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자
경북영양출생.1989년『문학정신』으로등단.시집『귀단지』『절대고수』『자줏빛얼굴한쪽』『아버지내몸들락거리시네』『당분간』산문집『마지막배웅』등.
제1부불끈사랑10불끈사랑12본능14개의시선16슬픔이꿀처럼뚝,뚝,떨어져서18구름조련사19그들의사랑법20새들처럼22모든감정24시선의교차26귀28아직은때가아니란다30만동이와후투티32예쁜탑제2부쓸쓸한기쁨36사랑이라는감정37허망한몸짓40등시린나무를보고왔다42개꿈은개꿈이아니었다44평생을잃고치매를얻었다46꿍꿍이를몰라서48나비가보낸시간50가을이란계절52망상가들54눈물자국55시체놀이56조등弔燈58쓸쓸한기쁨60천리향제3부천사같은아이였다62사랑이깊다는것63모르고갔으면좋겠다64생각66수작68행복의실체70어떤봄72통곡痛哭74작별75굽어살피사77입장78빈연못80공터82본디84흰민들레86꽃놀이87본다88천사같은아이였다산문92사랑하니까그랬다는말
책속에서불끈사랑평생어색해서못해본말.치매걸린엄마귀에다대고사랑해,처음으로해본말.진짜로사랑해서사랑한다고했는지지금도모르겠는건진심이없었기때문인것같은말.연애할때도쉽게안나와서한놈애태웠다던그말.치매에귀까지어둔개에게사랑한다,이놈아.아무리외쳐봐도못알아듣는그말.눈뜨자마자옆에누운이에겐절대못할말.목숨다한개에게는아낌없이해주고싶은말.진심다해사랑한다.사랑해.목청껏질러준다.뭔말인진몰라도좋은말인줄은알겠지.몸이귀찮은지맘이안따라주는지누운채꼬리만슬쩍꿈틀거리다가만다.사랑이라는감정짓물러져서지워지지않는얼룩처럼긴치맛단에꽃물들여놓고가버린봄처럼아련하고속상하고그립게하는감정이거나,평생흘레한번붙지못하고죽을날받아놓은늙은개의감정이거나,꽃져서서운한듯미리위장한채속내감추고마는추억이거나,뻔하고도흔한신파극처럼순식간에끝나버려서아쉬운첫날밤같은것이거나,복사꽃흐드러진봄날이면굳이떠오르게하는분홍빛감언이설같은것.사랑이깊다는건사랑이깊다는건아직더줄사랑이남았다는말이다.파도파도샘솟는게사랑이란감정이던가.아프고간절하고그마음이곡진해질때,사랑은완성을이룬다.하얀꽃비쏟아져온세상순백인봄날,영혼이슬프지않게,가는길아프지않게,함께걷던걸음걸음마다그리움새록새록,떠오를때참회처럼가슴후벼파는게사랑이다.마지막가는길에덤으로주는희망은고문과같아서,서로남은사랑더하라고주는시간이어서,못다준사랑깊디깊은바닷속같아서,우주만큼큰사랑앞에내사랑견줄바못되지만내목숨다할때까지사랑할거라고희망에희망만자꾸보태어줘본다.나를붙들고놓아주지않네.몸부림칠수록완강하게나를결박하네.아무도도와주지않는밤,한낮,저녁아니아침,누가자꾸침대를미네,밀어서헝클어진시간속으로빠뜨리네.소용돌이치는세상밖,세상너머침대들줄지어미끄러져오네.저행렬의끝보이지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