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여인들

낙엽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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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나라 최초로 소개되는
빛과 낙엽의 시인 구르몽의 소설”
〈낙엽〉의 작가 레미 드 구르몽이 ‘사랑의 빛깔(色)로 여자의 심리를 분석한 샴페인 맛 같은 단편소설 모음집
“소설은 시 이외의 미학美學에서는 절대로 성립할 수 없다. 최초의 소설은 시로 쓰였다. 프랑스 초기의 소설은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시였다. 한참 후에 많은 독자의 게으른 마음과 무지한 사람의 흥미에 맞추기 위해 산문散文으로 옮겨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뿌리에서 볼 때, 소설은 어떤 기품의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는데, 그가 글 쓰는 일에 관여했다면, 그 가능성을 작가 자신에게서 찾아내야 할 것이다.”
플로베르는 ‘산문은 리듬을 주면서 역사나 서사시를 쓰는 것처럼 일상생활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을 잘 생각해 보면, 나는 플로베르가 시적 산문을 쓰지 않을 수 없으며, 그 미美는 말과 리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리듬으로밖에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 과장하고 있음을 알았다.
보잘것없는 재주란 없다. 한낱 기사에 불과해도 짧은 무용을 펼치게 할 만한 리듬을 줄 수만 있다면,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 리듬을 찾으면 모든 것은 잘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관념이 리듬의 움직임과 한 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는 실이나 명주 올은 노고를 하는 수고로움을 거의 가하지 않더라도 뜨개질을 완성하는 이유와 같다.
나는 콩트는 특수한 상태를 요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쓰기 위해서는 작가에게 행복하다는 환각이 조금은 필요한 것 같다. 그렇듯 밝은 오후가 더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행복하다는 감정은 꽃을 즐기고 사랑스러운 여인들이나 누군가의 눈빛을 즐기는 것과 같다. 그때 사람들의 움직임을 아주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다.
여러분이 읽으려는 작품 속의 모든 인물은, 단숨에 구상하여 쓴 것들이다. 따라서 때로는 숨찰 때도 있다.
그리하여 다음 날로 넘기면, 작품은 아무것도 아니다. 꿈이 한낮의 일을 망치는 것과 같다.
나는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는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이러한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작품 분석은 분수가 예고 없이 종이 위에 흘러내린 돌연한 사건과 같다.
리듬이 그의 마음속에서 노래하는 한, 한 작품의 주인인 나는 작품에 충실했을 뿐이다.
작품의 타락은 문장의 구성이나 조화와 이성理性의 판단으로 내세來世를 믿지 않은 사람들이 진리라 부르는 것에 대하여 희생했을 때만 비롯되는 것이다.
참된 시인이나 학자는 괴테와 같이 ‘시’와 ‘현실’을 화해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더구나 ‘시’가 ‘현실’의 딸인 만큼 더욱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 끝에 부록으로 구르몽의 시집 《시몬》을 엮었다.
구르몽은 1892년 나이 서른네 살 때 《시몬》이라는 시집을 펴냈다. 이 시집에는 1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었는데, 전편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하여 꾸며 펴낸다는 데 큰 의의를 두었다.
저자

레미드구르몽

(RemydeGourmont,1858~1915)

프랑스의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상징파의잡지〈메르퀴르드프랑스(MercuredeFrance)〉를창간하였으며,비평과미학에커다란공적을남겼다.
그는상징주의의이론가일뿐아니라,자유로운입장에서세련된취미와학식을가지고시와소설,평론을썼다.
노르망디명문출신으로,예부터인쇄업에종사해온가문에서태어났으며,젊은시절낭창이라는피부병에걸려얼굴등신체가손상되자외부출입을스스로극도로삼가고자기만의깊은고독에빠져실의의나날을보냈다.
그의대표적상징시〈낙엽〉은지금도전세계인이널리애송하고있다.
시집《시몬》
소설《룩셈부르크의하룻밤》
《색,낙엽의여인들》
《여자의꿈》
서간집《아마조네스에게보낸숨겨둔편지》
평론집《프랑스어의미학》
《문학산책》

목차

이책을읽는분을위하여/4

노란색/11
검은색/19
흰색/27
파란색/39
자주색/57
빨간색/69
녹색/77
붉은자주색/87
103/분홍색
111/진홍색
123/연보라색
131/라일락
139/오렌지
151/불행한꽃
155/음탕에의길
159/·부록·구르몽시집[시몬]

181/구르몽의작품세계

출판사 서평

“소설은시이외의미학美學에서는절대로성립할수없다.최초의소설은시로쓰였다.프랑스초기의소설은누구나아는바와같이시였다.한참후에많은독자의게으른마음과무지한사람의흥미에맞추기위해산문散文으로옮겨바꾼것에지나지않는다.이러한뿌리에서볼때,소설은어떤기품의가능성을간직하고있는데,그가글쓰는일에관여했다면,그가능성을작가자신에게서찾아내야할것이다.”

