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이 사람이라면 사람이 짐승이라면

짐승이 사람이라면 사람이 짐승이라면

$14.00
Description
“엄환섭의 시는 ‘막대 커피’와 같다.”
우편배달부 엄환섭의 열한 번째 시집으로, 그의 시는 향을 잘 내린 커피가 아니라, ‘막대 커피’와 같다.
시를 쓰는 것보다 시를 안 쓰는 것이, 더 어려워서 시를 쓴다는 그는 문득 후둑후둑 떨어지는 잎사귀 소리에 시 한 권을 엮어본다며 열한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저자

엄환섭

저자:엄환섭
1959년경남거창군신원출생
마산창신대문창과졸업
한국문인협회회원
대한창작예술인협회회원
<풀과나무>동인전회장
대한문학세계시부문신인상
경남예술인상수상
영남문협이사
한국문인협회거창지회장
시집
『시를배달해드립니다』(문지사,2007)
『꽃잎되어하늘로가는하루』(문지사,2015)
『호박돌에서하늘낚아라』(문지사,2016)
『진달래꽃말을하고싶어요』(문지사,2018)
『풀과나무에서별을보며』(문지사,2019)
『먼지낀세월사이로별이뜨고』(문지사,2020)
『초록인듯붉은,흰듯검은악의꽃』(문지사,2021)
『풀』(문지사,2022)
『꿀같은애인을찾습니다』(문지사,2023)
『나는물을베고누운오리』(문지사,2024)

목차

시인의말|열한번째시집을내면서―4

1짐승이사람이라면
사람이짐승이라면

짐승이사람이라면또사람이짐승이라면―10
빛이없으면아무것도아닌것들―12
온갖바람의노래―16
옆구리에방이있다―18
옷장속에나는―20
나에게맞는옷은―23
N잡러의휴일―26
핑크뮬리―28
음의기운으로―30
황혼―32
불신의물고기―35
자라는발―38
내일로가는밤길을가며―41
어떤목적이있는것처럼―43
나는자연인이되려고―45
죽음앞에―47
모래위의죽음―49
나는걸승―51
신명나는산사―53

2빈것을두둔하고싶은날오후

내마음의봄―56
삼월이오면―58
봄의함소리―60
옛날,옛날을그리는찔레꽃축제―62
나비―64
능소화―65
포도―67
은행나무―69
파초―71
나무가없는풍경―73
여름을어루만진다―75
마로니에한잎―78
구름의산책―80
그리움―82
빨래―85
눈―87
바다를떠돌며―89
바다와눈―91
섬―93

3해는칼을간다

해―96
날씨는해를따라간다―98
날씨나나나너나―100
집에대한나에대한직선과곡선과나선형까지―102
벽―104
다리없는의자―107
땅―110
절벽―113
유리―116
눈썹―118
붉은눈편지―121
비에관한몽상―123
산행일기―125
마지막기억―127
폐교―129
뿌리깊은사랑을꿈꾸다―131
어머니―133
달이간다―135
달은져도달은지지않는다―136
말많은듯말없는듯달달―138

엄환섭시읽기의도움닫기―141

출판사 서평

“엄환섭의시는‘막대커피’와같다.”
우편배달부엄환섭의열한번째시집으로,그의시는향을잘내린커피가아니라,‘막대커피’와같다.
시를쓰는것보다시를안쓰는것이,더어려워서시를쓴다는그는문득후둑후둑떨어지는잎사귀소리에시한권을엮어본다며열한번째시집을출간했다.

