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날개 (양장본 Hardcover)

우리들의 날개 (양장본 Hardcover)

$19.28
Description
전상국 중단편소설 전집 5권
전상국 소설에서 가장 큰 줄기를 이루는 것은 한국전쟁의 상흔이다. 잘 알려진 대로 전상국의 작품 세계는 한국 현대사의 가시적 사건들로부터 보다 근원적인 문제들로 심화, 확장되어왔다. 곧 전쟁의 가시적인 폭력성과 분단 문제는 고향을 상실한 근대적 주체의 뿌리 찾기 혹은 정체성 탐색의 과정으로 심화되고, 집단주의와 이념적 맹목성과 같은 근원적인 사회악에 관한 소설적 궁구(窮究)와 비판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주제 의식의 확장 과정에서 「우상의 눈물」을 비롯한 일련의 소설들이 교육 현장을 배경으로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국가 장치의 작동 방식을 폭로하고 있다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피난과 이산, 아버지의 죽음과 고아가 된 자식 등 전쟁이 불러온 비극적 가족사를 다루는 소설들로 묶어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집에서 인물이 겪는 고통의 원인으로 전쟁을 직접 지목하는 소설은 서너 편뿐이다. 이는 전쟁에 대한 유년기 체험 세대의 인식적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상국에게 전쟁의 상처는 소재의 차원을 넘어 전후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실존적 조건이자 근원적 고통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물질적 토대가 빠르게 변모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공고한 전통적 가족 이데올로기와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는 고통받는 인간 스스로 제 고통의 심부에 접근하는 것을 까다롭게 만든다. 원인을 가늠하기 힘든 고통 앞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식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최선은 원인을 찾아 이해하고 해소하는 것이겠지만, 때로 인간은 고통 자체에 매몰되거나 굴복할 수도 있으며, 환상을 통해 진실을 회피하거나 다른 것에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전상국의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상국은 그러한 인물들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 소설의 형식을 통해 고통의 심연을 계보학적으로 따져 묻는다. 그 물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잊힌 상처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며 상처 너머에 존재하는 근원적인 고통의 심부에 닿게 될 것이다. 이 소설들이 여전히 문제적이라면 작가가 던진 물음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저자

전상국

全商國
1940년강원도홍천에서태어나춘천고,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
1963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동행」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으로『바람난마을』『하늘아래그자리』『아베의가족』『우상의눈물』『우리들의날개』『외등』『형벌의집』『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사이코』『온생애의한순간』『남이섬』,장편소설로『늪에서는바람이』『불타는산』『길』『유정의사랑』이있다.
그밖의저서로『김유정』『당신도소설을쓸수있다(소설창작강좌)』『우리가보는마지막풍경』『물은스스로길을낸다』『길위에서만난사람들』『춘천山이야기』『춘천사는이야기』『작가의뜰』등과콩트집『식인의나라』『장난전화거는남자를골려준남자』『우리시대의온달』등이있다.
현대문학상(1977),한국문학작가상(1979),대한민국문학상(1980),동인문학상(1980),윤동주문학상(1988),김유정문학상(1990),한국문학상(1996),후광문학상(2000),이상문학상특별상(2003),현대불교문학상(2004),경희문학상(2014),이병주국제문학상(2015),강원도문화상(1990),동곡상(2013)을수상했고,황조근정훈장(2005),보관문화훈장(2018)을수훈했다.
현재대한민국예술원회원,강원대학교명예교수.

목차

우리들의날개
달평씨의두번째죽음
좁은길
악의사슬
그늘무늬
추억의눈
여름의껍질

해설_죄의식으로도착(倒錯)된가족소설|임정균
작가의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여름의껍질」「추억의눈」두편의중편소설과「우리들의날개」등다섯편의단편소설을한데모아중단편소설전집5『우리들의날개』를묶는다.

1980년,샤머니즘에얽매인한집안의비극적인상황을절실하게파헤쳤다는평가속에「우리들의날개」로제14회동인문학상을수상한다.이작품이「달평씨의두번째죽음」과함께MBC베스트셀러극장등에방영되면서원작소설에대한세간의관심을받는다.이는작가가이제까지의분단관련작품들이나이시대잘못쓰이는힘등사회비리의구조적모순보여주기에서의엄숙주의,그강박의톤을다소벗어나인간인성문제를다룬데대한관심이었을것이다.
함께묶은단편「좁은길」「악의사슬」「그늘무늬」등역시그제목이시사하듯인간의원초적죄의식과훼손된인간관계의도덕성회복및반성모드를서사로그려내는일에서글쓰기의또다른즐거움을찾은작품들이다.

그러나1980년같은해에쓴중편소설「추억의눈」과「여름의껍질」은6·25전쟁으로인한분단의상흔이오늘우리들의삶을얼마큼비참하게일그러뜨려놓았는가하는물음이이전의그것보다더절실하다.덧붙여유년의역사체험과각인된기억을작품모티브로하여오늘의참담한현실을극복하기위한대안으로서의자기정화메시지까지생각한다.
그리하여두중편모두상처치유로서의이해와사랑이란널리내걸린진리구현을위해작위가지나치다는지적을감수하면서까지서사의결말반전으로감동을유도한다.어쩌면이것은이제까지무엇을보여줄것인가하는그무엇의마음짐짐함,그무거움으로부터독자를풀어주기위한글쓰기전략쯤으로생각해도좋을것이다.
특히「여름의껍질」을쓰던그여름을잊을수없다.어느작품이나다그러했겠지만이작품을쓰는동안이것이어쩌면내가쓰는마지막작품,내대표작이될수있다는그런절실함으로작중인물들과의동일화,그심적메커니즘으로신명을냈다.42년전쓴작품을새로이읽는감회가그리나쁘지않았다는뜻이기도하다.”_‘작가의말’에서

■전상국중단편소설전집(전12권)
1.동행*
2.하늘아래그자리*
3.아베의가족*
4.우상의눈물*
5.우리들의날개*
6.길·외등
7.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
8.사이코·외딴길
9.온생애의한순간
10.남이섬
11.굿
12.콩트집
*출간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