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숙
저자:정재숙 1946년경북영양출생.안동여고,안동교육대학졸업.시집『네시린발목덮어』로등단.2시집『몽산집』,3시집『이런날이왔다』출간.향토문학회,경북학생문학회회원.〈서설〉동인.대구문인협회,대구시인협회,K-국제펜문학회원.백기만문학상,정행돈문화상,유엔NGO문학상,K-국제펜문학상대상수상.
제1부10붕어빵을사다11오늘이다12낮꿈13절대적얼굴14고양이야살려줘15기억의무늬16바람을흘리다17그대가시겠다면20삼월21사랑은물결무늬22설레다23걸었다24사랑25몸과꿈사이26노래27껍질의꿈28깨물린말30가위질당하다31겨울달래기제2부36어느날은37구르는돌38옷39로뎀나무아래서잠이들었다40겨울아침41진화42나의약점44열려라훨훨46어둠이어둠에게47가히필사적48당신49나는가끔씩녹는다50저기저문51한여름또지나가다52노래는다53잎사귀의정맥에붉은빛이돌고54거울55건방진기도58그러니나를만지지마라제3부62밥63아무리생각해도64여기가거긴데65참하다66피카소를핑계대며68물방울하나69시간의틈70엄마의꽃말71배롱나무꽃피우다72다시장미74찰나75손익계산서76기억밖의흉터78병실에서80잠꼬대같은발의생각82어제와오늘83새롭다는것제4부86굴비한마리87일월산가는길88자존심90물길91내얼굴에꽃이피었다92한바탕춤94냄새에대하여95내아득한꽃잎96달빛발자국98바람이분다100이거씨할거다101못된딸의핑계102누에가뽕잎을갉아먹던소리104능소화105식은감자106희망화면107언제부터108순교와나113허수아비에게옷을입히자해설116서정의보석으로가득찬시봉다리│김선굉
시인의말고향은늘내안에머물고있다.떠나온지수십년이넘었지만나는늘그안에있다.경북영양군청기면토구동,그푸르고황홀하던눈내리는밤의풍경을잊을수없다.눈을감으면그눈발속으로걸어들어가는어린나의뒷모습이보인다.그눈이아직녹지않았다는것인가.지금그아이의머리가백발이다.책속에서<붕어빵을사다>꽃샘추위에어깨가시린날해거름녘붕어빵을샀다따뜻하고통통한종이봉투를가슴에꼭보듬어안고걸으니가슴속에몽실몽실꽃이피어나고있었다온몸이따끈따끈해졌다길이환했다<사랑은물결무늬>밤이길다창문을열고캄캄한세상속으로얼굴을담근다너만혼자인것같으냐어둠의물결이귓가에서속살거린다또한저물결건너어느가장자리에선가그가내쉰숨결이내귓불에와닿아찰랑거린다지금그도창을열고밤바다에얼굴을담그고있는가보다<설레다>같이나이들어가는한친구가메시지를넣어왔다야야,내밥맛있게하는데안다우리싼밥먹고비싼이바구하며놀자어예이폰에찍인문자에서구수한숭늉냄새가넘친다갑자기가슴이두근거린다서쪽으로난창에별이내려앉기시작하는데오늘밤잠은다잤다<나는가끔씩녹는다>나는가끔씩녹는다스며들곳을찾지못해흥건하게고였거나어디낮은곳을찾아흘러내리기도하다가흙이허락한사랑의깊이만큼소리없이안겨들기도하다가또는빛나는날개보다더빛나는날개가되어날아오르기도하다가그래도나는아주가끔씩녹는다녹아내린다나는형체를잃고그렇게녹아내리는게좋다몸이바뀌면마음도바뀐다있음도바뀌고없음도바뀐다나는가끔씩녹고또녹아도좋다결국나는물이었던가<아무리생각해도>아무리생각해도사람에게는사람이약이야오늘너랑마주앉아밥을먹었어네눈동자속에밥을먹고있는내가있더라너도내눈동자속에있는너를보았겠지지난몇달동안혼자앉아밥먹는일이용서가되더라아무리생각해도사람에게는사람이약이었어2024년여름정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