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날다 (고광률 장편소설)

뻐꾸기, 날다 (고광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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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광률의 장편소설 『뻐꾸기, 날다』는 복마전 같은 정치판을 중심으로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현실의 속내를 집요하게 파헤쳐 드러낸다. 그러면서 시종 긴장을 늦추지 않는 정치 스릴러의 재미도 일품이다. 남의 손을 빌려 새끼를 길러내는 뻐꾸기들의 세상, 그 세계에 발이 묶여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추하게 발버둥 치는 모습은 지옥도를 방불케 한다. 거대하고 정교하게 짜여 있는 이 시대, 이 사회의 먹이사슬. 모두가 한 그물 안에 있고 모두가 공범들이다.
저자

고광률

1961년충북청주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국어국문학을전공하고대학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단편「어둠의끝」(1987)과「통증」(1991)을발표하면서작가의길에들어섰다.소설집으로『어떤복수』(2002),『조광조,너그럴줄알았지』(2010),『복만이의화물차』(2018)가있고,장편소설로는『오래된뿔』(전2권)(2012),『시일야방성대학』(2020)이있다.

목차

데스노트
탁란
뻐꾸기

발문|먹이사슬,우리시대의벽화|고원정
작가의말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차량추락전복사고를당한허남두회장의죽음은단순교통사고로처리되었으나,‘SIU보험사기조사전담요원’인허동우의직업적감각에의하면아버지의죽음은단순한사고가아니다.허동우는아버지의죽음이타살이라는확신을갖고그음모의주역들뒤를쫓기시작한다.아버지의타살에직·간접적으로가담한이들은총여섯명이다.신당대표백대길,그를보좌해온안민용,파렴치하고부도덕한무기상나삼추,백대길의싱크탱크를이끌었던폴리페서강중평,정치인과결탁하여세력을키우는조폭조왕구,백대길의비서실장선우강규가그여섯이다.검찰은물증을가지고있음에도조사조차하지않고있다.
이뿐만이아니다.그외대학교수,언론인,경찰,검찰,조선족불법체류자,아파트경비원,운전기사……정치적헤게모니때문에,몇백억의이권과비자금때문에,몇십만원의푼돈때문에,숨겨왔던과거사때문에,남녀관계때문에,이모든군상들이저마다살기위해발버둥친다.정의가무엇이고진실이무엇인지는이들에게중요하지않다.거물들은거물들이라서치열하게암투를벌이고잔챙이들은잔챙이들이라서처절하게진흙탕에서나뒹군다.

안민용에게는딸을납치했다는전화가,백대길에게는의문의한시(漢詩)가쓰인협박서신이도착한다.딸을구출하기위해동분서주하던안민용은매수한운전기사를살해하기까지에이르나,납치범에대한별다른확증도찾지못한채괴한의협박,살인에대한죄책감,상황이주는압박감에못이겨스스로목숨을끊는다.스도쿠형식을빌려만든퍼즐형태의협박을받은선우강규는불륜을발각당하는한편안민용이죽인운전기사의살인누명을쓰고,조폭조왕구는‘청부살해’당한다.백대길은필사적으로지켜온당의지지율이바닥으로떨어져존망의위기에선상태에서온갖술수를다동원해버텨내보려고한다.그러나몸부림칠수록과오의흔적은점점더짙어지고,상황은돌이킬수없이나빠지기시작한다.백대길의추종자였던이종걸시의원의갑작스러운배신으로안민용의딸이백대길의혼외자식이라는사실이세상에알려진다.그런데이폭로의배후에는허동우의장인인서종대의원이있다.서종대는정치권력을위해서백대길을,금권을위해서는허남두회장을이용했다.
복수가마무리되는시점에허동우는어머니를만나어린딸을미국에있는아내에게데려다줄것을요청한다.밀항계획을세운허동우는나삼추를파산시키고,나삼추의수사가시작됐다는언론뉴스를뒤로한채밀항길에오른다.이로써허동우의치밀했던복수전은먼길을돌아마침내성공에다다른것처럼보인다.백대길은반신불수가됐고,안우용은자살했고,조왕구는살해당했고,강중평은교수로서의명예와사회적신의를잃었다.나삼추는이제사업체와전재산을잃고국제적인수배자가된다.허동우의계획은치밀했다.본인은수면위로드러나지않으면서,이들이서로를배신하고해치도록교묘하게조종했다.
그러나그어떤확신도가져서는안된다고단언하듯이,소설은결코후련하고편안하게끝나지않는다.그의뒤를쫓으려하는또다른세력이있다.주모자는장인인서종대의원이고,그에게는충분한돈과권력과수완이있다.먹이사슬은건재하다.중국으로,미국으로건너간다고해도결코벗어날수없다.더절박하고처절한사람들이아직남아있기에.

소설의배경은2012년이다.10년의시간동안하지만과연우리가겪고있는현실의속내는이소설이보여주는적나라한그림에서부터얼마나멀어졌을까.먹이사슬의정점에있는이들의얼굴이달라지고,언설이달라졌을뿐상황은여전하다는생각을하지않을수없다.고광률은『뻐꾸기,날다』를통해정치인과자본가가어떻게서로야합하고배신하는지정확하게보여준다.자본가와유권자들을이용하는정치인들의위선과기만,사기와배신으로점철된이전투구와이합집산을통해우리의현실정치를깊이들여다보게한다.진흙탕싸움속에서뒹구는인물들에게서는왜인지애처로움도묻어난다.가령,중국에있는아들을위해납치에가담하는조선족양동춘이나부당하게챙긴돈을모아미국에있는가족에게보내는비리경찰서동오가그렇다.친딸도아닌인애때문에안우용은무너진다.자살이라면보험금5천만원을받을수없다는말에아들시신부검에동의하는구만복어머니를섣불리손가락질하기는쉽지않다.그구만복은어머니의수술비를마련하기위해범죄에발을담갔다.이들의일그러진얼굴은오늘날우리사회를살아가는어떤얼굴들과결코다르지않다.그래서『뻐꾸기,날다』는바로‘오늘’의소설이고‘오늘’의보고서다.풍속도이자해부도다.우리가잊은것,보지못하는것들에대해소설속인물들이증언할것이다.‘지금’이시대가어떤시대인가를,그속에서우리가어떻게살고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