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꽃으로 치자면 소국일 것이다. 장미, 모란 같은 화사한 얼굴 대신 냉이, 민들레의 ‘뒤척이는 향기’를 쫓는 그의 시는 ‘흩어진 노래의 숨 모으는’ 생의 이면으로 우리를 이끈다. ‘갓 피는 꽃만 골라’ 꺾어 생의 밑천으로 삼았던 삶의 이력 탓이겠지만, 능소화와 너도밤나무, 참외와 방울토마토 같은 식물이 숱하게 호명되고 쌀벌레, 붉은등우단털파리 같은 미물에까지 눈길이 가닿아 있다. 피는 꽃 대신 지는 꽃의 배면을 더듬는 속내는 ‘엄마의 눈물샘’을 먹고 자란 이의 숙명일지도 모를 터. ‘목구멍이 긴 꽃일수록 꿀샘도 더 깊숙이 숨’어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제피나무 눈알 탈탈 털어내고 껍데기 한 줌 움켜쥐고 돌아와 부글부글 추어탕 한 솥 끓’여내는 저녁 공터의 시. 작은 ‘꽃숭어리 단단히 엮어두는’ 소국의 꽃받침 같은 그 강인함. -장옥관 (시인)
박언숙 시인의 시집 『여기는 동지입니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꽃들에는 모두 아픔이 새겨져 있다”는 문장이다. 이 명제는 비관의 낙인이 아니라 사유의 출발선이다. 이 시집은 그 출발선에 작은 표지석을 세운다. 독자는 그 앞에서 잠시 멈추고, 자기 안의 공터를 더듬어보게 된다. 꽃의 상처를 더듬는 손끝으로, 자기 상처의 문양 또한 더듬게 된다. 그리고 우리 앞을 가로막은 생의 고통을 감내하게 된다.
-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박언숙 시인의 시집 『여기는 동지입니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꽃들에는 모두 아픔이 새겨져 있다”는 문장이다. 이 명제는 비관의 낙인이 아니라 사유의 출발선이다. 이 시집은 그 출발선에 작은 표지석을 세운다. 독자는 그 앞에서 잠시 멈추고, 자기 안의 공터를 더듬어보게 된다. 꽃의 상처를 더듬는 손끝으로, 자기 상처의 문양 또한 더듬게 된다. 그리고 우리 앞을 가로막은 생의 고통을 감내하게 된다.
-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여기는 동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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