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서로를 건너는 것이다 (시가 있는 유럽 여행기)

사랑은 서로를 건너는 것이다 (시가 있는 유럽 여행기)

$12.09
Description
1990년 《한민족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문석 시인의 유럽 여행기이다. 장문석 시인은 다섯 권의 시집과 두 권의 시산문집을 낸 바 있는 중견시인으로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은 이 여행기를 일러 완벽한 형식의 여행안내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읽어보면 이 여행기야말로 완벽한 여행안내서라는 걸 알 수 있다. 모름지기 유럽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여행 필독서이다. 여정과 숙소에 관한 정보는 세세하지 않지만 여행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거기에 곁들인 주관적 견해는 감각적이고 참신하다. 더구나 매 여행지마다 한 편의 시로 함축하여 마무리하는 구성은 글의 격조를 한층 높이고 있다. 또한 적재적소에 배치한 사진도 글을 이해하는 데 적절한 기여를 하고 있다. 더구나 중간 중간에 제시한 에피소드 1과 2는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퐁네프, 노트르담 성당, 사랑해 벽, 굴뚝빵 ‘뜨르들르’, 미카르트에서는 사랑에 관한 시인의 생각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을다. 그리고 니케의 여신상, 천문시계탑,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 블타바 강의 불꽃놀이, 어부의 요새, 세체니 다리에서는 인간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유대인 지구와 다뉴브 강의 신발들에서는 유대인들의 핍박과 학살에 대한 유럽 역사의 한 부분을 뼈아프게 성찰하고 있다. 또한 밀로의 비너스와 클림트의 그림들에서는 시인 자신의 미학적 문학관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
그러다가 덜컥, 만난 것이다. 「모나리자」 전시실에서 밀려나 다소 피곤할 즈음 마침내 내 문학의 영원한 뮤즈, 그녀를 만난 것이다. 완벽한 8등신에다 황금비율을 가지고 있다는 밀로의 비너스, 그 미의 여신이 마침내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황감하게도 그녀는 상체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다. 그리하여 도발적으로 다가오는 팽팽한 젖가슴. 마른침 꼴깍거리며 눈길을 아래로 슬쩍 미끄러트리면 거기, 흘러내리는 치맛자락, 아슬아슬하다. 가까스로 골반 부위에 멈춰 있다. 그리고 그것을 붙잡고 있었을 양 팔이 없다. 누구였을까? 저 양 팔을 부러트린 사람은.
불현듯 나 또한 한 마리 늑대가 되어 그녀를 향해 뛰어오르고 있었다.
저자

장문석

충북청주에서태어나1990년『한민족문학』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잠든아내곁에서』,『아주오래된흔적』,『꽃찾으러간다』,『내사랑도미니카』,『천마를찾아서』,시산문집으로『시가있는내고향버들고지』,『인생은닻이아니라돛이다』,『사랑은서로를건너는것이다』등이있다.현재한국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프롤로그

프랑스
퐁네프
노트르담성당
루브르,니케의여신상
루브르,밀로의비너스
몽마르트,사랑해벽

체코
천문시계탑
굴뚝빵‘뜨르들르’
유대인지구
블타바강,그리고불꽃놀이

오스트리아
에피소드1
빈미술사박물관,그리고〈켄타우로스를죽이는테세우스〉
호엔잘츠부르크요새
미카르트다리
에피소드2
벨베데레궁전,클림트의〈키스〉와〈유디트〉

헝가리
어부의요새
세체니다리
다뉴브강의신발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여전히고혹적인
?밀로의비너스


젊은날이었어
당신의절대적고혹을만난것은
아직도지중해의푸른물결넘노는
팽팽한수압의젖가슴
그봉긋한꼭지에눈길이닿으면
그만온몸이후끈했지
잘록한허리를지나조그만더
조금만더,조급했지서둘러침대를고치고
커튼찢어이부자리도새로만들고
마른침꼴깍,침대머리에앉았다가
먹물제단에붓한자루올리고는
사나흘밤낮치성을올리기도했지
주체할수없는혈기였어기다림에지친
늑대한마리기어코네발굽을쳤지
단숨에뛰어올라왼쪽팔을물어뜯고아예
오른쪽팔마저물어뜯고
그러면엉치에걸쳐있던치맛자락
주르륵흘러내릴줄알았던거야
그리하여그토록열망하던우담바라
활짝꽃문열줄알았던거야
철없는객기였어잔인한만용이었어
감히중력이미칠수없는
아름다음의궁극
그런초절정의블랙홀이있다는것을
몰랐던거야오래도록
회한과자위로이부자리는얼룩졌고
세월은속절없이그네를탔지
이제나는늙어버렸어붓끝은갈라지고
먹물엔노을이깃들기시작했어
그런데어쩌자고당신은
여전히한결같은자태인거야
고혹적인,처음그대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