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 (장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 (장석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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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80년 서울대 국문과 재학 중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풍경의 꿈」이 당선되며 등단한 장석은, 그러나 많은 화제와 비평적 상찬을 불러일으킨 데뷔작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어디에도 그의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침묵이고 사라짐이었다. 「풍경의 꿈」을 두고 “한국 현대시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아름답고 격조 있는 언어의 조직을 보여”준다고 고평한 시인이자 비평가 남진우는 장석 시의 침묵을 특별히 안타까워하기도 했다(「풍경의 꿈」은 이번에 같이 출간하는 두번째 시집 『우리 별의 봄』에 수록되어 있다).
저자

장석

1957년부산생.평북영변출신으로함흥과부산에서성장하고수학한아버지와전남순천이고향인어머니사이의2남1녀중둘째다.서울대학교국문과졸업.1980년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으나,이시집을첫번째로펴내는중고품신인이다.오래묵힌세월로인해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도함께펴내게되었다.

목차

1부
서시_12
가을빛_13
그섬_14
목말_16
서랍1_18
서랍2_19
서랍3_20
서랍4_22
순천외가1_23
순천외가2_24
순천외가3_26
순천외가4_29
순천외가5_30
할머니의암술_32
전후의웅덩이에서나도돋았다_34
편지_37
언덕에서_38
해당화와돌고래_39
청보리밭_40
발상표_41

2부
순천만1_44
숯_45
여름이온다_46
바다의은박지_49
사랑,바다에서_50
청혼_52
사이_53
슬픈이들은늘별을바라보며_56
차_59
사랑의처음_60
사랑의화염_62
사랑에대하여_64
불볕에서있는나무에게_66
노래_68
깨진기와_71
나쁜꿈_73

3부
어젯밤,내가하려했던이야기가무엇이었는지
묻는당신에게_78
스물몇개의허락을얻기위해_80
지하철정류장에서_84
밤나무숲으로부터_87
몽돌위의그림자_91
화엄제_94
그대가산으로오르는첫기차를타려면_97
천지로부터_100
그믐달_102
진화론1_103
진화론2_104
달밤_105
두드리는가미는가_106
달과혼인하다_107
불타는집_109
코스모스와불꽃_113
상속유언_116
불타는사람_118
가을을움직이는그대_120
가을노래_123
노을_124
꽃사시오_126
앎의즐거움1_128
앎의즐거움2_129
새집_131
우리마을의이웃집아이_133
이제막책을펴낸그대에게_136

4부
여행_140
스페인의시골마을_143
기차역매표소_144
점집_147
밧줄묶는사람_149
미처다부르지못한노래처럼_152
이수광선생을보내며_157
윤영석선생을보내며_160
나의근린생활시설_166
세현이를보내며_172
죽음에도질투가있다면_174
이천십년시월에서다음해칠월로_177
아버지들에게_180

발문|정호웅
스스로켠불로아름답고환한_185

출판사 서평

1980년서울대국문과재학중조선일보신춘문예에「풍경의꿈」이당선되며등단한장석은,그러나많은화제와비평적상찬을불러일으킨데뷔작을마지막으로더이상어디에도그의작품을발표하지않았다.말그대로침묵이고사라짐이었다.「풍경의꿈」을두고“한국현대시사상유례를찾아보기힘들만큼아름답고격조있는언어의조직을보여”준다고고평한시인이자비평가남진우는장석시의침묵을특별히안타까워하기도했다(「풍경의꿈」은이번에같이출간하는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에수록되어있다).

“단한편의시밖에발표하지않았음에도불구하고우리가오래기억해야만할시인이있다.데뷔작「풍경의꿈」외에는더이상의작품활동을보여주지않은장석시인이야말로그대표적인경우라고하겠다.이는그의시가보여주는빛나는언어구사와환상적인이미지의조형,상상력의미묘한변주와함께시인의천진한감수성이일으킨불꽃의아름다움때문이다.그불꽃은1980년대내내다시는되살아나지않았지만이한편의시만으로도우리에겐그를기억해야할의무가있다.”-「신성한숲」(남진우평론집『신성한숲』,민음사,1995)

장석의시에서“예민한감수성과말을다루는비범한솜씨의차원을넘어형이상학적인식의차원으로뻗어나갈수있는잠재력”을읽기도한남진우는장석시인의침묵에대해「풍경의꿈」에서엿보이는시적화자의“순결한영혼의설렘,흔들림,망설임”을언급한뒤,“시인의이러한측면은그가왜1980년대시단에서좀더적극적으로자신의시세계를개진·구축해나감으로써현실과역동적으로맞부딪치며싸우기보다는긴침묵의잠행을택했는지그이유를암시해준다”고쓴다.“1979년말긴급조치의어둠이걷히고1980년5월의야만의시간이다가오기직전발표된이작품은너무도많은가능성을품고있었으면서도상황논리에따라자진해서닫히고만운명의한형식을보여준다는점에서착잡함을금치못하게한다.”(같은글)
그렇기는하나장석시인의대학동기이기도한문학평론가정호웅은그침묵의시간역시‘시의삶’이었다고알려주며40년만에모두150편의시(첫시집『사랑은이제막태어난것이니』76편,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74편)를들고돌아온시인의귀환을반긴다.

