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바다를 항해 중입니다 (이성아 산문집)

나는 당신의 바다를 항해 중입니다 (이성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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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행기를 타는 것과 배를 타는 것, 그것은 빠름과 느림의 차이가 아니었다. 하늘과 바다의 차이도 아니었다. 배를 타고 가는 것은, ‘가다’보다는 ‘스며들다’에 가까웠다. 내가 다가가는 만큼 목적지도 조금씩 품을 열어주며 내게로 다가왔다.”(17쪽)

이성아의 산문집 「나는 당신의 바다를 항해 중입니다」에는 인도양을 항해했던 열흘 동안의 선상 체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화려한 야경을 뒤로한 채 홍콩만을 떠나, 머리 위로 남십자성이 뜬다는 싱가포르 해협을 지나고, 성서와 신화의 무대가 되는 홍해와 지중해를 아주 가까이에서 목도하며 작가는 장엄함과 감동을 느낀다.
예멘과 가까운 아덴만에서 배 위의 화물이 폭발하는 사고가 벌어지고, “사물 이상의 어떤 것”,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존재”로까지 느꼈던 ‘포춘호’에서 탈출하며 작가가 느꼈던 두려움은 자신의 삶을 골똘히 들여다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준다. 당시 느꼈던 바다에 대한 사유는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현재에까지 이른다.


“항해는 그렇게 끝났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다. 그랬다. 우리는 돌아왔다. 대양에서 배가 폭발했음에도, 폐허가 된 내전의 도시에서도 살아서 귀환했다. 노트북도 챙겨와서 폭발 다음의 이야기를 이어서 쓰고 있다. (……) 삶이란 것을 곰곰이 들여다보노라면, 굳이 작위적으로 플롯을 만들지 않아도 스스로 한 편의 기승전결을 이루고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단순명쾌하게 수미상관한 구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나의 삶 또한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나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때로는 신기하고 때로는 신비롭고 때로는 두렵다. 우리가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생명으로 온 의미가 있다면, 그리하여 이 생에서 모래 한 줌만큼의 진화라도 이루어내기를 바란다면, 자신의 삶을 골똘히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이제 나는, 바다의 침묵과 파괴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
저자

이성아

장편소설『밤이여오라』로2021년제주4·3평화문학상을수상했다.재일동포들의북송이야기를다룬장편소설『가마우지는왜바다로갔을까』와소설집『태풍은어디쯤오고있을까요』『절정』을펴냈다.

목차

프롤로그항해라는말
스며들겠습니다
항로
기척
포춘을만나다
출항

태양을지키는사나이
풍경에대하여
싱가포르항
캡틴,우리들의캡틴
해지고달뜨다
한번이면족하다
인도양
동경과현실사이
자유에대하여
하얀바다
Perfectday
퇴선
예멘의밤
에필로그항해는끝났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