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19.26
Description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 부모의 슬픈 고백
1999년 4월, 미국 콜럼바인고등학교의 졸업반 학생 두 명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인 이 총격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이들이었기에 사회적인 파장이 더욱 컸으며, 그 후로 이 사건을 모방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정도로 영향이 컸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는 사건 발생 17년 후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책으로,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정리하고 있다. 사건의 발생 이유, 사건을 벌인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해자 가족들이 겪은 생각과 감정들이 솔직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은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 아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폭력성과 마주한 인간이 그것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또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쓴 책이다.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차갑게 고발하는 여타의 책과 달리, 바탕에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을 깔고 있는 ‘어머니’가 써내려간 글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독특하고 설득력 있다.
유래 없이 끔찍한 사건을 겪어낸 과정을 ‘가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서술한 이 책은 시종일관 희생자 당사자와 가족, 친구들에 대한 ‘예의’를 중심에 놓고 있다. 또한 책의 곳곳에서 감사의 표현이 발견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저자를 돕고 위로하고 지지했던 몇몇 희생자 가족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공감 능력이야말로 저자가 인간으로서의 책임, 권리, 존엄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조력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저자

수 클리볼드

저자 수 크리볼드는 1999년 13명의 사망자와 24명의 부상자를 낸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두 명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딜런 클리볼드는 총격 후 자살했다. 수는 대학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역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했던 평범한 엄마였다. 현재는 우울증 조기 발견 및 자살 예방에 관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목차

추천의 말 4
해설: 평범한 일상에 숨은 공포 7
책을 펴내며: 알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데에 바친 16년 20

1부 상상도 하지 못한 일
1 총격 30
2 마지막 밤 53
3 다른 사람의 삶 74
4 쉴 곳 99
5 불길한 예감 103
6 어린 시절 111
7 엄마가 엄마에게 148
8 슬픔의 자리 185
9 비탄을 안고 살아가기 188
10 현실부정의 끝 213

2부 이해를 향해
11 절망의 깊이 248
12 치명적인 역학 269
13 자살로 가는 길 (3학년 때) 281
14 폭력으로 가는 길 (4학년 때) 333
15 부수적 피해 383
16 새로운 인식 387
17 선서증언 407
18 뇌건강과 폭력의 교차점 427

결론 모든 이에게 더 안전한 세상 443
감사의 말 446
주 452
자료 462
옮긴이의 말 466

출판사 서평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의 엄마가 16년간 묻고 또 물었다.
평범하고 사랑스런 내 아들은 어떻게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살인자가 되었을까?


조한혜정, 서천석, 하지현, 이임숙 강력 추천!

아들에 대한 수의 깊은 애정이 이 슬픈 책의 페이지마다, 구절마다 묻어난다. 이 책은 이 일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수 클리볼드는 좋은 사람도 나쁜 행동을 할 수 있고, 사람은 누구나 도덕적 혼란 속에 있으며, 무언가 끔찍한 일을 했기에 다른 행동이나 동기마저 무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 담긴 궁극적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내 자식을 내가 모를 수 있다는 것. 아니 어쩌면, 자식을 아는 게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렵게 생각되는 낯선 사람이 바로 내 아들이나 딸일 수도 있다.
― 앤드루 솔로몬, 해설 중에서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학교 총격 사건 가해자 부모의 이야기

계속해서 이전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앞서의 사건들은 너무나 빨리 잊혀지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콜럼바인 총격 사건은 여전히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이다. 1999년 4월 콜럼바인고등학교의 졸업반 학생 두 명이 별 다른 이유 없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자살했다. 피해자가 아이들이고, 가해자가 아이들이었기에 사회적인 파장은 더더욱 컸다. 그 후로 버지니아테크 총격 사건, 샌디훅초등학교 총격 사건 등 이 사건을 모방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정도로 영향이 컸다. 사건 당시 가해자들의 나이는 17살이었다. 그리고 17년 후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는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몇 문장으로 요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합적으로,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정리하고 있다. 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가, 사건을 벌인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이었는가의 이야기가 중심에 있지만, 사건 이후 가해자의 가족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겪어왔는지 역시 솔직하고 세밀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아들의 변명이나 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폭력성과 마주한 인간이 그것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또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쓴 책이다. 특히 인간의 폭력성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차갑게 고발하는 여타의 책이나 영화와 달리, 바탕에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을 깔고 있는 ‘어머니’가 써내려간 글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독특하고 설득력 있으며, 깊은 감동을 준다.

가해자의 엄마,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남기

이 책의 부제는 ‘비극의 여파 속에서 살아가기(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이다. 말 그대로 이런 유래 없는 끔찍한 사건을 겪어낸 과정을 ‘가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다. 2차 피해의 가능성을 유의해야 하는 예민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저자는 시종일관 희생자 당사자와 가족, 친구들에 대한 ‘예의’를 중심에 놓고 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낸다. 특히 가해자의 가족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 이렇게 섬세하게 기술한 책은 없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복잡한 사건인 만큼 그 고통과 슬픔과 자책과 수치와 미안함을 온전히 느끼고 사유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방어기제로서 사건 초기의 부인(denial)의 과정, 그것이 깨지는 좌절의 과정, 그리고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의미를 부여잡기까지의 과정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작지 않은 성취로 읽힌다.
앤드루 솔로몬은 자신의 저작 <부모와 다른 아이들>에서 수 클리볼드를 인터뷰한 소회를 “[과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되돌아보는] 독일 같다.”고 요약한 바 있다. 또 남편 톰 클리볼드는 이 사건을 집요하게 성찰하려는 자신들이 “아담스 패밀리”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자신이 빠져든 어둠의 정체를 가장 정직하게 직시하려는 이런 노력은 인간으로서의 책임, 인간으로서의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또 이런 저자를 돕고 위로하고 지지했던 (몇몇 희생자 가족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처럼 반짝인다. 특히 범죄자, 살인자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놀라운 공감 능력이야말로 이들의 가장 큰 조력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책과 회한과 고통과 슬픔만으로 가득할 것 같은 이 책 곳곳에서 감사의 표현이 발견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헤쳐나가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

