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궁극 법칙은 무엇인가?
인류는 모든 힘을 통일한 최종 이론을 발견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처음 읽은 후 다시 읽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두 번째로 읽었을 때 나는 그 미묘함과 진실함에 강렬한 인상을 느꼈다. ?최종 이론의 꿈?은 사려 깊은 물리학자, 철학자 그리고 그저 평범하지만 사려 깊은 모든 사람들이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다. --- 프랭크 윌첵(MIT 물리학과 교수,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2007년은 물리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이다. 먼저 현대 입자 물리학과 이론 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소립자에 대한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이 ?경입자에 대한 모형(A Model of Lepton)?이라는 3쪽짜리 논문을 통해 발표된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이 논문은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전자기력과 원자핵 속에서 작용하는 약력이 실제로는 약전기력이라는 하나의 힘의 다른 형태이며, 강력 역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중력을 제외한 우주의 세 가지 힘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은 20세기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라고 불리는 아인슈타인이 죽을 때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통일장 이론, 즉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는 만물 이론(Theory of everything)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이론이다.
지난 40년간 이 이론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한 쿼크들과 수많은 소립자들이 미국 페르미 연구소의 베바트론 같은 가속기의 실험을 통해 이 이론이 예측한 성질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20세기 초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이 일으킨 거대한 과학 혁명의 성과를 하나로 종합한 이 ‘표준 모형’은 현재 인류가 자연의 가장 내밀한 비밀을 들여다볼 때 사용하는 가장 근본적인 지식틀로서 사용되고 있다.
바로 이 표준 모형을 ?경입자에 대한 모형?이라는 3쪽짜리 논문으로 제시한 사람이 바로,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시카고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다. (와인버그의 이 논문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론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손꼽힌다. 2007년 가을 현재 약 6300회 인용되었다.) 1979년 표준 모형을 창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와인버그는 입자 물리학 분야뿐만 아니라 우주론 분야에서도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내 현대 이론 물리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 왔다. ?중력과 우주론((Gravitation and Cosmology)?, ?장의 양자 이론(Quantum Theory of Fields)? 같은 학술서들은 물리학자들의 성경과도 같은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일부 물리학자들은 와인버그를 ‘현대 물리학의 교황’으로 부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과학서도 써, 과학과 대중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 부지런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논픽션으로 손꼽히는 ?최초의 3분(The First Three Minutes)?, ?아원자 입자의 발견(The Discovery of Subatomic Particles)? 등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국내 최초로 번역?출간한 ?최종 이론의 꿈(Dreams of a Final Theory)? 역시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는 과학의 최전선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과학자가 자연의 궁극적인 최종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와 열정을 소개함으로써 과학 지식과 대중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은 20세기 초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으로 촉발된 물리학 혁명 이후 양자 전기 역학과 표준 모형을 거쳐 초끈 이론까지 전개된 물리학의 역사를 집대성하면서 과학 지식의 본질과 과학자들의 연구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과학이 다른 분과 학문, 즉 철학이나 신학 혹은 종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현역 과학자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그리고 신선하게 보여 준다.
물리학의 완성, 그것은 꿈이 아니다!
자연 과학에서 인문, 사회 과학까지 전 세계 지식 사회를 뒤흔든 노벨상 수상자의 문제작!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이론 물리학자가 쓴 이 책은 훌륭한 정보로 가득 차 있다. -마틴 가드너(?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 세계?의 저자, 과학 저술가)
세계 물리학계를 이끌고 있는 이론 물리학자들 중 한 명인 스티븐 와인버그는 지적 상대주의의 침략에 직면한 지식 사회의 현실을 보여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립자 물리학을 둘러싼 다양하고도 어려운 논쟁적인 이슈들과 맞붙고 있으며, 신선하고 강력한 어조로 자신의 결론을 제시한다.
--- 한스 크리스티안 폰 베이어(?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의 저자)
놀라운 책이다. 도발적인 책이다. 최근 홍수같이 쏟아지는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들의 책들 중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 <보스턴 글로브>
이 ?최종 이론의 꿈?을 많은 과학자들과 지식인들이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고전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 책이 이론 물리학의 세계를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소개했기 때문은 아니다. 물론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표준 모형 같은 이론 물리학의 핵심 내용들을 물리학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물리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지도를 보는 것처럼 일목요연하게 알게 된다.
