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서판 (인간은 본성을 타고 나는가 | 2 판)

빈 서판 (인간은 본성을 타고 나는가 | 2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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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하버드 대학교의 저명한 언어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핑커는 인간 본성에 관한 아이디어와 그것의 도덕적, 감정적, 정치적 특성들을 탐구한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과 상식에 기반한 인식은 전혀 위험하지 않을뿐더러 예술가들과 철학자들이 21세기에 만들어 갈 인간 조건에 대한 통찰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

스티븐 핑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의 존스턴 패밀리 교수로 인간 본성을 주제로 언어심리학과 진화심리학을 강의 및 인지, 언어, 사회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과 언어, 본성과 관련한 심도 깊은 연구와 대중 저술 활동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인지 과학자로 꼽히고 있다. 1954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맥길대학교에서 실험심리학을 전공했으며, 1979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21년간 MIT에서 교수로 있다가, 2003년에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복귀했다. 주요 연구 주제인 시각 인지와 언어 심리학 연구로 미국 심리학 협회(1984, 1986년), 미국 국립 과학 학술원(1993년)과 영국 왕립 연구소(2004년), 인지 뇌 과학 협회(2010년), 국제 신경 정신병 학회(2013년) 등이 주는 상을 받았으며, ‘올해의 인문주의자’, 《프로스펙트 매거진》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세계 100대 지식인’에 선정되었다.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 회원이며, 「아메리칸 헤리티지 영어 사전((伊)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伊))」의 어법 패널 의장을 맡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언어 본능」,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빈 서판」, 「생각거리」,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지금 다시 계몽」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1부 빈 서판, 고상한 야만인, 기계 속의 유령
1장 | 공식 이론
2장 | 실리퍼티
3장 | 최후의 성벽
4장 | 문화의 탐욕
5장 | 서판의 마지막 항전

2부 두려움과 혐오
6장 | 정치 과학자
7장 | 성삼위 일체

3부 인간의 얼굴을 한 인간 본성
8장 | 불평등에 대한 두려움
9장 | 불완전함에 대한 두려움
10장 | 결정론에 대한 두려움
11장 | 허무주의에 대한 두려움

4부 너 자신을 알라
12장 | 현실과의 조우
13장 | 수렁 밖으로
14장 | 고통의 여러 뿌리들
15장 | 신성한 체하는 동물

5부 주요 쟁점들
16장 | 정치
17장 | 폭력
18장 | 젠더
19장 | 어린이
20장 | 예술과 인문학

6부 인류의 목소리

2016년판 발문 | 인간 본성은 문제이기도 하고 답이기도 하다
부록 | 도널드 E. 브라운의 인간 보편성 목록
주(註)
참고 문헌
옮기고 나서
찾아보기
도판 저작권

출판사 서평

『빈 서판』에 쏟아진 수많은 찬사!

『이타적 유전자』와 『게놈』의 저자인 매트 리들리(Matt Ridley)는 이 책 『빈 서판』을 “인간 본성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고 극찬했다. 뿐만 아니라 2002년과 2003년에 이 책은 수많은 언론과 학술 기관 및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2003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
미국 심리학회 발달심리학 분과 선정 엘리너 매코비 도서상
미국 심리학회 일반심리학 분과 선정 윌리엄 제임스 도서상 수상
애번티스(Aventis) 과학 도서상 수상
《요크셔 포스트》 올해의 책
2002년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아마존닷컴 에디터 선정 최고의 과학책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디펜던트》, 《텔레그래프》, 《퍼블리셔스 위클리》,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글로브 앤드 메일》, 《뉴 스테이트스먼》, 《보더스》, 《세인트 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스펙테이터》, 《이브닝 스탠더드》 선정 최고의 책