나날이 학교 폭력과 혐오 범죄 등 이해하기 어려운 폭력과 범죄가 늘어가는 오늘날, 우리가 그 실체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더 종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납득할 만한 이유로 가해자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금기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들어야만 할 사회적인 필요가 있다. 게다가 전대미문의 사건을 겪고 혼란에 빠진 공동체가 이를 어떻게 겪어내는지에 관한 이야기들도 주의 깊게 들을 만하다. 여기서 대단히 실용적인 참조점들이 도출되기도 한다.
수 클리볼드는 사건 이후 계속해서 리틀턴에서 살고 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만하다. 수의 가족은 살해 위협을 포함한 다양한 협박을 받았지만 그래도 이 지역 공동체에서 추방당하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는 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다. 특히 수가 근무하던 지역 대학이 취한 조처는 어느 조직에서나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세세하게 되짚어보며 언론이나 법률, 경찰이 이런 이례적인 사건들을 다루는 방식에서의 한계나 어려움, 또 대안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전문가들의 진지한 조언을 구한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이 책은 무엇보다도 양육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에 관한 책이다. 양육자의 기본 태도라 할 만한 겸허함을 강력하게 일깨워주는 책이다. 아이를 나와는 다른 존재, 내가 알 수 없는 존재로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사랑하는 것의 숭고함에 대해 일깨워주는 책이다.
통상 양육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양육자들(특히 엄마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는 자신이 아이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부모들을 직무유기라도 하듯 낮춰보고, 아이의 삶에 지나치게 몰입해 아이의 삶을 자신의 삶과 구분하지 않는 선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천성적으로 적극적인 부모였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육자였기에 특히 둘째 아들인 딜런을 키우면서 스스로 대단히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고 고백한다. 아이와 친밀하게 소통했고, 아이의 행방과 친구관계를 항상 확인했고, 아이의 교육에 열의를 지녔고,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와 좋은 자연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했고, 특히 올바른 가치관을 키워줄 수 있도록 노력했던 ‘좋은’ 부모였다.
하지만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낯설고도 두려운 타자임을 충격적으로 깨닫고 나서 자신의 양육방식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뇌건강 문제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책속으로 추가
딜런이 종이접기하는 모습을 보던 일을 종종 생각한다. 종이접기 전문가들은 모서리를 정확하게 맞추어가며 접지만 4학년이었던 딜런은 좀 대충대충 했고 아직 손끝이 어설펐다. 그래도 복잡한 패턴을 한 번만 보면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나는 차를 한 잔 끓여서 딜런 곁에 말없이 앉아 딜런의 손이 벌새처럼 날래게 움직이는 걸 구경하기를 좋아했다. 딜런이 정사각형 종이를 개구리나 곰이나 가재로 만드는 걸 보면 신기했다. 종잇장처럼 평범한 것이 몇 번 접는 것만으로 어떻게 저렇게 다른 모양이 되는지, 어떻게 한순간에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되는지 보면서 나는 늘 경탄했다. 또 완성된 형태를 보면서, 나는 알 수 없는 감춰진 복잡한 주름들에 탄복했다. 이 경험이 콜럼바인 이후에 내가 겪은 일들과 여러모로 닮았다. 나는 나 자신, 내 아들, 내 가족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뒤집어, 아이가 괴물이 되고, 다시 아이가 되는 것을 보아야 했다.(444~445)

그 첫날 밤에 우리가 잠을 잘 수 있었다는 게 상상이 안 가지만, 정신이 마침내 자비를 베풀듯 꺼졌다. 그 후 몇 년 동안 깨어나는 순간이 하루 중 가장 잔인한 순간이었다. 이 모든 일이 악몽, 사람이 꿀 수 있는 최악의 악몽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찰나에 찾아왔다가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107)

콜럼바인 직후에 나는 글을 쓰면서 일시적이긴 해도 실질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일기장을 내 아들과 아들이 한 일에 대한 복잡하고 모순적인 무수한 감정들을 담아놓는 공간으로 삼았다. 그 최초의 나날들에 글을 쓰면서 딜런이 일으킨 슬픔과 고통에 대한 무한한 비탄을 씹어 삼킬 수 있었다. 희생자 가족들에게 직접 다가가기 전에 나는 일기를 통해 그들에게 사죄하고 홀로 애도했다.(111)

어느 날 아침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옷을 입으려고 했다. 양말 한 짝을 신은 다음 한 시간 동안 허공을 보고 있다가 나머지 한 짝을 마저 신었다. 옷을 다 입는 데 거의 네 시간이 걸렸다. 다른 날 오후에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 어떠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안 해. 그런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나는 정말 당혹스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친구는 자기도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어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야. 슬퍼하고 있잖아. 그거 아주 힘든 일이야.” 딜런을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 나에게는 모든 일의 중심이었다. 다른 상황이었다고 해도 견디기 힘든 일일 테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딜런이 초래한 비극에 대한 내 죄책감 때문에 더 힘겨웠다. 내 세계가 축에서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