“그리고40년이흘렀다.그동안시인은부친희운(希雲)공을이어한려수도바다를쟁기질하여,자연의숨을담고있어우리의몸과마음에싱싱한새숨을불어넣는‘숨굴’을생산하는바다농군으로살았다.“가르친다는일은/포기하지않고희망을심는일이며/지켜보며기다리는일”이라는생각을좇아대안학교이우중고등학교를세우고가꾸는데앞장섰다.그것은“한겨울밤/나이도내력도알수없는어둠”속에“한개의불빛”을“붉은감한개처럼켜”(「미처다부르지못한노래처럼-정광필선생을보내며」)는일이었다.동서문명교류연구의길라잡이인한국문명교류연구소,인터넷정론지『프레시안』이제자리를잡도록뒤에서묵묵히거들었다.
이모두는새로운시작이고,기르는일이며,진실·선·아름다움을밝히고가꾸어세상에빛을비추고생기를일으키는일이니시의일과다르지않다.그는시의삶을살았다.그시의삶에서건진,솟아오른시들을안고시인장석이돌아왔다.이첫시집에실린76편,이번에함께나오는제2시집『우리별의봄』에담긴74편,합하여모두150편이다.자연,신,인간앞에겸허한,성실·이타·헌신의정신이연“스스로켠불로”“아름”답고“환”(「가을빛」)한세계이다.”-발문「스스로켠불로아름답고환한」

이번두시집의원고를출간전에읽어본남진우는“세계를향해낮은음성으로속삭이는그의사랑의전언에는여전히순결한자아에대한갈망과현상적질서너머의본질을투시하고자하는은밀한열망이가득차있다”며긴침묵뒤에돌아온시인에게감개어린말을전한다.

“그토록오랜시간의회랑을돌아아마도그보다더오래기다려왔던시인의시집을읽게되었다.1980년한일간지신춘문예에잠시그모습을드러냈다사라져버린시인.데뷔작에대한희미한기억만남긴채망각의심연저편으로완벽하게숨어버린시인.새로운밀레니엄의개막이란구호도적잖이퇴색해버린지금,그시인이다시돌아와그동안남몰래쓰고다듬어왔던언어를건넨다.세계를향해낮은음성으로속삭이는그의사랑의전언에는여전히순결한자아에대한갈망과현상적질서너머의본질을투시하고자하는은밀한열망이가득차있다.그동안그는이언어를버려두고아니쌓아두고어디서무슨일을하며한시절한세상을탕진해왔던것일까.”

장석시인자신은“일이많이도늦었다”고겸연쩍어하면서도새로운열망으로설레는40년만의‘시인의말’을보내왔다.

“태어난시들을미숙아보육기에넣은채,공연히가장자리를다듬고색을덧칠하곤했다.제목이다른얼굴이되고,마지막연이지워져없어진시도있을것이다.시간을혼란시키고연대기를뒤죽박죽섞어,시들의출생연도를뚜렷이밝혀주지못한후회가크다.쓰지못한다는두려움이있었고,쓰지않겠다는위악도있었으리라.삶앞에서용기가부족했고,시적긴장의시간들을나약하게피했던적도있었다.오로지작별을위해이말을적는다.떠나보내며,여전히절망과같은부끄러움과다시일어나는열망가운데어떤희망을본다.”-‘시인의말’

장석시인의귀환,새로운출발은긴시간의간격때문에도두권의시집을동시출간하는형식으로이루어진다.첫시집『사랑은이제막태어난것이니』에는비교적오랜기간에걸쳐씌어진시들이,두번째시집『우리별의봄』에는근자에씌어진시들이묶였다.등단작「풍경의꿈」을근작시들의곁에둔것은시인의숨은의욕을보여주는것일수도있겠다.

발문을쓴정호웅은오래고오래여툰장석의이번시집에서‘내가노래해도됩니까’라는‘무겁고절박한’물음을본다.아마도그건긴침묵의시간동안시인의가장깊은곳에서가장자주,가장아프고절실하게떠올랐던화두이기도했으리라.

“시인은‘내가노래해도됩니까’(「스물몇개의허락을얻기위해」),하고이세상의모든존재들에게그리고자신에게묻고또묻는다.거듭물으며노래하기,이무겁고절박한물음을품고있는노래하기가장석의시쓰기이다.
시인의노래하기는‘모든것얼어붙은/이사랑의빙하시대’를녹여,얼음에갇혀있고‘해구밑바닥’에‘숨어있’(「사랑의화염」)는사랑을풀어일으키는일이다.또‘하나는피어오르고/하나는잦아들면서/삶의모닥불을이루는’‘기쁨과슬픔’을보고함께기뻐하고함께슬퍼하는,그리하여‘이세상을흐르게하’(「노래」)는일이다.그리고‘가난한평생을빛내고싶’은일이고,‘세상의끝자락이/황홀하게/은빛지느러미를흔들며/바닷속으로/헤엄쳐가게하고싶’(「바다의은박지」)은일이다.
참으로고귀한일인데아름다운수사,한갓언어놀이를넘어설때열리는지평이다.시집의맨앞에표지석처럼서있는다음시가이를새삼웅변한다.

온몸으로앉아있는바위

전신만신의둥근달

혼신을다해붉은꽃

멍청한돌부처

그리고사랑은

세상에이제막태어난것이니
-「서시」전문

폐사지의풍경같다.이풍경속바위,달,꽃은‘이제막태어난’‘사랑’처럼저마다‘온몸으로’‘전신만신의’‘혼신을다해’,전력투구앞을향해나아간다.온몸온마음을다하는‘진심’의태도가이사물들사이빈공간을달구고활기로채워살아움직이게한다.이제,따로떨어져제각각인이사물들은손잡고함께노래부르며나아간다.겉으로비어있지만안으로가득차있는,적막한듯하지만생동하는풍경!노래하는시인의내면은이와같으리라.”-발문「스스로켠불로아름답고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