인간은 과연 백지 상태로 태어나는가

‘빈 서판(blank slate)’은 ‘깨끗이 닦아낸 서판(scraped tablet)’이라는 뜻의 중세 라틴어 ‘타불라 라사(tabula rasa)’를 의역한 말이다. 이 말은 철학자 존 로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이 말을 이용해 인간이 수학적 이상, 영원한 진리, 신의 관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하는 본유 관념 이론을 공격하고 자신의 경험론을 옹호했다. 그래서 로크의 빈 서판 개념은 세습 왕권과 귀족 신분의 정당성을 뒤흔들었다. 모든 사람이 백지 상태로 출발한다면 어느 누구도 타고난 지혜나 미덕을 가질 수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빈 서판’은 오랫동안 정치적·윤리적 신념을 위한 신성한 경전으로서의 기능을 해 오며 보편성을 획득했다. 이 개념에 따르면 인종, 인종 집단, 성, 개인들 간의 어떤 차이도 선천적 체질 차이가 아니라 경험상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육아, 교육, 대중 매체, 사회적 보상을 개혁함으로써 개인의 경험을 바꾸면, 그 개인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학업 부진, 가난, 반사회적 행동은 개선될 수 있으며, 사실 개선되지 않는 것에는 책임이 없다. 그리고 성이나 인종 집단 등 이른바 선천적 특성들을 근거로 삼아 차별하는 것은 전적으로 불합리한 일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빈 서판은 현대 생물학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이른바 ‘유전자 결정론’ 또는 ‘환원주의적 세계관’은 인간 본성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극단론자들은 진화의 산물인 특정 유전자를 지닌 사람의 타고난 본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심지어 동성애 유전자, 범죄 유전자 같은 개념들까지 내세우며 인간을 결정론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인간의 모든 다양성과 가능성을 무시하고 차별과 소외를 정당화하여 필연적으로 우생학 등을 주장하는 극우주의자들의 무기가 되었다. 그래서 사회 과학과 인문학으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아 왔고, 생물학계 내부에서도 중용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극우 환원주의자들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유전자 결정론을 강화해 가고 있다.
한마디로 지난 세기에, 특히 후반에 ‘본성 대 양육(nature vs. nurture)’ 논쟁은 뜨거운 감자였다. 여기서 ‘본성’은 단순히 인간의 보편적인 특성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타고나다’라는 의미를 포함하며, ‘인간 본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인간이 본성을 타고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개념상의 복잡함 때문에 ‘본성 대 양육’은 ‘유전 대 환경’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무튼 거듭되는 혼란 속에 사람들은 환경 결정론을 기반으로 하여 필요한 만큼 유전자 결정론을 받아들여 왔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고서의 귀퉁이처럼 닳고 닳은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인간 본성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

