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나리자

검은 모나리자

$15.70
SKU: 9788982183195
저자

박찬순

2006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가리봉양꼬치」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으로『발해풍의정원』『무당벌레는꼭대기에서난다』『암스테르담행완행열차』가있다.2011년아이오와국제창작프로그램,2015년테헤란레지던스작가로선정되었다.2012년서울문화재단,2017년경기문화재단문예창작지원금을수혜했다.2014년한국소설가협회작가상,2018년문학비단길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검은모나리자
네가떠난그자리에서
신테트리스게임
끝없이나선형으로나있는
팽이돌리는소년
아라크네의후예들
죽은자의향기
하수오(何首烏)
바람의노래
탈출
황금소로(黃金小路)

해설거미줄과꽃향기|박혜경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늦은나이에작품활동을시작했음에도박찬순은활동초기부터젊은작가들못지않은활달한필력을보여주며국경과계층,직업의경계를넘나드는개인들의다양한이야기들을들려주었다.이과정에서작가가일관되게견지해온것은동시대의현실속에서개인들이겪는삶의리얼리티를충실하게재현해내려는태도다.특히이국의세계를넘나드는자유로운공간이동은박찬순이들려주는개인들의서사를보다다채롭게만드는인상적인요소다.이러한공간이동은작가의꾸준한공부와부지런한취재를짐작게하는섬세한디테일들과어우러지며박찬순소설의육체를보다풍성하게만들어준다.이소설집바로이전에발간된『암스테르담행완행열차』(강,2018)에서작가는이러한공간의확장과더불어,이국의공간을배경으로음악이나문학등의예술행위를하거나예술과관련된일에종사하는개인들의삶에집중하는새로운소설적시도를보여준다.이러한예외적개인들의이야기는일견우리가당면한동시대의삶과거리가있어보인다.그러나이들을그려내는작가의시선이예술적삶에대한낭만적지향과함께예술을둘러싼현실세계에대해특유의사실주의적관찰의태도를견지하고있다는점에서이또한박찬순소설을특징짓는리얼리즘적현실인식의확장으로보아야할것이다.예술또한우리의현실을구성하는중요한요소가아닌가?

이번소설집에나타나는두드러진특징은이전소설들에서이국의시공간을넘나들며펼쳐지던작가의소설적관심이현재,한국의현실로집중되는양상을보인다는점이다.최근에일어난일들을중심으로작가의소설들이한국현실의내부를보다찬찬히들여다보는쪽으로소설의방향을선회하고있는것이다.이러한변화는공교롭게도『암스테르담행완행열차』의발간이후코로나로인해국경이봉쇄되었던최근몇년간의현실과겹쳐있기도하다.

소설집속에는,멀게는2016년구의역에서있었던스크린도어정비공의죽음에서부터가깝게는코로나로인한실직과사망,혹은159명의젊은목숨들을앗아간최근의10·29참사에이르기까지,실제의비극적사건들을소재로한다수의작품들이실려있다.작가의적극적취재와상상력이결합된이러한기민한현실인식은뉴스가전해주는건조한사실들과통계수치들에가려진인간의모습들을문학의이름으로호명한다.객관적보도라는이름뒤에가려진개개인의삶의이야기들을들려주는것,뉴스를통해익명화된정보나숫자로처리되곤하는인간의죽음에삶의육체를부여함으로써그죽음이누구도대체할수없는한고유한개인의죽음이자우리모두의참혹한비극임을기억하게하는것,그것이이소설집에서작가가수행하고있는문학의역할이다.이것은또한이세계가객관적정보나수치들로기록되는세계를넘어각각의개인들이저마다의아픔과고통어린사연들을지니고살아가는생생한삶의현장임을기억하는방식이기도할것이다.

추천사

이번소설집에실린작품들은정확히끝없이추락하는이들에대한너무도쓰라린기록이자정직한보고이다.그러나그자신어둠의일부로서어둠속을배회하면서작가의시선은슬픔의내부에서이미스스로를들어올리고있던빛의순간들을정밀하고곡진한이야기와언어로채집해보여준다.아프리카소년아둠이고향강의꽃향기를그리워하며파리한복판에서그려낸‘검은모나리자’는탈북소년철웅,이태원참사현장에서스러져간이란여대생라일라와한국인친구희진,대형물류센터상하차작업중쓰러진대학생K,목숨을담보로일하는스크린도어계약직정비공성호등이함께찾고있던빛의표상일것이다.『검은모나리자』는소설의섬세한언어와이야기의힘이동시에희귀한희망의능력이기도하다는사실을새삼일깨운다.
_정홍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