그러나 와인버그의 이 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종 이론’, 물리학에 완성 혹은 물리학적 탐구의 끝이 있다는 논쟁적인 주제를 제시하며 과학 지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이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도하고 있는지 탐구해 들어간다. 이 과정을 통해서 이론 물리학자들이 제시하는 ‘최종 이론’의 윤곽을 그려 내고, 토머스 쿤 같은 과학 철학자들과 앤드루 피커링 같은 과학 사회학자들이 과학관을 비판하고, 사회가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기초 과학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애초에 이 책은 1992년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Superconducting Super Collider, SSC)의 건설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씌어졌다. 8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건설 부지 선정에서 탈락한 주의 상하원 의원들, 만만한 기초 과학 분야의 정부 예산을 삭감해 국민 세금을 절약했다는 생색을 내려는 정치인과 관료, 이 엄청난 예산을 고에너지 물리학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다른 과학자들, 복지 정책이나 환경 정책이 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시민 운동가들, 소위 ‘거대 과학’과 ‘물리학 제국주의’에 비판적인 과학 철학자과 과학 사회학자 그리고 과학 지식의 객관성에 의문을 던지는 인문주의자의 십자포화 속에서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로비를 하고 논쟁을 벌이고 설득을 하면서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사업을 방어하려 했다.
미국 물리학계의 대표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 모든 싸움의 최전선에 서서 논쟁을 벌이고 의회 증언을 하고 대중 강연을 조직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은 와인버그는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를 향한 공격이 단순히 정치적, 경제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문제와 얽힌 것이라고 보고,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와 그것을 추동하는 ‘최종 이론의 꿈’, 즉 자연의 최종 법칙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존재론적으로, 인식론적으로, 과학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이 책을 쓴다.
이 책에서 와인버그는 최종 이론이라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최종 이론이라는 아이디어에 이르게 된 과정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최종 이론이 가지게 될 형태와 그것이 줄 영향에 대해 어떤 예측을 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인류가 가질 수 있는 지식의 범주 안에서 가장 거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이 전망을 지키기 위해 와인버그는 다양한 존재론적, 인식론적 견해와 논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7장 ?철학에 반(反)하여?에서는 과학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지만 이제는 과학의 발전을 방해하기만 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 형이상학적 견해들, 즉 기계론적 유물론과 실증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지식 사회의 주류로 등장한 지적 상대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우리는 철학자들의 가르침으로부터는 거의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고, “과학 철학”은 “기껏해야 과학의 역사와 발견들에 대한 예쁜 광택”에 불과하며, 철학이 과학에 줄 수 있는 도움이라고 해 봐야 “다른 철학자들의 선입견으로부터 물리학자들을 보호해 주는” 정도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또한 종교에 대해서도 “그 늙고 정신 나간 숙모”라고 비유하면서 최종 이론의 발견 이후 사라져 버리면 섭섭하고 “그리워하긴” 하겠지만 속으로는 “기쁠 것”이라고 하면서 자연의 궁극 법칙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종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제거해 버린다. 또한 와인버그는 우리가 최종 이론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자연의 최종 법칙들 속에서 신이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표지”를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과학에서 신이 있을 자리조차 치워 버린다.
자연의 만물과 우리가 알게 된 자연 법칙들은 우리 인류의 인식이나 존재 유무에 관계 없이 실재할 것이라는 순수한 ‘실재론’과 ‘왜?’라는 질문으로 연결된 설명의 사슬이 생물학적 설명이 화학적 설명으로, 화학적 설명이 물리학적 설명으로 환원되는 것처럼 최종 이론이라는 종점으로 수렴한다는 ‘환원주의’에 근거해 과학 지식의 본질을 설명하면서 철학과 종교 같은 다른 지식의 과학관에 대해 논쟁적으로 문제 제기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당시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논쟁과 맞물리면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출간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이상의 논쟁을 물리학계 내부, 자연 과학 진영과 인문?사회 과학 진영, 지식인 사회와 종교계 사이에서 불러왔다. 이 책이 일으킨 논쟁의 불길은 20세기 후반 서구 지식 사회를 크게 두 진영으로 양분한, 소위 ‘과학 전쟁(Science W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