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외등 (양장본 Hardcover)

길 · 외등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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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상국 중단편소설 전집 6권

해방 전, 특히 학병 제도가 시행되던 1944년부터 4·19 직후 5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 1960년 7월 무렵까지 한반도의 역사적 격변기를 다룬 ‘길’ 연작에 전쟁의 와중에 발생한 이산의 문제와 포성이 멎고도 안정을 찾지 못한 전후 혼란한 사회상이 기록되어 있으리라고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에 덧붙여 전쟁 중의 이산과 전후의 혼란이 어린 박덕수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재현되고 있음에 각별히 주목할 때, ‘길’ 연작에 성장소설적 측면이 일종의 주조음(主調音)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 역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소설을 대상으로 성장소설 개념을 적용할 경우, 그것이 자아와 세계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서구의 고전적 교양소설과는 다른 궤적을 밟아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길』 연작 역시 여기서 예외는 아니거니와 이러한 특수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서사적 탐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박덕수의 성장 과정에서 보이는 혼란이 곧 아버지 찾기 중에 나타나는 혼란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길’ 연작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가 핵심에 놓인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는 전집 6권에 「외등」을 함께 수록한 편집 의도에서도 짐작 가능한데, 「외등」 역시 한국 현대사에 의해 주조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전상국

■전상국(全商國)
1940년강원도홍천에서태어나춘천고,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
1963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동행」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으로『바람난마을』『하늘아래그자리』『아베의가족』『우상의눈물』『우리들의날개』『외등』『형벌의집』『지빠귀둥지속의뻐꾸기』『사이코』『온생애의한순간』『남이섬』『굿』,장편소설로『늪에서는바람이』『불타는산』『길』『유정의사랑』이있다.
그밖의저서로『김유정』『당신도소설을쓸수있다(소설창작강좌)』『우리가보는마지막풍경』『물은스스로길을낸다』『길위에서만난사람들』『춘천山이야기』『춘천사는이야기』『작가의뜰』등과콩트집『식인의나라』『장난전화거는남자를골려준남자』『우리시대의온달』등이있다.
현대문학상(1977),한국문학작가상(1979),대한민국문학상(1980),동인문학상(1980),윤동주문학상(1988),김유정문학상(1990),한국문학상(1996),후광문학상(2000),이상문학상특별상(2003),현대불교문학상(2004),경희문학상(2014),이병주국제문학상(2015),강원도문화상(1990),동곡상(2013)을수상했고,황조근정훈장(2005),보관문화훈장(2018)을수훈했다.
현재대한민국예술원회원,강원대학교명예교수.

목차

출향(出鄕)
술래눈뜨다
이산(離散)
이류(異流)속에서
허허벌판
산넘어강
외등(外燈)

해설|한국근대사의아버지찾기과제|이수형
작가의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출향」「술래눈뜨다」「이산」「이류속에서」「허허벌판」「산넘어강」등여섯편의중단편소설을모은연작소설『길』과중편소설「외등」을한데묶어‘중단편소설전집6’을낸다.

연작소설『길』은해방직전에서부터6ㆍ25전쟁에의해나라가둘로갈라지는동족상잔의비극을유년및청소년기화자의눈을통해그려낸가족사라할수있다.당대,그모든책임이근원과지향성을잃은아버지탓이라는,부권상실시대를이야기하고싶은작의가너무분명해서일까.작품의미학적가치구현에조금소홀했다는반성도크다.그것은정치꾼으로전락한그시대아버지들에대한불신의늪이그만큼깊었다는뜻이다.
그리하여『길』이성장소설의문턱에머물수밖에없었던것도캐릭터보다는과거역사복원으로서의소명같은것,곧그시대사회혼란의디테일묘사에집착한때문일터이다.
현실을넘어서는허구는없다.이쯤에서연작소설『길』이장편에미치지못한미완의작품이라는것을밝혀둔다.이런!분단으로인한실향혹은이산의상처치유로서의대안이될좀볼륨있는마지막작품을구상하고있을때그일이터진것이다.
1963년‘KBS특별생방송,이산가족을찾습니다’의방영이었다.회심의작품구상이한방에날아갔다.작가의상상과허구가현실의적나라한대하드라마,그감동의물결앞에의기소침,온전히글쓰기의신명을잃은것이다.다행히이미발표한연작다섯편이중단편소설로서의독립적형상화에모자람이없다는자부로작품미완의아쉬움을달래기로했다.

중편「외등」은연작『길』보다조금앞서발표한작품으로시대배경이같아어쩌면『길』의마무리이야기가이런것이어도괜찮겠다싶어한데묶긴했지만,어디까지나별개의독립된작품으로읽혔으면하는바람이다.
「외등」은남과북이그러하듯불신과증오로맞서는두마을을배경으로,그갈등해소에마땅한공직자상을생각한작품이다.아울러『길』연작이그러했듯실종된아버지의탈을쓴그시대의파렴치한정치꾼들에대한썩안좋은생각이작품깊숙이깔려있음을부인하지않겠다.”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