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소설가 정빛그림은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인생에 남겨진 ‘실패’의 흔적들을 주목한다. 실패란 철저하게 시간의 지배 아래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실패는 결과에 대해 이루어지는 평가이므로 끝이라는 시간성이 전제될 때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봐야 좋은 일이었는지 나쁜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은 시간의 경과가 없다면 실패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빛의 시간』은 불연속적인 침묵의 순간과 언어가 끊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전환의 순간을 통해 실패로 규정된 다양한 국면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삶의 행로에 변화가 예견되는 순간은 인생이 끝내 다 보여주지 않는 신비한 비밀이다. 이때 발견된 순간들은 사라진 시간을 불러와 인간 실존의 새로운 시간을 확보한다. 이 책에 수록된 여덟 편의 소설은 평가가 완료된 순간으로서의 실패를 뒤적여 이전에는 알아차릴 수 없었거나 일찍이 망각해버린 시간을 불러낸다.
빛의 시간 (정빛그림 소설집)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