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가십, 그리고 언어의 진화

그루밍, 가십, 그리고 언어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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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의 저자인 로빈 던바의 독창성은 그러니까 기왕 학자들 사이에서 마치 공준되다시피 정설로 군림해왔던 전달 언어의 기능성을 약화시키고 ‘가십’ 언어의 기능성을 강조한 데 있다. 그리고 인류학자, 영장류 학자로서 그는 ‘가십’ 언어의 기능이 원초적으로 ‘그루밍’ 기능으로부터 발원했다고 보며, 그런 경로로 ‘언어의 진화’가 이루어져 왔다고 본다. 이 책의 제목이 『그루밍, 가십, 그리고 언어의 진화』로 주어진 것은 그런 연유에서인 것이다.
저자는 ‘그루밍’과 ‘가십’을 직접적으로 연관시켜 언어의 기원 문제를 설명하는 입장이며, 이 문맥 속에서 ‘그루밍’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집단적 연대를 강화하는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같은 문맥에서 ‘가십’ 언어 역시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연대의 강화와 확대를 위한 기능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사회적 연대의 강화와 확대가 좋은 말, 즉 친교적 언어를 통해서만 이룩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 속엔 늘, 특히 집단이 커질수록 ‘무임승차자(free-rider)’ 유의 인물들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또 많아지기 마련이라는 조건이 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회가 안정적으로 자기 보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자’의 축출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결국 ‘가십’ 언어의 기능이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게 저자의 가설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매개 가설로 작용하는 것 중 하나가 ‘마키아벨리 지능 가설’이다. 지능이 높아지고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회 지능의 필요와 기능이 커지게 되고 이에 따라 영장류와 유인원, 그중에도 사람과에 속하는 유인원의 뇌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지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마키아벨리적 지능 가설’이 설명하는 ‘사회 지능’의 구체적 기능과 성격은 무엇인가? 이 이론적 가설의 출발은 수효가 많은 원숭이 집단과 유인원 종들에 밀려 삼림 끝 평원 지역으로까지 밀려나게 된 인류의 조상들이 맹수의 포식자들로부터 자신들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개체수준에서는 몸체를 키우고 또 집단 차원에서는 집단의 크기를 키울 필요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조건과 관련된다. 이 중에서도 중요한 문제는 역시 집단의 크기 확대의 요구와 관련된다. 맹수들의 습격으로부터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 집단의 크기를 키워 대응한다는 것은 당연한 대처가 될 터인데, 이렇게 되면 사회적, 집단적 삶의 복잡화가 초래된다. 원숭이들이 하는 것처럼 ‘그루밍’ 형식을 통하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집단 내부의 연대 강화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루밍 관계가 부부관계처럼 폐쇄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연대 관계를 통해 상호 교환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집단의 규모 확대와 함께 ‘그루밍’에 소요되는 시간이 과잉 투자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던바 교수는 바로 이런 이유로 인간 사회에 출현하게 된 것이 ‘언어’라고 본다. 요컨대 ‘그루밍’을 대신하는 것으로서 효율적으로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제가 ‘언어’로 주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

로빈던바

저자:로빈던바(RobinDunbar)
리버풀대학심리학과교수,런던대학생물인류학과교수를지냈고,현재는옥스퍼드대학에있다.옥스퍼드대학에서철학과심리학을전공했다.브리스톨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한후,케임브리지와리버풀,그리고스톡홀름대학에서연구경력을쌓았다.
주된연구관심분야는‘마음(mind)’의진화,그리고인간과비인간영장류의사회시스템에관련된것이다.동부와서부아프리카지역에서원숭이와영양(antelope)류에대한현장연구를수행했으며,스코틀랜드지역에서는야생염소에대해서도연구했다.정기적으로라디오와텔레비전의과학프로그램에출연하고,다수의대중과학지에기고하고있다.『과학세계의곤란함(TheTroublewithScience)』으로널리명성을얻은바있다.

역자:한형구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문학박사.서울시립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역임.동경대비교문학연구실,미국USC,독일본대학,중국대련외대방문학자를지냈다.2006년제17회팔봉비평문학상을수상했다.저서로『전환기의사회와문화』『합리주의의문턱에서』『한국근대문학의탐구』『구텐베르크수사들』『내마음속의한국문학』『한국근대문예비평사절요』『한국근대문학과민족―국가담론자료집』『비평에스프리의영웅들,혹은그퇴행』등이있다.

목차


감사의말

1장말하는두뇌:그루밍에서언어로!
2장사회적삶의혼돈,그어질머리속에서
3장충실성과연대
4장두뇌,집단,그리고진화
5장기계속의유령(마음)
6장안개속처럼희미한시간의강줄기거슬러서
7장최초의언어
8장바벨탑신화,바벨의유산
9장삶속의이런저런의례,또는습속들
10장진화의상흔

옮긴이의말책이나오기까지―‘역자해제’를겸하여

출판사 서평

추천사

저자는여성들은인류의진화과정에서필수적인존재였을뿐만아니라,실제로그중심적인동인이었다는주장을펼친다.저자에게여성은언어를창조하고그것을발전시켜사회를결속시킨주요존재로파악된다.그런뜻에서그에게‘가십’은게으른한담의행위가아니다.사회를직조하는결정적인씨실,날실과같은기제인것이다.던바의이책속에는그밖에도독자를빨려들게하는많은이야기들이있다.이론과대중성사이의균형을놓치지않으면서그이야기들을우아하게펼쳐나가는솜씨는과연명불허전이다.
―머렉콘,『인종전시장(TheRaceGallery)』저자

매우흥미로운이론이다.언어는사냥꾼남편들이더효율적으로일하기위해서가아니라그들의아내들이서로한담하며협력하기위해만들어졌다는것이다.
―나이젤호크스,『더타임스』과학편집자

언어를사용하는영장류가되기까지인간에대한매혹적이면서도매우잘짜여진설명.
―『고급교양교육제공지(TimesHigherEducationSuppl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