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황혼을 통과한 자의 시선으로 문학의 전성시대에 보내는
뒤늦은 애도이자 역사화
뒤늦은 애도이자 역사화
이 책에서 논의의 방점은 이른바 4・19세대 문학에 찍혀 있다. 하지만 부제인 ‘혁명 이후의 한국문학’은 흔히 4・19세대로 일컫는 김승옥, 이청준, 박태순 같은 새로운 세대의 문학은 물론이고 최인훈, 손창섭, 이호철 같은 그 전세대의 문학까지 포괄한다. 이들의 문학에는 5・16 이후 박정희 지배체제에 의해 질식되고 스러져가는 혁명의 기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붙들려는 분투가 있었고, 억압적인 사회를 어떻게든 살아내는 자율적인 개인과 문학의 존재 방식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있었다. 그들은 말을 통제하는 권력의 감시와 억압의 시선에 짓눌리고 움츠러들면서도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많은 경우 회의와 좌절, 체념과 허무, 권태와 우울, 무력감과 냉소주의가 이들의 문학을 지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각자 저마다의 언어와 형식으로 괴물 같은 시대와 싸우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싸움의 흔적을 추적한 기록이다.
1부는 ‘문학의 정치’라는 타이틀로 (당대에 스스로를 65년 세대라 지칭했던) 4・19세대 문학의 언어와 형식을 만들어나간 정신구조의 해명에 초점을 맞췄다. 4・19세대 문학에서 전쟁의 트라우마와 질식된 혁명의 기억이 그들의 내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면서 그들 문학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갔는지가 큰 맥이다. 이 책의 관점은 4・19세대 문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정전화(正典化)는 물론 부당한 평가 절하를 모두 멀리한다. 그들의 문학에서 4・19혁명이 갖는 의미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특권화하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1부에서는 그런 관점에서 주어진 현실을 승인하고 문학에서 정치를 분리해내는 그들 문학의 논리가 어떻게 자기 세대 문학의 가치를 혁명의 지속 불가능성 위에 정초하는지, 또 그 비정치적 제스처가 어떻게 역설적이게도 또 다른 정치성의 차원과 만나게 되는지를 그들 문학의 실상에 밀착해 헤아려보았다. 그런 가운데 정치와 탈정치의 분열과 모순으로 흔들리며 저개발 모더니티에 대응하는 문학의 고유한 자리를 확보해나갔던 4・19세대 문학의 내면풍경의 지도가 여기서 세세히 그려질 것이다.
2부 ‘증상과 성찰’에서는 최인훈, 김승옥, 이청준의 소설을 중심으로 이들 소설에 나타나는 신경증적 주체/언어의 증상과 이를 둘러싼 자기 성찰의 의미와 맥락을 밝혔다. 이들의 소설은 지배권력의 억압과 강제에 맞닥뜨려 회피와 자기은폐, 자기기만의 가면을 쓰고라도 무력한 개인의 가치를 옹호하고 문학의 자리를 지켜내려 했던 시도였다. 자기만의 어법과 형식으로 혁명 이후 반혁명과 파행적 근대화의 대세에 저항하는 내면의 윤리와 문학의 권능을 펼쳐 보인 그들의 글쓰기에 대한 심문과 나름의 해석을 담았다.
3부 ‘거룩한 속물들’에서는 주로 박태순, 손창섭, 이호철 등의 소설이 그려냈던 후진 저개발 모더니티의 자의식, 그리고 그 속에서 현실에 속고 영합하거나 분열하고 일탈하는 속물들의 행방을 추적했던 그들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분석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들 작가의 소설에서, 우리는 혁명이 어떻게 내면화되면서 문학적 모더니티를 구축하는 데 보이지 않는 원인이자 동력으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부는 ‘문학의 정치’라는 타이틀로 (당대에 스스로를 65년 세대라 지칭했던) 4・19세대 문학의 언어와 형식을 만들어나간 정신구조의 해명에 초점을 맞췄다. 4・19세대 문학에서 전쟁의 트라우마와 질식된 혁명의 기억이 그들의 내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면서 그들 문학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갔는지가 큰 맥이다. 이 책의 관점은 4・19세대 문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정전화(正典化)는 물론 부당한 평가 절하를 모두 멀리한다. 그들의 문학에서 4・19혁명이 갖는 의미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특권화하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1부에서는 그런 관점에서 주어진 현실을 승인하고 문학에서 정치를 분리해내는 그들 문학의 논리가 어떻게 자기 세대 문학의 가치를 혁명의 지속 불가능성 위에 정초하는지, 또 그 비정치적 제스처가 어떻게 역설적이게도 또 다른 정치성의 차원과 만나게 되는지를 그들 문학의 실상에 밀착해 헤아려보았다. 그런 가운데 정치와 탈정치의 분열과 모순으로 흔들리며 저개발 모더니티에 대응하는 문학의 고유한 자리를 확보해나갔던 4・19세대 문학의 내면풍경의 지도가 여기서 세세히 그려질 것이다.
2부 ‘증상과 성찰’에서는 최인훈, 김승옥, 이청준의 소설을 중심으로 이들 소설에 나타나는 신경증적 주체/언어의 증상과 이를 둘러싼 자기 성찰의 의미와 맥락을 밝혔다. 이들의 소설은 지배권력의 억압과 강제에 맞닥뜨려 회피와 자기은폐, 자기기만의 가면을 쓰고라도 무력한 개인의 가치를 옹호하고 문학의 자리를 지켜내려 했던 시도였다. 자기만의 어법과 형식으로 혁명 이후 반혁명과 파행적 근대화의 대세에 저항하는 내면의 윤리와 문학의 권능을 펼쳐 보인 그들의 글쓰기에 대한 심문과 나름의 해석을 담았다.
3부 ‘거룩한 속물들’에서는 주로 박태순, 손창섭, 이호철 등의 소설이 그려냈던 후진 저개발 모더니티의 자의식, 그리고 그 속에서 현실에 속고 영합하거나 분열하고 일탈하는 속물들의 행방을 추적했던 그들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분석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들 작가의 소설에서, 우리는 혁명이 어떻게 내면화되면서 문학적 모더니티를 구축하는 데 보이지 않는 원인이자 동력으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와 혁명 : 혁명 이후의 한국문학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