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우리가 노희준의 소설을 알게 된 지도 이십여 년이 흘렀다.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상상력, 발랄한 이야기 끝에 번지는 여운, 시침을 뚝 떼고 ‘왜 이리 심각해?’라고 묻는 얄미운 문장들 말이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얼굴을 한 그의 소설들을 봐왔지만, 그것이 소설집의 형태를 띤 건 상당히 오랜만이다. 이는 단순히 단편들을 한 권의 책으로 모으지 않았단 의미만은 아니다. 소설집이란 작가가 작가로서 보낸 시간의 묶음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그는 꽤 오랫동안 자신의 시간을 숨겨왔던 셈이다. 해설을 쓸 기회를 얻어 여덟 편의 작품을 읽어보니, 그가 지금껏 무엇을 숨겨왔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 개별 작품으로는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삶과 세계를 구성하는 강력한 질서의 힘. 노희준의 소설 세계는 바로 그 질서의 힘에서 출발한다.
불을 끄고 노래하면 안 될까요 (노희준 소설집)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