열한번째시집을내면서

온세상이흰눈으로뒤덮인천지를요몇년동안단한번도보지못했다.
그흰눈덩이속으로나는내시끄러운생각도내던지고또내시끄러운글도모두내던져버리고내모든것을하얗게다지워버리고싶다.
TV속의하얀눈과빙산은내가꿈꾸는동경의세계다.식물도동물도사람도살지않는투명한세계,그차가운세계를가만히상상하며나는즐겁다.
길이없어서편한그신비의원초적생
내발자국을내가확인할수있는나의무구한생을찾고싶다.
길이없어길을잃어버릴걱정이없는세계그속으로무작정걸어가고싶다.
얼음에부딪혀눈에덮여내속의보이지않는것도내밖의보이는것도세상의더러운기름때와온갖불순물들도모두모두다지워버리고새로운새벽을맞고싶다.
아무것도없이모두지워진상태나는투명인간이되고싶다.
듬성듬성머리카락빠진듯한두메산골입구에는오래된느티나무그늘이왁자지껄한세파를잠재운다.
어두운밤에하얀눈길을걸으며별을헤아리던신생아울음소리같던그런참세상을등지고도시의구부정한건물그림자속에서서류뭉치나각종고지서를머릿속으로파헤치면서나의머리는무거워졌다.아니답답하다못해이명소리까지윙윙들리는듯했다.
머리가어질어질어지러워욕조에서수도꼭지를비틀어머리카락을풀고내둥근머리통을강한물줄기속에집어넣었다.물이내머리통을망치질했다.
차가운감각들뒤로하나둘사라지는구부정한도시의어두운그림자들
눈을꼭감고있으면물은싸싸도시의모든소음을휘어잡고나를휘어잡고후비기시작했다.머리카락과내두손이허공에서움직이고물속을허우적허우적헤엄쳤다.
내몸을확인하는순간갇힌달빛속에조등처럼창백한내가거울앞에나타났다.
책을매번낼때마다나는또마지막속옷을벗은것같은부끄러움이몰려온다.
불인지물인지나무인지꽃인지아니면아무소용도없는왁자지껄한소음인지도모르면서나는끝없이나를흔들고세상을흔들었다.
하늘에서땅속까지흔들었다.
그래도길은보이지않았다.앞으로터벅터벅걸어가면서도길은없었다.
최선을다한열정과인내를쏟아냈을뿐
내마음의언어들이손질안된풀들같이웃자라이리저리마구헝클어져있다.
문득후둑후둑떨어지는잎사귀소리에시한권엮어본다.
시를쓰는것보다시를안쓰는것이,더어려워서.

출판사리뷰
이시집은3장으로나누어져있다.
1장,‘짐승이사람이라면사람이짐승이라면’
2장,‘내마음의봄’
3장,‘해는칼을간다’

1장은사람이나짐승은같은동물임을말함이고,심층적으로분석하면짐승같은-혹은짐승보다못한-인간이많다는역설로이해된다.
2장은시의표현대로삶은희망이며소생이고부활의봄이다.
3장은태양의빛과열기로칼을가는행위로말할수있다.

1장-3장-2장으로순차적구성으로정리해보면1.짐승같은인간이우글거리는세상을살아내자면,2.늘깨어있도록양심의칼을갈아야한다.3.그러면봄비같은사랑으로만물이소생하게되는희망을가질수있다.
이것이편집순서를바꾸어읽는이시집의스토리이다.
한권의시집을읽고난후에시인이말하고자했던이야기가무엇인지깨달을수없다면,그작품이독자의일상에변화를주지못햇다며느무용지물이될수밖에없다.
무용지물이범람하는시대다.자비출판시대천박한시가판을치는작금이다.
그렇다면엄환섭의이시집은어떤가.
독자에게묻고싶은것이다.
이시집의존재이유이며목적이다.
우편배달부시인엄환섭은30년동안경남거창산골시골길을자전거와오토바이로곳곳을달리며열권의시집을펴냈다.
정년퇴임후열한번째의시집을발표한다.
또엄환섭은육십중반의삶을살며작업복을입고건설현장에서대학졸업(문예창작과)논문을썼다.
이렇듯엄환섭은자신이끊임없이시를쓰는이유를삶이두려워서라고시집서문에밝히고있다.
독자여러분도시로일상을말하는엄환섭시의꽃밭을산책하며행복을만나보시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