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여는 옷가게 (캐나다에서 자영업자로 살기)

아침 7시에 여는 옷가게 (캐나다에서 자영업자로 살기)

$15.00
Description
먹물 이민자의 캐나다 자영업 생존기
하루에 두 번 이상 마네킹 옷을 갈아입힌다
“우리 가게는 아침저녁으로 쇼윈도 마네킹 옷을 갈아입힌다. 하루 최소 두 번 이상이다. 디스플레이가 손님을 끄는 중요한 요소라고 하는데, 지하철 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가게로 말하자면 마네킹 옷을 하루 두 번, 세 번 갈아입히는 것만큼 효과적인 디스플레이는 없다. 출근길 옷과 퇴근길 옷이 매번 다르면, 손님 눈에는 가게가 늘 새로워 보인다. 새로운 물건이 매일같이 들어오니 가능한 일이다. 옷가게가 갖는 최상의 이미지는 손님들로 하여금 “저 가게에 가면 항상 ‘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아침 7시에 여는 옷가게』는 캐나다에서 20여 년 동안 옷가게를 운영한 자영업자의 ‘직업 인생 비망록’이다. 이 책에는 한국에서 1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다 2002년 캐나다로 이주한 저자 성우제의 갖가지 직업 체험담이 담겨 있다. 정착을 위해 가장 먼저 ‘헬퍼(최저 시급 아르바이트)’ 일에 뛰어든 저자는 점심 시간마다 토론토 곳곳의 회사로 100인분의 샌드위치를 배달하기도 했고, 베이커리 카페에서 중노동에 가까운 제빵 일을 하며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몸이 고꾸라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자신만의 샌드위치 가게를 개업하기도 하지만 8개월 만에 그만둔다. 가게 일을 하면서 느낀 체력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그 후 저자는 캐나다 동포신문에서 기자 일을 하며 베테랑 이민 자영업자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만의 옷가게를 열어 자리를 잡는 데에 성공했다. 2000년대 초, ‘이민 붐’이 일었던 당시의 캐나다 생활 이야기부터 20여 년이 지난 2025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책 속에는 저자가 겪어온 그 세월의 조각들이 쇼윈도 행거의 ‘뉴’, 신상품처럼 보기 좋게 가지런히 걸려 있다.

저자

성우제

저자:성우제
경북상주에서태어났고초등학교4학년때부터서울에서자랐다.대학졸업후불문학연구자가되고싶어대학원에진학해석사논문을썼다.유학자금을벌생각으로어쩌다시작하게된기자생활에맛이들려,논문은안쓰고기사만썼다.박사공부는자연스럽게포기했다.1989년창간멤버로입사한시사주간지‘원(原)『시사저널』’(『시사IN』전신)이한국에서일했던처음이자마지막직장이다.기자생활13년동안주로문화부에배속되어,문학·미술·음악·연극등영화를제외한거의모든예술장르를담당했다.2002년4월직장을그만두고5월에캐나다로이주했다.

캐나다에와서는4년을준비하고2006년부터옷가게를본격적으로운영하기시작했다.자영업에종사하면서밥벌이를하는한편으로한국의일간지·시사주간지·미술전문지등에줄곧기고해왔다.옛동료들이잊지않고청탁을해준덕분이다.창작물도더러썼다.그런글로한국에살때에는한번도받은적없는문학상(재외동포문학상소설부문대상및산문부문우수상)을두번받았다.

캐나다에살러온이후단행본을여섯권펴냈다.이민초기캐나다살이를이야기한『느리게가는버스』,한국커피장인들을인터뷰해서엮은『커피머니메이커』,한국의외씨버선길과제주올레길완주기『외씨버선길』『폭삭속았수다』,내스승들에관해적은『딸깍열어주다』,‘경계인의삶’을사는이민자의생각과전반적인생활상을소개한『캐나다에살아보니한국이잘보이네』등이다.

목차

책머리에7

1부지금도자문하며놀란다.“왜캐나다에살러왔지?”11
2부샌드위치가게를만나다39
3부아침7시에여는옷가게119
4부‘신데렐라’한국을실감하다187

못다한이야기225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토론토에서옷가게를시작한지20년이지났다.내인생에서밥벌이를가장오래하고있는직장이바로지금운영하고있는가게이다.엊그제나와전화통화를한토론토동포신문의한기자는나를‘기자님’이라고불렀다.학교를졸업하고처음이자마지막으로했던직장생활기간은13년이었다.자영업자로서보낸시간이(준비기간을합쳐)올해로23년이니,직업인으로말하자면나는기자보다는자영업자혹은소상인으로불리는것이더정확하다(명칭은대체로‘사장님’이다).
---p.7

당시한국에이민붐이일었던만큼온라인이민사이트도여럿있었다.나같은이민희망자뿐만아니라캐나다에살러간지얼마되지않은사람들이모여정보를주고받고있었다.캐나다에먼저간사람들은“캐나다는다비싸니까신던슬리퍼도가져오라”고조언했다.캐나다살이가짧아서그랬는지는몰라도그들의엄살은좀심한편이었다.벌이는없는데돈은펑펑쓰게되니한푼이라도아끼자는뜻에서그런말을했을것이다.
---p.14

이민수속대행업자의말은거침이없었다.그의말을요약하자면캐나다는세계에서가장살기좋은나라이자‘천국’에가까운곳이었다.말이좀허황되다싶으면서도,귀에들어오는몇가지내용이있었다.
우선,장애인처우나교육에대해서는한국보다훨씬나을것같았다.그의말이아니더라도캐나다국가이미지만으로도어느정도는짐작할수있는내용이었다.다음은,기술도돈도없는나같은문과출신기자도이민이가능하다고했다.IT기술자들을빨리받아들이려고캐나다가이민문호를활짝열어젖혔다는말은그이한테서처음들었다.
---p.22

“커피와빵을파는가게를하고싶은데요,당장시작할것은아니고일단헬퍼로일하면서배울생각입니다.”
이민선배들이내말을어떻게받아들일까속으로조금걱정되기도했다.‘겨우헬퍼나하려고그좋은직장그만두고왔나?’‘대책없이무작정왔구만’하고생각하는사람도있을것같았다.그런데선배님들은너나할것없이호의적인반응을보였다.“오,그래?아주좋은생각이야.이민생활은그렇게시작하면되는거야.걱정안해도되겠네.”그런소리들을들으니갑자기힘이생겨났다.
---pp.32-33

나는자영업베테랑들을일부러많이찾아다녔다.그들이들려준이야기는내게도유익했지만,그렇게해서작성한기사는한국에서온다른초기이민자들에게도두루도움이되었을것이다.‘새로온이민자들을돕겠다’며나같은사람들한테돈을투자하라고권유하는유력인사도있었는데,수십년간자영업자로살아온이민선배들은그런일을경계하라고넌지시알려주기도했다.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