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을 베고 누운 오리

나는 물을 베고 누운 오리

$12.00
저자

엄환섭

저자:엄환섭

1959년경남거창군신원출생

마산창신대문창과졸업

한국문인협회회원

대한창작예술인협회회원

<풀과나무>동인전회장

대한문학세계시부문신인상

영남문협이사

한국문인협회거창지회장

시집

『시를배달해드립니다』(문지사,2007)

『꽃잎되어하늘로가는하루』(문지사,2015)

『호박돌에서하늘낚아라』(문지사,2016)

『진달래꽃말을하고싶어요』(문지사,2018)

『풀과나무에서별을보며』(문지사,2019)

『먼지낀세월사이로별이뜨고』(문지사,2020)

『초록인듯붉은,흰듯검은악의꽃』(문지사,2021)

『풀』(문지사,2022)

목차


시인의말/열번째시집을내면서―4

1
나는물을베고눕는오리

나는물을베고눕는오리―10
안개를지우고나를지우고―12
나와간절한대화―14
캄캄한길에내가서있는꿈―16
의식이엄밀히진행되고있습니다―18
그렇게하지않았으면안됐을것처럼―19
책에관한명상―22
민들레꽃으로살아가기―24
해바라기는어머니얼굴―26
나의장미―28
돌보다더단단한악몽―31
꿈―34
옛날초가에서는―36
오늘의집―38
나무에관해서―40
절개지에서버티는나무처럼―42
만혼별곡―44
망각―46
어떤죽음―48
우울증걸린별―50
별에이름을붙인다면―52

2
빈것을두둔하고싶은날오후

56―빈것을두둔하고싶은말오후
58―얼음냉면먹고싶은날
60―머리카락을보며
61―발바닥
64―자연의사전
66―바람바람바람
69―초록터치
72―젖는다
74―어항속의살롱
76―샤크콜러
78―카이메로
80―누수
82―굴뚝
84―금줄
86―도공
88―달이보이지않는다
90―달마는어디로가고있나
92―삼년상
97―옛날집
98―나무의동면기
100―나무를찾아서
3
산책로에서

산책로에서―104
발자국―106
고목―108
할미꽃―109
나팔꽃―110
경칩무렵―112
요즘여름―114
비―116
소낙비―118
개미떼―120
모기날으신다―122
옥수수―124
풋사과의계절―126
물때―128
강변에모래밭―130
황강위의안개―132
사해에누워―134
야영―136

출판사 서평

[엄환섭의작품세계]
30년시골우편배달을끝낸시인엄환섭의열번째시집『나는물을베고누운오리』

시인엄환섭은자잘한일상사를통해시를만들어낸다.특별한기교도빼어난수사도없다.그런데도그의시는심금을울리는메아리가있다.

이는시적감각이뛰어나기때문이다.이론적으로시를알기전에이미시를감지하고토해놓은감각이라고말할수밖에표현할말이없는현상이다.
그래서엄환섭의시는이론적으로배워서쓰는게아니라감수성이라고하는게합당함을실증한다.

삶의모든걸다내어주고도아쉬워하는어머니의눈빛이담겨있는것이그의시며,시라는말대신봄꽃이라고말하고싶다.이것이엄환섭시인의작품세계다.

30년간엉터리배달부였던시인엄환섭은가시돋힌시를쓰며삶의독거미를키우고있는전생의스님이다.

나는우편물을배달하는엉터리집배원
사람들의요란한마음을배달하며오늘도길을달린다
큰길작은길
사람들마음속에서억척스럽게빠져나오는소리를
집집에부려놓고돌아서면몇방울의웃음과눈물이
내발목을잡고늘어진다.-「엉터리배달원」중에서

시인의말

열번째시집을내면서

눈길을혼자걸어간다
발소리는사라지고발자국만남는다
눈이나인지발자국이나인지하나둘소담하게땅위에쌓이는하얀자취
끝없이자연을순례하는나의삶이마치자연속에서소풍가듯즐거운날즐거운시간에또시를세상에내놓게되었다
모두자연을주제로한이야기들이다
다만시라는말대신에봄꽃이라는말을하고싶다
혹한과얼음을이긴강인한생명력이있는시가단한편이라도있었으면좋겠다
모든걸다내어주고도모자란어머니같은눈빛이자연속에는항상있다
오솔길을걷고숲을지나며물소리를듣고새소리를듣고자연의아름다운열정에들떠읊조린글이단순한서정이라는전통을벗어나새로운형식을만들어보겠다고마음의끝없는세계를다양한느낌으로표현해보겠다고또오기도부리고허상도많이만들었다
하늘땅해달강바다나무풀새소리풀벌레소리점점더내발끝에닿아있다내안의세계와내밖의세계가고립되지않고하나로연결되어가고있다
누구나안과밖이존재하지만하나의자연으로다연결되어있다
하지만아무리사람이자연에심취해도자연의한끄트머리에도닿지못한다
안과밖의세계가조화로운사람들은대립의벽을허물고자연과잘소통하는사람이라생각한다
정신의고향이라는자연속에서자연의향기도자아의향기도느낄수있는시가되면좋겠다
최첨단디지털시대에자연의사진만찍는나는분명현실에는눈을감고사는사람일것이다
그러나나는나의평온함이,나의침잠된영혼이복잡한현실을응시하고있을때보다풀한포기나무한그루새소리물소리를듣고있을때찾아왔다
또그것이나의편안한펜치가되었다
우리가먹고사는벼보리콩고구마감자마늘파등등그작목들조차도디지털시대라고하여필요없진않을것이다
시의발아점이자연을향한노래라면나의이시작업이부질없는짓은아닐것이다
다시한번멈춰섰다가주저앉아수북이쌓인낙엽속에서묵묵히솟아오르는풀꽃들처럼내몸도마음도봄이오는방향쪽으로비스듬히마중나가는중이다
내세울것없는나의이시도한사람한사람독자들이어루만져준다면시에도혼이있어누군가를위로하고괴로운마음을치유하는약이되길꿈꾸면서10집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