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별의 봄 (장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우리 별의 봄 (장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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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장석 시인의 귀환, 새로운 출발은 긴 시간의 간격 때문에도 두 권의 시집을 동시 출간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첫 시집 『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에는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씌어진 시들이, 두번째 시집 『우리 별의 봄』에는 근자에 씌어진 시들이 묶였다. 등단작 「풍경의 꿈」을 근작 시들의 곁에 둔 것은 시인의 숨은 의욕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저자

장석

1957년부산생.평북영변출신으로함흥과부산에서성장하고수학한아버지와전남순천이고향인어머니사이의2남1녀중둘째다.서울대학교국문과졸업.1980년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오래묵힌세월로인해첫시집『사랑은이제세상에태어난것이니』를두번째인이시집과함께펴내게되었다.

목차

1부
봄,북위37도20분23.75초_12
배후_14
통영바다의새해경제계획_15
통영강구_18
통영항1_20
통영항2_22
그섬의몽돌_24
섬모과_27
섬볕_28
봄편지_29
안부_30
항구_33
파도와자벌레_34
섬_36
충적세의굴_37

2부
생생한꿈_40
영도남항_44
계단_47
기억을파는푸줏간_48
강의백일몽_50
치매_52
말과마을버스_55
시야를파는안경점_56
별에게2_59
촛불_61
염송_64
변검_66
모래시계_69
새울음_70
패배한시인에게_71
숲속의빈터_73
화요일의성가대_75

3부
순천만2_78
낡은배의굴뚝에서나오는연기_82
시의이빨_84
말미를다오_86
나그네새_89
귓속말의시_90
달항아리_92
기원_94
무대-바다의기억_95
낙동강의시_100
등굣길_103
선생의생각_104

4부
청둥오리가내시간을가져가네_106
꽃을향해가다_108
동백목련꽃상여_110
유월의시작_111
여름의책_112
구름_114
가을의빛_115
달과트럼펫사이의너_117
가을밤_120
두루미에게_122
가을의끝_124
석류시_128
부러진가지에게_130
절멸이후_132
은행나무의십일월_134
매봉역_136

5부
해시계_138
별빛의시_140
만월_142
바람_144
꽃_146
여진_148
우주론_149
슬픔_150
사소한사서함_152
첫눈_154
여진으로해일로우리는간다_157
앎의즐거움3_159
풍경의꿈_161
배우_165

발문|이원
이말간회귀,이말간복기,이말간역전_166

출판사 서평

1980년서울대국문과재학중조선일보신춘문예에「풍경의꿈」이당선되며등단한장석은,그러나많은화제와비평적상찬을불러일으킨데뷔작을마지막으로더이상어디에도그의작품을발표하지않았다.말그대로침묵이고사라짐이었다.「풍경의꿈」을두고“한국현대시사상유례를찾아보기힘들만큼아름답고격조있는언어의조직을보여”준다고고평한시인이자비평가남진우는장석시의침묵을특별히안타까워하기도했다(「풍경의꿈」은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에수록되어있다).

“단한편의시밖에발표하지않았음에도불구하고우리가오래기억해야만할시인이있다.데뷔작「풍경의꿈」외에는더이상의작품활동을보여주지않은장석시인이야말로그대표적인경우라고하겠다.이는그의시가보여주는빛나는언어구사와환상적인이미지의조형,상상력의미묘한변주와함께시인의천진한감수성이일으킨불꽃의아름다움때문이다.그불꽃은1980년대내내다시는되살아나지않았지만이한편의시만으로도우리에겐그를기억해야할의무가있다.”-「신성한숲」(남진우평론집『신성한숲』,민음사,1995)

장석의시에서“예민한감수성과말을다루는비범한솜씨의차원을넘어형이상학적인식의차원으로뻗어나갈수있는잠재력”을읽기도한남진우는장석시인의침묵에대해「풍경의꿈」에서엿보이는시적화자의“순결한영혼의설렘,흔들림,망설임”을언급한뒤,“시인의이러한측면은그가왜1980년대시단에서좀더적극적으로자신의시세계를개진·구축해나감으로써현실과역동적으로맞부딪치며싸우기보다는긴침묵의잠행을택했는지그이유를암시해준다”고쓴다.“1979년말긴급조치의어둠이걷히고1980년5월의야만의시간이다가오기직전발표된이작품은너무도많은가능성을품고있었으면서도상황논리에따라자진해서닫히고만운명의한형식을보여준다는점에서착잡함을금치못하게한다.”(같은글)
그렇기는하나장석시인의대학동기이기도한문학평론가정호웅은그침묵의시간역시‘시의삶’이었다고알려주며40년만에모두150편의시(첫시집『사랑은이제막태어난것이니』76편,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74편)를들고돌아온시인의귀환을반긴다.

“그리고40년이흘렀다.그동안시인은부친희운(希雲)공을이어한려수도바다를쟁기질하여,자연의숨을담고있어우리의몸과마음에싱싱한새숨을불어넣는‘숨굴’을생산하는바다농군으로살았다.“가르친다는일은/포기하지않고희망을심는일이며/지켜보며기다리는일”이라는생각을좇아대안학교이우중고등학교를세우고가꾸는데앞장섰다.그것은“한겨울밤/나이도내력도알수없는어둠”속에“한개의불빛”을“붉은감한개처럼켜”(「미처다부르지못한노래처럼-정광필선생을보내며」)는일이었다.동서문명교류연구의길라잡이인한국문명교류연구소,인터넷정론지『프레시안』이제자리를잡도록뒤에서묵묵히거들었다.
이모두는새로운시작이고,기르는일이며,진실·선·아름다움을밝히고가꾸어세상에빛을비추고생기를일으키는일이니시의일과다르지않다.그는시의삶을살았다.그시의삶에서건진,솟아오른시들을안고시인장석이돌아왔다.이첫시집에실린76편,이번에함께나오는제2시집『우리별의봄』에담긴74편,합하여모두150편이다.자연,신,인간앞에겸허한,성실·이타·헌신의정신이연“스스로켠불로”“아름”답고“환”(「가을빛」)한세계이다.”-발문「스스로켠불로아름답고환한」

이번두시집의원고를출간전에읽어본남진우는“세계를향해낮은음성으로속삭이는그의사랑의전언에는여전히순결한자아에대한갈망과현상적질서너머의본질을투시하고자하는은밀한열망이가득차있다”며긴침묵뒤에돌아온시인에게감개어린말을전한다.