인간은 언어와 사고와 환경을 통해 고대부터 줄곧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은 자기 인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인간 본성에 대한 논쟁은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인류사에서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다.
즉, 인간 본성에 관한 개념은 육아에서부터 정치적 활동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과학이 우리를 인간 본성 이해의 황금기로 이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과학을 통한 인간 본성 이해에 대해 적대적이다. 그들은 사고와 감성의 타고난 패턴에 대한 발견이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사회적 변화를 전도(顚倒)시키고 개인의 책임감을 와해시키고 존재의 의미와 목적을 상실케 할까 봐 두려워한다.
하버드 대학교의 저명한 언어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마지막 쪽의 저자 약력 참조)는 이 책 『빈 서판(The Blank Slate)』에서 인간 본성에 관한 아이디어와 그것의 도덕적, 감정적, 정치적 특성들을 탐구한다. 그는 많은 지식인들이 ‘빈 서판’(마음은 타고난 특성이 없다.), ‘고상한 야만인’(인간은 선하게 태어나지만 사회 속에서 타락한다.), ‘기계 속의 유령’(우리 각자는 생물학적 제한과 상관없는 선택을 하는 영혼을 지니고 있다.)이라는 세 가지 연결된 도그마를 옹호함으로써 어떻게 인간 본성의 존재를 부정했는지 보여 준다. 각 도그마는 도덕적 부담을 수반하여, 그 옹호자들은 자신들에게 도전하고 있는 과학자들을 폄하하기 위해 필사적인 전략을 구사해 왔다.
스티븐 핑커는 20세기에 오랫동안 ‘빈 서판’ 이론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명했지만 그로 인해 얻은 건 득보다 실이 많았고 주장한다. 그것은 우리의 보편적인 인간성과 개인적 취향을 부정하고, 사회 문제들에 대한 분석을 사탕발림의 슬로건으로 대체하고, 정치ㆍ범죄ㆍ양육ㆍ예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왜곡시킨다. 스티븐 핑커는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과 상식에 기반한 인식은 전혀 위험하지 않을뿐더러 예술가들과 철학자들이 21세기에 만들어 갈 인간 조건에 대한 통찰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핑커의 이 모든 논의는 많은 상을 받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전작들에서 축적된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위트가 넘치고 명료하며 크고 작은 주제들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다. 특히 이 책에 도입된 재미있는 카툰은 독자의 빠른 이해를 돕는데, 몇 편의 글보다도 더 쉽게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 또한 보편적인 세계 명작류의 소설과 시 그리고 「매트릭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의 영화를 적확하게 이용해 설명하는 데서는 일반 대중의 이해를 도우려는 저자의 배려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지극히 어려운 주제를 상식 수준에서 너무나도 쉽게 풀어서 들려준다는 것이다.
1998년에 스티븐 핑커의 전작인 『언어 본능』을 번역한 역자 김한영은 스티븐 핑커의 이 탁월한 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빈 서판』은 생물학과 인문학은 물론이고 역사와 철학적 방법론까지 포괄하는 거의 모든 지식 영역에서 다윈주의의 사회적, 역사적, 철학적 의미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고된 ‘건축’에 해당한다. 그리고 탐험이 끝나갈수록 그가 제시하는 패러다임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완성되어 빛을 발한다. 그것은 분명 21세기의 유력한 패러다임이다. (중략)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어 온 본성 대 양육(유전 대 환경) 논쟁은 인간 행동에 대한 많은 의혹을 푸는 열쇠를 제공했지만 그럼에도 그 열쇠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인간 행동의 열쇠가 ‘유전자’에 있다면 그것은 개인, 남녀, 인종, 연령의 차이를 인정하게 되고 심지어 유전적 결정론을 끌어들여 사회·정치적 불평등을 합리화할 수 있게 된다(그래서 우익 보수주의와 쉽게 연결된다.). 반면에 양육과 환경을 열쇠로 보는 입장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면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의 풍부한 다양성 위에 획일적인 유토피아(사실은 디스토피아)의 장막을 씌워 버릴 수 있다.
둘 사이에 화해와 결합이 가능할까? 본성과 양육이 한 쌍의 무용수와 같다면 과연 두 무용수는 어떤 자세로 어떤 스탭을 밟으며 탱고를 추는 것일까? 스티븐 핑커는 생물학적 환원주의의 눈으로 두 무용수의 동작을 아주 자세히 포착하는 동시에 철학적 방법론의 관점에서 그 전체적 아름다움을 그려 내는 탁월한 지성을 과시한다. 우리는 둘 사이에서 울리는 멋지고 조화로운 공명을 듣는다. (후략)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보는 인간

스티븐 핑커는 인간 본성에 관한 기존의 많은 책들처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극단적인 ‘본성’ 입장에 서서 극단적인 ‘양육’ 입장을 공격하지 않는다. 진리는 그 중간 어딘가에 놓여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환경적 설명이 옳은 경우도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분명한 예이고, 다양한 민족과 인종 집단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의 경우에도 실험 결과 환경적 설명 쪽에 높은 점수가 나왔다. 반면 유전적인 신경 장애 같은 경우에는 극단적인 유전적 설명이 옳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에는 유전과 환경의 복잡한 상호 작용으로 보는 것이 옳은 설명일 것이다.
문화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인간으로 하여금 맨 처음 문화를 창조하고 학습하게 만드는 정신적 설비가 없다면 문화도 존재할 수 없다. 핑커는 이 책에서 유전이 전부이고 문화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왜 극단적인 입장이 종종 온건해 보였고, 온건한 입장이 오히려 극단적으로 몰렸는가를 탐구한다.
그는 과학은 논쟁을 용해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절충을 확인하는 도구라는 믿는다. 그래서 많은 절충들이 인간 본성의 특질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보여 주고, 그 자질들을 명확히 설명함으로써 우리의 집단적 선택이 보다 현명해지기를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 그는 인간의 삶에 대한 오늘날의 논의에서 무시되거나 억압되어 왔던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적 발견들을 환기시킨다.
다시 말해 스티븐 핑커는 ‘본성 대 양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