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혁명 : 혁명 이후의 한국문학

언어와 혁명 : 혁명 이후의 한국문학

$22.00
Description
황혼을 통과한 자의 시선으로 문학의 전성시대에 보내는
뒤늦은 애도이자 역사화
이 책에서 논의의 방점은 이른바 4・19세대 문학에 찍혀 있다. 하지만 부제인 ‘혁명 이후의 한국문학’은 흔히 4・19세대로 일컫는 김승옥, 이청준, 박태순 같은 새로운 세대의 문학은 물론이고 최인훈, 손창섭, 이호철 같은 그 전세대의 문학까지 포괄한다. 이들의 문학에는 5・16 이후 박정희 지배체제에 의해 질식되고 스러져가는 혁명의 기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붙들려는 분투가 있었고, 억압적인 사회를 어떻게든 살아내는 자율적인 개인과 문학의 존재 방식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있었다. 그들은 말을 통제하는 권력의 감시와 억압의 시선에 짓눌리고 움츠러들면서도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많은 경우 회의와 좌절, 체념과 허무, 권태와 우울, 무력감과 냉소주의가 이들의 문학을 지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각자 저마다의 언어와 형식으로 괴물 같은 시대와 싸우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싸움의 흔적을 추적한 기록이다.
1부는 ‘문학의 정치’라는 타이틀로 (당대에 스스로를 65년 세대라 지칭했던) 4・19세대 문학의 언어와 형식을 만들어나간 정신구조의 해명에 초점을 맞췄다. 4・19세대 문학에서 전쟁의 트라우마와 질식된 혁명의 기억이 그들의 내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면서 그들 문학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갔는지가 큰 맥이다. 이 책의 관점은 4・19세대 문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정전화(正典化)는 물론 부당한 평가 절하를 모두 멀리한다. 그들의 문학에서 4・19혁명이 갖는 의미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특권화하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1부에서는 그런 관점에서 주어진 현실을 승인하고 문학에서 정치를 분리해내는 그들 문학의 논리가 어떻게 자기 세대 문학의 가치를 혁명의 지속 불가능성 위에 정초하는지, 또 그 비정치적 제스처가 어떻게 역설적이게도 또 다른 정치성의 차원과 만나게 되는지를 그들 문학의 실상에 밀착해 헤아려보았다. 그런 가운데 정치와 탈정치의 분열과 모순으로 흔들리며 저개발 모더니티에 대응하는 문학의 고유한 자리를 확보해나갔던 4・19세대 문학의 내면풍경의 지도가 여기서 세세히 그려질 것이다.
2부 ‘증상과 성찰’에서는 최인훈, 김승옥, 이청준의 소설을 중심으로 이들 소설에 나타나는 신경증적 주체/언어의 증상과 이를 둘러싼 자기 성찰의 의미와 맥락을 밝혔다. 이들의 소설은 지배권력의 억압과 강제에 맞닥뜨려 회피와 자기은폐, 자기기만의 가면을 쓰고라도 무력한 개인의 가치를 옹호하고 문학의 자리를 지켜내려 했던 시도였다. 자기만의 어법과 형식으로 혁명 이후 반혁명과 파행적 근대화의 대세에 저항하는 내면의 윤리와 문학의 권능을 펼쳐 보인 그들의 글쓰기에 대한 심문과 나름의 해석을 담았다.
3부 ‘거룩한 속물들’에서는 주로 박태순, 손창섭, 이호철 등의 소설이 그려냈던 후진 저개발 모더니티의 자의식, 그리고 그 속에서 현실에 속고 영합하거나 분열하고 일탈하는 속물들의 행방을 추적했던 그들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분석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들 작가의 소설에서, 우리는 혁명이 어떻게 내면화되면서 문학적 모더니티를 구축하는 데 보이지 않는 원인이자 동력으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영찬

저자:김영찬
문학평론가.계명대학교교수.저서로『근대의불안과모더니즘』『비평극장의유령들』『비평의우울』『문학이하는일』『명작은시대다』,역서로『근대성의젠더』『성관계는없다』(공역)가있다.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팔봉비평문학상수상.

