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의 전성시대 (고광률 장편소설)

성자의 전성시대 (고광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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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광률의 장편소설 『성자의 전성시대』는 타락한 종교계를 무대로 우리 사회의 부패 양상을 드러낸다. 성역은 없다. ‘주만사랑교회’가 소설의 배경인데, ‘야합과 배신이 밥 먹듯이 반복되어 아예 반성과 용서 따위도 의미 없이 되어버린 무도(無道)한 세계’가 펼쳐진다.
이 소설에서는 섞이면 안 되는 것들이 야합한다. 정치와 종교, 경영, 과학과 학문, 문화예술과 언론 등이 각자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 손을 잡는다. 공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서로의 뒷배를 봐준다. 현실이 뒤죽박죽이고 진흙탕을 헤매는 것은 이러한 야합의 카르텔 때문이다. 왜 뭉치는가, 왜 섞이려 하는가? 신 목사가 꿈꾸는 ‘신정일치’의 세상은 그의 탐욕이 활개 칠 수 있는 판을 깔겠다는 출사표에 불과하다. 인물들은 ‘판’만 다를 뿐 탐욕이라는 동일한 얼굴을 지녔다. 말의 거품을 걷어내고 가면을 벗기면 세상이야 어찌되건 나와 내 피붙이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민낯이 드러난다. 그들은 이익을 위해 신의를 등지기 일쑤다.
작가는 본질만 벼려낸 정의나 명명으로 문제 상황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신정합일시대’, ‘혼효의 시대’는 이 아수라장의 본질을 정의한다. 섞여서는 안 되는 것들이 야합하고 얽혀 현실을 시궁창으로 만들고 있노라고.
저자

고광률

1961년충북청주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국어국문학을전공하고대학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단편「어둠의끝」(1987)과「통증」(1991)을발표하면서작가의길에들어섰다.소설집으로『어떤복수』『조광조,너그럴줄알았지』『복만이의화물차』가있고,장편소설로는『오래된뿔1,2』『시일야방성대학』『뻐꾸기,날다』가있다.

목차

1부|주만사랑교회
2부|동기간
3부|희생양

해설|혼효의시대,적폐의종합선물세트_김나정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고광률의장편소설『성자의전성시대』는타락한종교계를무대로우리사회의부패양상을드러낸다.성역은없다.‘주만사랑교회’가소설의배경인데,‘야합과배신이밥먹듯이반복되어아예반성과용서따위도의미없이되어버린무도(無道)한세계’가펼쳐진다.
소설의주인공인목사‘신사랑(본명신노근)’은『성자의전성시대』에서성자(聖者)를뜻하는인물이다.그의꿈은한국대형교회탑10에진입하는것.신도들에게는‘카리스마,풍채,말빨,기도빨’로추앙받으며슬하에2남(만을,위한)1녀(성경)를두었다.서울북쪽변두리에서강남으로진출하여대형교회가되는것이꿈이지만,대권야망도있고,세습의지도공고하다.그에게는중국칭다오에‘매리’라는이름의애인(본명조성애)이있는데,불경스럽게도‘마리아’에서따온별칭이라고한다.
두번째등장인물인‘성요한’은정의롭고성실한,공인회계사크리스천이다.용감하고담대해서대학시절박찬일이순교한중동으로‘극한전도’를다녀온,무모하지만나름‘찐’크리스천이다.요한의아내가신사랑담임목사의바로그녀,매리다.아내를빼앗겼다고생각한요한은절친의아버지이기도한신목사에게복수를다짐하는데,워낙교회권력이공고한지라딱히합법적으로는복수할방법이없다는걸알게된다.그러나타고난정의감과종교적신념으로끝내복수의길에나선다.
세번째등장인물은‘방영석’.안중근의사가이토를암살하는바람에조선의근대화에심대한차질이생겼다고망언을한극우폴리페서이다.한국에서진보와보수는가진놈들이해(利害)를구하기위한수단인데,마치이를이념인양중시하는놈들이있다는괴이한주장을하는교수이기도하다.그러면서좌파놈들은진보이념을진리인양포장해서이득을취하고,보수세력을악인양몰아세우는무도한위선자라고맹비난을한다.킹메이커가되는것이꿈인그는신사랑목사를찬양,추종하다가배신하고,신목사의어린검사사위(염우식)에게아부하고,토건그룹2세인정치지망생(신중업)에게빌붙어책사역을하며돈을뜯어먹는다.
네번째등장인물은조폭사업가‘반두권’이다.목사를뒷배로두는바람에덤으로정치인까지돌봐줘야하는(목사가정치인에게빌붙거나,정치적야망을품고있기때문이다)세상을원망한다.신사랑목사와는강남성전부지공동투자자관계다.워낙이해관계가복잡한땅인데다큰돈이드는지라반두권의주먹과자금이필요했다.둘은한배를타고각자의야망을향해치달으며가능한모든불법위법탈법의향연을공동주관,공동진행한다.
『성자의전성시대』에는‘말’이넘쳐난다.종교인,폭력배,재계,정치판,학계와언론계,문화예술계인사들이등장하여아연실색할말잔치를벌인다.속물적탐욕을제입으로폭로한다.반성하지않는자들은스스로제치부를드러내는법이다.혀를놀려자신을해체해드러내는셈이다.뻔뻔한솔직함과자기합리화는고해성사를방불케한다.
소설에서대화는말하기가아니라보여주기에해당한다.작가는상황이나인물을말하기로규정하는대신,인물이할법한말이나인물간에오갈법한말을생생하게그려내어마당놀이판을꾸린다.인물들의속내나노림수가번연하게드러난다.그럴듯한말뒤에숨은거짓이폭로된다.
말로말을치는전법은다양한발화형식의차용에서도드러난다.배경이교회인만큼자주등장하는‘설교’는신도들을향한일방적인의견표명이나명령하달에가깝다.설교는사업계획을발표하고직원들의노력을강조하는기업체의조회를연상시킨다.설교에섞여들어간정치편향,역사왜곡,혐오와차별의장광설은자폭테러의양상을보인다.“말이왕후장상의씨가된시대이다.”말에낀거품을걷어내야현실이바로보인다.가식과위선,거짓뉴스,허황된말뒤에숨은진의를폭로함으로써말에놀아나는세상을보여준다.
이소설에서는섞이면안되는것들이야합한다.정치와종교,경영,과학과학문,문화예술과언론등이각자의잇속을채우기위해손을잡는다.공고한네트워크를형성하여서로의뒷배를봐준다.현실이뒤죽박죽이고진흙탕을헤매는것은이러한야합의카르텔때문이다.왜뭉치는가,왜섞이려하는가?신목사가꿈꾸는‘신정일치’의세상은그의탐욕이활개칠수있는판을깔겠다는출사표에불과하다.인물들은‘판’만다를뿐탐욕이라는동일한얼굴을지녔다.말의거품을걷어내고가면을벗기면세상이야어찌되건나와내피붙이만잘살면그만이라는민낯이드러난다.그들은이익을위해신의를등지기일쑤다.
작가는본질만벼려낸정의나명명으로문제상황을날카롭게짚어낸다.‘신정합일시대’,‘혼효의시대’는이아수라장의본질을정의한다.섞여서는안되는것들이야합하고얽혀현실을시궁창으로만들고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