플로베르는‘산문은리듬을주면서역사나서사시를쓰는것처럼일상생활을쓰지않으면안된다’라고말한다.그러나이것을잘생각해보면,나는플로베르가시적산문을쓰지않을수없으며,그미美는말과리듬이가장중요하기때문에리듬으로밖에만들수없다는생각에조금과장하고있음을알았다.

보잘것없는재주란없다.한낱기사에불과해도짧은무용을펼치게할만한리듬을줄수만있다면,한편의시가될수있다.리듬을찾으면모든것은잘이끌어갈수있기때문이다.왜냐하면관념이리듬의움직임과한몸이될수있기때문이다.그것은가는실이나명주올은노고를하는수고로움을거의가하지않더라도뜨개질을완성하는이유와같다.

나는콩트는특수한상태를요구하는작품이라고생각한다.그것을쓰기위해서는작가에게행복하다는환각이조금은필요한것같다.그렇듯밝은오후가더잘어울리는작품이다.행복하다는감정은꽃을즐기고사랑스러운여인들이나누군가의눈빛을즐기는것과같다.그때사람들의움직임을아주흥미롭게관찰할수있다.여러분이읽으려는작품속의모든인물은,단숨에구상하여쓴것들이다.따라서때로는숨찰때도있다.그리하여다음날로넘기면,작품은아무것도아니다.꿈이한낮의일을망치는것과같다.

나는작품의내용에대해서조금도마음에두지않는독자여러분들의이해를도우려고이러한변명을하는것이아니다.이러한작품분석은분수가예고없이종이위에흘러내린돌연한사건과같다.리듬이그의마음속에서노래하는한,한작품의주인인나는작품에충실했을뿐이다.작품의타락은문장의구성이나조화와이성理性의판단으로내세來世를믿지않은사람들이진리라부르는것에대하여희생했을때만비롯되는것이다.참된시인이나학자는괴테와같이‘시’와‘현실’을화해시키는방법을알고있다.더구나‘시’가‘현실’의딸인만큼더욱더쉽게이해할수있는것이다.

이책끝에부록으로구르몽의시집『시몬』을엮었다.구르몽은1892년나이서른네살때『시몬』이라는시집을펴냈다.이시집에는11편의시가수록되어있었는데,전편우리나라최초로번역하여꾸며펴낸다는데큰의의를두었다.

『낙엽의여인들』이란제목에서도알수있듯이여자들의사랑의빛깔을낙엽빛깔로채색하여쓴단편소설모음집이다.요약하여표현하자면‘사랑의빛깔(色)’로여자의심리를분석한샴페인맛같은단편소설모음집이다.『색,낙엽의여인들』이라고이름한이단편집에실려있는단편들은한결같이사랑의모습을빛깔로분류하여구성해놓았다.이소설의맨끝자락에붙인산문시「음탕의길」에서는생명이란음탕함에서소모되는것이아니라,그되풀이로영원히계속된다고미화하고있다.

무엇보다도이되풀이된다는사랑의관념은상징주의작가구르몽에게는중요한화두(話頭)였다.대자연속에서생명있는모든만물은반드시한번은생명을얻었다가소멸하므로사람도예외는아니라고말한다.생존과죽음사이에는간격이있으며공허함이있다.이공허함이있기에정신적운동이일어난다.따라서그공허감은무(無)가아니라새로운전개를위한에너지가된다는것이다.이것이바로사랑이라고설명하고있다.그것은마치음악에서의쉼표나시(詩)에서의행간의여백과같아서사람들은사람들의마음의얻게된다는것이다.

그렇다면이작품을쓴구르몽은작가로서의감성을통해작품에서말하고싶었던것은무엇일까?그것은사랑과생명력에대한감성으로서사랑은아름다움,생명은본능적으로삶을누리기위해놀며즐기는것으로발전해간다는것이다.그러므로구르몽이말하는사랑은남성과여성사이에서펼쳐지는에로틱한매듭이며,양자를움직이게하는욕망또는성욕을그의작품전반에걸쳐기술하고있다.

그렇다면사랑은그자체란말인가?말하자면순수한상태의사랑,구르몽이말하는‘벌거숭이사랑(amoutnu)’이란문명사회에서는극히드물며,동물가운데서나동물같은인간사회에서볼수있다는것이다.그러나이책『색,낙엽의여인들』에서는남녀의사랑을빛깔로분류하여가장일반적지만아름답고허전한심리분석으로설정해놓았다.즉사랑이란두실존자,사랑의상대가인간이든,소리(音)이든,빛깔(色)이든,냄새든,간에직접접촉할수있는것이아니면안된다고하는상징주의작가구르몽의작품세계를엿볼수있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