수의의미로여겨온‘나’에게스승인‘정’은몸이애정의통로이며옷짓기가사랑의표현임을가르쳐준다.결국‘나’는위로의형식으로서의옷짓기를결심하기에이른다.‘나’의어머니가나혜석이방황끝에찾아갔던수덕사아래에서밥짓기를통해주위사람들을위로하는삶을사는것과마찬가지이다.「마고할미의오줌」에서도모든몸들은저마다의고유성을지닌채대지모신인마고할미의오줌과도같은비를맞으며거대한자연의질서의일부로서살아간다.개별적인몸이지만또근원적인것의일부이기도한몸이다.이와같이저마다의생명력의몫을나누어갖고있는몸에대한존중은주지영소설의중요한주제이다.
첫번째몸의윤리가모든몸들에대한존중이라면,두번째몸의윤리는바로삶속에서여러욕망들사이의불화에맞닥뜨릴때결국은자기몸에자연스러운길을따라살아나가야한다는것,즉자신의몸에삶을맡기고또그몸을다시거대한순리에맡겨,물흐르는듯한거대한세상의이치를몸으로정직하게마주하며나아갈수밖에없다는것이다.그것이자기자신을소외시키지않고살아갈수있는방식이다.「사나사나」에서교수가되겠다는욕망끝에그허명을얻고야마는‘권’이아니라,헛된욕망을버리고다시물길을거슬러올라가시원으로돌아가듯본래의삶의자리를찾아가고있는‘함’이이와같은몸의순리를따르는삶을살고있다고‘나’는여긴다.그리고‘함’에게서그러한삶을배운다.삶의욕망들은때때로갈림길을만나기도한다.그엇갈리는욕망들을제안에서이겨내며살다보면그몸은어느새그욕망들과닮아가게된다.두가지가만나하나가된나무의몸,엇갈리는욕망들속에서하나의길을찾아낸그옹이를‘함’은‘나’에게건네주었던것이다.그것은곧삶의욕망들에의해찢겨진상처를치유하는힘을의미한다.‘나’역시새살로상처를이겨낸나무의옹이와도같은자신의생명력에순응하고자한다.「길위의길」역시몸의윤리를보여주는소설이다.예술적충동에몸을맡긴채살아가는예술가‘황’과,삶의불확실성속에서도자신의몸에잉태된생명을지키려하는‘나(유평)’를통해이소설은,결국몸에대해정직한방식으로살아나갈수밖에없다는것을이야기한다.
한편주지영의인물들에게깨달음의몸이란예술적몸이기도하다.그녀의예술가인물들은몸을매개로하여자기영혼의진실을표현한다.삶속에서온전히듣지못하고전하지못하는몸의말을예술을통해듣고전한다고도볼수있을것이다.「사나사나」에서몸에갇힌여성의삶에대한소설을쓰는‘나’,나무를깎아현대여성의왜곡된삶을조각해내는‘함’,「길위의길」에서화가로서‘황’이그리고자하는그림역시자신의삶을돌아보며있는그대로거짓없이그은붓질하나와도같다.그는삶에정직한알몸으로맞서고,그몸짓을승화시켜다시하나의형상으로표현해내고자하는것이다.이와같은‘황’의예술적몸은‘나’의여성적몸과분신적관계를이루고있다.이러한예술적충동에이끌리고또이에충실한삶역시또다른의미에서몸의진실을추구하는삶이기때문이다.그몸짓들은모두자신에게주어진삶의의미를오롯이감당하며나아가고있기에,‘몸의삶’의한절정을보여준다.
이러한인물들의삶의태도와마찬가지로,소설가주지영의소설관역시몸의진실을소외됨없이언어로담아내는정직한소설을써나가는데있는것같다.그녀의소설은자각하고욕망하는몸,연민하고치유하는몸,진실과해방을향해나아가는여성의몸과예술의몸,삶의물길을온몸으로밀고나가는이런저런몸들에관해이야기한다.관념적주제나언어적실험만을앞세우기보다는‘진짜’와‘날것’으로부딪쳐오는몸의실감에서부터출발하는한없이미더운소설,이뜨거운온몸의소설을지지한다.(‘작품해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