“그토록오랜시간의회랑을돌아아마도그보다더오래기다려왔던시인의시집을읽게되었다.1980년한일간지신춘문예에잠시그모습을드러냈다사라져버린시인.데뷔작에대한희미한기억만남긴채망각의심연저편으로완벽하게숨어버린시인.새로운밀레니엄의개막이란구호도적잖이퇴색해버린지금,그시인이다시돌아와그동안남몰래쓰고다듬어왔던언어를건넨다.세계를향해낮은음성으로속삭이는그의사랑의전언에는여전히순결한자아에대한갈망과현상적질서너머의본질을투시하고자하는은밀한열망이가득차있다.그동안그는이언어를버려두고아니쌓아두고어디서무슨일을하며한시절한세상을탕진해왔던것일까.”

장석시인의귀환,새로운출발은긴시간의간격때문에도두권의시집을동시출간하는형식으로이루어진다.첫시집『사랑은이제막태어난것이니』에는비교적오랜기간에걸쳐씌어진시들이,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에는근자에씌어진시들이묶였다.등단작「풍경의꿈」을근작시들의곁에둔것은시인의숨은의욕을보여주는것일수도있겠다.

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에발문을쓴이원시인은장석의새로운시들이오랜침묵의궤적안에서등단작이보여준‘감각의투명성’을넘어감각의실천,이행(移行)으로나아왔다는점을섬세하게짚어낸다.

“데뷔이래변하지않은것은‘감각의투명성’이고,달라진것은‘감각의재분배’다.통영물빛을담은그만의‘감각’이여전하다는것은시선과느낌의공기방울을잃어버리지않았다는뜻.이후‘감각의재분배’를감행할수있었다는것은,감각을지키는데머물지않고,감각을실천하는이행(移行)을선택했다는뜻이다.

아주눈이어둑합니다

검안을마친주인이얘기한다

손님은개의시야를오래쓰셨소
이제바꾸셔야하는데

먹이를더잘찾으시는게중요하다면
젊지만노련하기도한늑대의시야도있소

(……)

나이지긋하시니
늘넉넉한밀물의시야는어떻소
그물도성글게조절해웬만한건다통하게요
-「시야를파는안경점」부분

감각을어떻게실천할수있을까.그것을위해그는시간을거슬러오르는‘회귀’를선택한다.즉‘미래라는회귀’를선택한다.시가담긴손과삶에담긴시를동시에‘살아야-살아내야-살고자’했음을알기에,“시야를파는안경점”에서개의시야-늑대의시야-밀물의눈으로갈아끼워본다.“제일로좋은부위/내유년의다습부터여듭까지”(「기억을파는푸줏간」),말과소를세는다습과여듭으로,즉인간의굴레에본격적으로들어서기전인‘무명의시간’을호명하며,“시간을끊는푸주한”앞에도서본다.
그곳들에서“시인과새와여인과/늙음과깃듦과슬픔을위해”(「화요일의성가대」)입모양을만드는마디마디를만나고,“일곱번째새끼/여섯째가나오고두시간후/아무도모르게엄마도모르게혼자나온아이//돼지우리냄새의여름날저녁/어린나는겸손한아름다움을알았”(「시의이빨」)던,유치(乳齒)를간직한어린시간과대면하기에이른다.그곳은“새는내고요를쪼고/다시하늘로향했을뿐”(「충적세의굴」)인,고요의내부인나의내부와우주의내부인텅빔의,바로,원래그자리.”-발문「이말간회귀,이말간복기,이말간역전」

이원시인이읽은두시편을소개한다.

어느곳인가에
노인으로태어나점점젊어지다가
바알간아기로세상을뜨는사람들
그런나라가있다는풍문을들었네

여생을마무리하며
기도하리라

건어물전에널린마른생선으로생겨나
바다에도로던져져
깊고푸른삶을헤엄치다
치어로알로점점어려져
수면아래내려온
빛속에서소멸하기를

만리가넘는철새의마지막비행에서
부리노란아기새로도착하여
툰드라의알로끝날수있다면

길에구르는낡은낙엽으로시작하여
벼락에한팔을잃는고목과
울울한숲의젊은나무로서있다가
작은짐승혀앞의순과
겨울잠을위한도토리로

선종하리라
-「염송」전문

작은새

내시야의첫정거장으로날아온새
노래를두고
숲의다음정거장으로떠나간새

아침처럼작고반짝이고
빛처럼날랜잿빛새

수풀에아이를둔어미새인지
어미를둔아기새인지

날아오고
사라지고
그사이의노래

숲냄새와온기의작은새알
-「새울음」전문

이원시인은‘염송’과‘새울음’사이에서‘말간회귀’,‘말간복귀’,‘말간역전’을본다.“‘염송’과‘새울음’사이,서늘하고아득한,은하도홍매도더잘보이는,어쩌면‘북위37도20분23.75초’의바로그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