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설탕의 시간 (양진채 소설집)

검은 설탕의 시간 (양진채 소설집)

$15.10
Description
양진채의 두번째 소설집.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스카 라인」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양진채는 소설집 『푸른 유리 심장』, 스마트 소설집 『달로 간 자전거』, 장편소설 『변사 기담』등을 펴낸 바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 양진채는 단단한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지나간 시간의 기억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 활성화는 ‘후일담 문학’이 스스로 깊어지는 순간을 찾아내면서 존재의 윤리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

양진채

2008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나스카라인」으로등단했다.소설집『푸른유리심장』,스마트소설집『달로간자전거』,장편소설『변사기담』이있다.문학비단길동인이다.

목차

북쪽별을찾아서

마중
부들사이
플러싱의숨쉬는돌
베이비오일
검은설탕의시간
참치의깊이
드라이작클래식200mm
허니문카

작품해설상실과함께살아가기양재훈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소설집의가장좋은작품가운데하나인「애」는우리에게흩어지고왜곡된기억으로만남은사건을건져내다시활성화하고있는탁월한예다.주인공수경은소위‘운동권’출신의여성으로,운동권이기를중도포기하고인터넷신문등에글을실으며나름대로안온한삶을살아왔던인물이다.그는운동권이던과거를잊은채살고싶어한다.안온한삶을위해‘운동’을중도포기했던데대한부채의식때문이기도하고,과거의활동과연관을갖다보면같은단체에서만났고얼마전먼저죽은남편의이야기들과엮이게되어괴롭기때문이기도하다.그런수경이지역민주화운동에투신했던인물들에대한열전을쓰는일을맡아떠나온과거를돌아봐야하게된것이소설속의상황이다.부러거리를두고살아왔던과거를적극적으로기억하고재구성해야하는처지에놓인셈인데,그에대한수경의심경은양가적이다.특히수경을가장괴롭히면서도붙들어두는것은‘동일방직노조똥물투척사건’의주인공인여성노동자‘그녀’이다.모든면에서자신보다나쁜조건에있었던그녀가비의식적으로운동에가담한결과가편한삶의가능성을모두뺏어버리는것으로나타났으니,그와반대로지속해야했던활동을중단함으로써편한삶을얻어낸수경의마음은복잡하다.
이런부채의식탓에수경은어떻게든그녀와의직접대면을피해보려한다.그러나인터뷰를생략하기위해최대한의자료를모으는동안,수경은오히려저과거의기억이자신의마음속에떨칠수없이새겨져있음을깨닫게된다.‘동일방직노조똥물투척사건’의그녀와수경모두에게영광으로빛나고동시에상처로빛나는시간,우리가외면하고살더라도결국우리를떠나지못하도록붙들어두는시간,이작품은그런시간의기억을활성화한다.이렇게도말해볼수있겠다.소설은위대한영웅이아닌보통사람들의이야기라는점에서수경의배가된실패는이작품을영웅서사시가아닌소설로만들지만,이소설은수경에게작동하고있는충동의윤리를통해근대소설이포기해야했던영원성을소설장르의형식안에서되살려내고있다고.

양진채의소설은자주인천안에있는장소들이나인천에서살아온사람들에게새겨진공통된기억,또때로는이미잊혀져버린장소나인물,사건등에초점을맞추고있다.동시에그것은그러한이야기들이어떻게인천안에서만이아니라한국사회와역사안에서도중요하게기억되어야하는지,우리가그것들을기억한다는것이어떻게우리삶의방향을바꾸어놓을수있을지를새삼생각하게만든다.
인천근대사의중요한장면중하나인동일방직노조똥물투척사건의기억에붙들린주인공의이야기를담은「애」뿐아니라「북쪽별을찾아서」(북성포구,긴담모퉁이),「플러싱의숨쉬는돌」(북성포구),「부들사이」(수문통),「검은설탕의시간」(인천내항),「마중」(자유공원),「허니문카」(송도유원지)등이책에실린많은작품들이담은이야기가인천의여러장소들위에서펼쳐지고있다.그중어느곳도단순한배경에그치지않아서,하나하나의장소가지닌고유한기억들이각각의이야기들에깊이개입하고있다.이책을쓴것이인천의기억자체라고해도좋을정도다.요컨대양진채는인천의여러장소들로부터우리에게잊힌기억들을건져내다시활성화하는글쓰기에나서고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