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2023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인 김혜진의 「푸른색 루비콘」과 수상 후보작 5편을 함께 실었다.
수상작
김혜진 | 푸른색 루비콘
「푸른색 루비콘」은 사람 사이의 심연을 서늘하게 부조해내면서도 상실과 불모의 시간에 찾아드는 다디단 물 한 잔의 위로와 평화를 외면하지 않는다. 김혜진은 현실의 누추함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얼마간 저 너머에서 건너온 듯한 인물을 단편소설의 여백 안에 무심하게 안착시킨다. 이 작품에는 근대의 소설이 일찌감치 떠나온 구원의 상상력이 공터의 풍경 속에 폐기물의 잔해처럼 희미하게 흩뿌려져 있다. 그것이 공터 천막 마당에 앉은 주인공에게 한 줄기 따뜻한 햇살, 잠깐의 평화로 찾아드는 순간의 감동은 구원의 서사에서 이제 내줄 게 별로 없는 소설이 마지막까지 여투어둔 “아주 사소한” 그러나 꽤 끈덕진 “보상”일지도 모른다. _심사평에서
수상 후보작
김병운 |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어떤 사람에게 산다는 것은 사라지는 과정이다. 살아 있으나 죽은 것과 다르지 않은 삶. 김병운이 힘들게 추적하는 이 삶의 풍경은 지나치게 범속해서 오히려 놀랍고 그래서 더 기이하게 우리를 심문한다. 그들이 우리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김이정 | 만유당
월북한 피붙이의 돌연한 등장은 한때 상투적인 이야기 소재였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런 일은 발생하고 있는데, 물론 그런 사건이 놓여 있는 맥락은 이전과는 완연히 다르다. 김이정의 이 소설은 오랜 세월 전에 월북하여 죽은 줄 알았던 부친의 출현이라는 다소 상투적인 소재를 다시 들고 왔으면서도 그 문제를 ‘불편한 공생’이라는 차원에서 처리하는 의외의 시각을 보여준다. _김경수(문학평론가)
전성태 | 조용한 생활
나날이 시대가 급변한다고 해도 지방 소도시의 삶은 그곳 특유의 역사의 두께가 만만치 않은 탓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관성에 의해 굴러가는 것이 사실이다. 전성태의 「조용한 생활」은 반세기 전 벌어졌던 역사적 상처 속에서 현재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 같은 또 하나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역사를 다시금 상기토록 한다. _김경수(문학평론가)
조경란 | 검은 개 흰 말
「검은 개 흰 말」은 삶의 곳곳에 도사린 위험과 불안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 자기 집 욕실에 갇힌 인물과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안전 안내 문자, 목줄이 풀린 검은 개 등 여러 징후적 이미지들이 인간의 조건을 사유하게 한다. 그리하여 불안이 극복해야 할 장애가 아니라 거주해야 할 집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끌고 간 것이 이 소설의 성취다. _이승우(소설가)
최은영 | 이모에게
할머니와 엄마에 이어 이번에는 이모다. 최은영이 재현하는 우리 주변 여성의 역사는 고단하고 신산하지만 언제나 자존을 잃지 않는다. 더 어려운 처지의 여성과 유대하기를 잊지 않는다. 이들의 삶이 별처럼 반짝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주관 : 김유정기념사업회
▶심사위원 : 이승우, 김경수, 신수정, 정홍수
수상작
김혜진 | 푸른색 루비콘
「푸른색 루비콘」은 사람 사이의 심연을 서늘하게 부조해내면서도 상실과 불모의 시간에 찾아드는 다디단 물 한 잔의 위로와 평화를 외면하지 않는다. 김혜진은 현실의 누추함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얼마간 저 너머에서 건너온 듯한 인물을 단편소설의 여백 안에 무심하게 안착시킨다. 이 작품에는 근대의 소설이 일찌감치 떠나온 구원의 상상력이 공터의 풍경 속에 폐기물의 잔해처럼 희미하게 흩뿌려져 있다. 그것이 공터 천막 마당에 앉은 주인공에게 한 줄기 따뜻한 햇살, 잠깐의 평화로 찾아드는 순간의 감동은 구원의 서사에서 이제 내줄 게 별로 없는 소설이 마지막까지 여투어둔 “아주 사소한” 그러나 꽤 끈덕진 “보상”일지도 모른다. _심사평에서
수상 후보작
김병운 |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어떤 사람에게 산다는 것은 사라지는 과정이다. 살아 있으나 죽은 것과 다르지 않은 삶. 김병운이 힘들게 추적하는 이 삶의 풍경은 지나치게 범속해서 오히려 놀랍고 그래서 더 기이하게 우리를 심문한다. 그들이 우리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김이정 | 만유당
월북한 피붙이의 돌연한 등장은 한때 상투적인 이야기 소재였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런 일은 발생하고 있는데, 물론 그런 사건이 놓여 있는 맥락은 이전과는 완연히 다르다. 김이정의 이 소설은 오랜 세월 전에 월북하여 죽은 줄 알았던 부친의 출현이라는 다소 상투적인 소재를 다시 들고 왔으면서도 그 문제를 ‘불편한 공생’이라는 차원에서 처리하는 의외의 시각을 보여준다. _김경수(문학평론가)
전성태 | 조용한 생활
나날이 시대가 급변한다고 해도 지방 소도시의 삶은 그곳 특유의 역사의 두께가 만만치 않은 탓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관성에 의해 굴러가는 것이 사실이다. 전성태의 「조용한 생활」은 반세기 전 벌어졌던 역사적 상처 속에서 현재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그림자 같은 또 하나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역사를 다시금 상기토록 한다. _김경수(문학평론가)
조경란 | 검은 개 흰 말
「검은 개 흰 말」은 삶의 곳곳에 도사린 위험과 불안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다. 자기 집 욕실에 갇힌 인물과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안전 안내 문자, 목줄이 풀린 검은 개 등 여러 징후적 이미지들이 인간의 조건을 사유하게 한다. 그리하여 불안이 극복해야 할 장애가 아니라 거주해야 할 집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끌고 간 것이 이 소설의 성취다. _이승우(소설가)
최은영 | 이모에게
할머니와 엄마에 이어 이번에는 이모다. 최은영이 재현하는 우리 주변 여성의 역사는 고단하고 신산하지만 언제나 자존을 잃지 않는다. 더 어려운 처지의 여성과 유대하기를 잊지 않는다. 이들의 삶이 별처럼 반짝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_신수정(문학평론가)
▶주관 : 김유정기념사업회
▶심사위원 : 이승우, 김경수, 신수정, 정홍수
푸른색 루비콘 : 2023 제17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