목차


프롤로그혁명의기억

1부문학과정치
1장혁명,언어,젊음:4·19의불가능성과4·19세대문학
2장4·19세대문학의정치와탈정치
3장만들어진기원과문학적주체성의변증법
4장전쟁의기억과귀환하는트라우마

2부증상과성찰
1장예술의공포와소설의운명
2장식민(植民)의성찰,고통의유희
3장자기기만의현상학
4장‘서울살이’의임상심리보고서1966
5장격자소설의정치적(무)의식
6장말할수없는증상과진실의상상

3부거룩한속물들
1장분열하는속물들,사건의기억
2장뒷골목방랑자의서울편력과이야기의발견
3장성공의로망스와환멸의성장
4장속물의고고학

출판사 서평

황혼을통과한자의시선으로문학의전성시대에보내는
뒤늦은애도이자역사화

이책에서논의의방점은이른바4·19세대문학에찍혀있다.하지만부제인‘혁명이후의한국문학’은흔히4·19세대로일컫는김승옥,이청준,박태순같은새로운세대의문학은물론이고최인훈,손창섭,이호철같은그전세대의문학까지포괄한다.이들의문학에는5·16이후박정희지배체제에의해질식되고스러져가는혁명의기억을자기만의방식으로붙들려는분투가있었고,억압적인사회를어떻게든살아내는자율적인개인과문학의존재방식에대한반성적성찰이있었다.그들은말을통제하는권력의감시와억압의시선에짓눌리고움츠러들면서도말하기를멈추지않았다.많은경우회의와좌절,체념과허무,권태와우울,무력감과냉소주의가이들의문학을지배하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그들은각자저마다의언어와형식으로괴물같은시대와싸우고있었다.이책은그싸움의흔적을추적한기록이다.
1부는‘문학의정치’라는타이틀로(당대에스스로를65년세대라지칭했던)4·19세대문학의언어와형식을만들어나간정신구조의해명에초점을맞췄다.4·19세대문학에서전쟁의트라우마와질식된혁명의기억이그들의내면에서어떻게작동하면서그들문학의정체성을만들어나갔는지가큰맥이다.이책의관점은4·19세대문학에대한무비판적인정전화(正典化)는물론부당한평가절하를모두멀리한다.그들의문학에서4·19혁명이갖는의미를지나치게단순화하거나특권화하는시각도마찬가지다.1부에서는그런관점에서주어진현실을승인하고문학에서정치를분리해내는그들문학의논리가어떻게자기세대문학의가치를혁명의지속불가능성위에정초하는지,또그비정치적제스처가어떻게역설적이게도또다른정치성의차원과만나게되는지를그들문학의실상에밀착해헤아려보았다.그런가운데정치와탈정치의분열과모순으로흔들리며저개발모더니티에대응하는문학의고유한자리를확보해나갔던4·19세대문학의내면풍경의지도가여기서세세히그려질것이다.
2부‘증상과성찰’에서는최인훈,김승옥,이청준의소설을중심으로이들소설에나타나는신경증적주체/언어의증상과이를둘러싼자기성찰의의미와맥락을밝혔다.이들의소설은지배권력의억압과강제에맞닥뜨려회피와자기은폐,자기기만의가면을쓰고라도무력한개인의가치를옹호하고문학의자리를지켜내려했던시도였다.자기만의어법과형식으로혁명이후반혁명과파행적근대화의대세에저항하는내면의윤리와문학의권능을펼쳐보인그들의글쓰기에대한심문과나름의해석을담았다.
3부‘거룩한속물들’에서는주로박태순,손창섭,이호철등의소설이그려냈던후진저개발모더니티의자의식,그리고그속에서현실에속고영합하거나분열하고일탈하는속물들의행방을추적했던그들문학의현재적의미를분석했다.이책에서다루는이들작가의소설에서,우리는혁명이어떻게내면화되면서문학적모더니티를구축하는데보이지않는원인이자동력으로작용했는지를확인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