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박물관 (이수경 소설집)

자연사박물관 (이수경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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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자연사박물관」으로 등단한 이수경의 첫번째 소설집. 『자연사박물관』은 21세기 한국을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족의 불안한 생존의 연대기다. 여기엔 대학 졸업 후 노동 현장에 투신한 운동권 학생의 후일담이 있고, 척박한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는 노동운동가의 투쟁이 있으며, 남편을 지지하면서도 가족의 안위와 생존을 걱정하며 막막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노동자 아내의 불안이 있다. 한때는 혁명을 꿈꾸었던 이들에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충직한 노예로서의 삶과 막막한 생계의 불안뿐이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저자

이수경

본적지는대구이며,파주기지촌부근에서태어나인천과의정부에서자랐다.고궁근처의아름다운학교에다니며처음으로시를썼다.201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자연사박물관」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2019년대산창작기금을수혜했다.인터넷언론『민중의소리』에문학칼럼‘이수경의삶과문학’을연재하고있다.

목차

자연사박물관
크라운공장노동자가족
인생이야기
노블카운티
고흐의빛
재이(在以)
카티클란-온마을이빛으로연결된

작품해설|21세기노동가족생존기|김영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1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자연사박물관」으로등단한이수경의첫번째소설집.『자연사박물관』은21세기한국을살아가는한노동자가족의불안한생존의연대기다.여기엔대학졸업후노동현장에투신한운동권학생의후일담이있고,척박한노동자의현실을개선하기위해싸우는노동운동가의투쟁이있으며,남편을지지하면서도가족의안위와생존을걱정하며막막한생계를꾸려가야하는노동자아내의불안이있다.한때는혁명을꿈꾸었던이들에게지금남아있는것은충직한노예로서의삶과막막한생계의불안뿐이다.미래는보이지않는다.

『자연사박물관』은오랜기간에걸친이부부의고단한삶의사연들을일곱편의단편에촘촘히그려놓았다.한노동자가족이맞닥뜨린현실을중심으로단편들이연작의사슬을구축해간다는점에서,『자연사박물관』의세계는조세희의『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을연상시킨다.물론둘사이에놓인무려40여년의격차는작지않다.세계는진화했고삶의조건도크게변했다.그러나가난은여전히대물림되고있고,공장노동자가떠안아야하는가혹함도그때로부터크게달라지지않았다.폐자재공장에서일하던외국인노동자아불은분쇄기에손이분쇄되어보상도받지못하고해고된후분쇄기에목을매달았고(「고흐의빛」),그에자극받아노조를만들고파업을감행한공장노동자들은회사에서고용한용역업체직원들의폭력에짓밟힌다.‘그’-남편은거액의손해배상청구와함께고소ㆍ고발까지당한채해고되어내몰린끝에공장굴뚝을오른다.(「고흐의빛」,「크라운공장노동자가족」)“공장은누구의것인가”를끊임없이되물으면서도충실한“공장의노예”(「재이(在以)」)로살아가야하는삶,승산없는싸움과추락을반복하면서“삶이너무잔혹해”(「자연사박물관」)라고탄식할수밖에없는삶.그래서자기를“어둠에갇힌생쥐”(「자연사박물관」)와동일시하게되는삶.그것이『자연사박물관』의노동자가처한참담한현실이다.유토피아를열망하며노동해방을꿈꾸었던과거를이젠절망적으로후회하는‘나’의언어는뼈아프다.종내그녀는말한다.“희망도없고기쁨도사라졌어.”(「고흐의빛」)

작가는강철같은신념도,미래에대한희망도어느새잃어버린채그저하루하루를힘겹게버텨가는이노동자/노동운동가부부의실상을어떠한장식이나자기합리화도없이담담하고냉정하게해부한다.그중심에는소설집전체의실질적인주인공이라할수있는‘나’-아내의간단치않은심리적풍경의디테일이있다.그녀는더이상남편과섹스는안하지만연애를좋아해혼자연애소설을쓰고있고,어릴적에담배를너무피워폐가망가져있고,종종느닷없는분노를터트리고항상피곤에지쳐있다.그녀는누구인가?그녀는대학시절학생운동을하다지금의남편을만나함께노동운동에투신했으나이후노동단체를떠나비정규직으로일하며노동운동가의아내로살아가는인물이다.가망없는싸움을힘겹게지속하는남편과함께해야하는세상은“결국무언가할수있을것이라는꿈을꾸다가누군가는비틀거리고,전향하고,남은몇몇은거리나굴뚝위로몸을던”(「크라운공장노동자가족」)지고야마는그런세계다.가족의안위와생존에대한지독한불안속에서,‘나’는“나를위협하는것은무엇일까.남편인가재이인가.지친이웃인가.공장인가”라고자문한다.그러나‘나’는물론이모든것의진짜원인을알고있다.느닷없이터져나오는분노와편집증적인집착이불안과공포를잠재우기위한스스로의안간힘이라는것도.
작가는이렇게불안에시달리는‘나’의분열적인마음의지도를통해운동권출신노동운동가의아내라는인물형에서연상할법한익숙한스테레오타입을해체하면서노동가족이처한현실을더욱드라마틱하게부조한다.‘나’의심리적풍경을한층입체적으로만드는것은이소설집의한가운데자리잡고있는아버지의이야기다.어머니를자살로내몰고어린‘나’를가난과폭력의공포로떨게했던주정뱅이아버지의삶을추적하는‘나’의회고적탐구는,비록힘들고두렵더라도오늘의삶의고통을긍정하고버텨내려는의지와불가분하게연결되어있다.불행한상처를자기의불가피한일부로감싸안으려는자기긍정의시도인것이다.바로그런이유에서,우리는앞으로도이선한노동가족이그들몫의힘겨운싸움을쉽게포기하지않으리라는것을짐작할수있다.

상처를회고하고감싸안으면서벌어지는‘나’의모든마음의드라마는「인생이야기」에서소설쓰기의동력으로이어진다.“소설쓰는k선생”은이를이미예감하고있었다.

한때소설쓰는k선생은그녀에게이런말을했다.‘네아비의시궁창같은삶이네게는보석과도같을거다.’계룡산동굴에서도를닦았다는소문이있기는하나,도무지이해할수없는말이었다.(……)k선생의문하에서수년간글공부를하며그녀는어느덧아버지를늦겨울에날아든나비처럼연약하고애처로운어린아이,이생의회오리에어쩔도리없이휩쓸려야했던본래의여리고순한청년으로느끼고있었으니,보석까지는아니더라도k선생의그말이아주틀린것은아니었나보다.(「인생이야기」,75쪽)

k선생의예언처럼아마도그녀/‘나’는“보석과도같은”소설을쓰게될것이다.이제첫소설집을낸작가이수경의이후소설을더욱기대하게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