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시집 (유종인 시집)

숲시집 (유종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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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수첩》에서 두 번째로 선보일 시집은 유종인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인 『숲시집』. 유종인 시인은 1996년 “생각과 느낌이 진하다”는 평을 받으며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시작 활동을 펼쳐 왔다. 그리고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되고, 2011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인은 시뿐만 아니라 시조와 평론 등 운문과 산문 혹은 장르를 넘나들며 전천후 작가로서 ‘글’이라는 필생의 업을 완성해 가고 있다.

『숲시집』에 수록된 63편의 시를 읽으면 현실의 속도와 소음에 지친 한 사내의 내면, 그리고 그가 응시하는 숲의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일상에 지친 사내는 숲으로 들어간다. 숲에서 사내는 숲의 사소한 것들과 마주하면서 잊지 못한, 잊을 수 없는, 잊은 줄 알았지만 때때로 엄습하는 기억들과 조우한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풍경의 이면은 사내의 내면과 일치한다. 대나무를 보면서 어린 시절과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고(「죽은 대나무의 말」), 돌덩이에게 말을 건네면서(「괴석怪石과 춘란春蘭과 나」) 우직한 사랑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

유종인

저자유종인은1968년에인천에서태어났다.1996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시「화문석」외9편이당선되면서문단에등단했다.2003년『동아일보』신춘문예시조부문,2011년『조선일보』신춘문예미술평론부문에당선되었다.시집으로『사랑이라는재촉들』『아껴먹는슬픔』『교우록』『수수밭전별기』등이있고,시조집으로『얼굴을더듬다』,미술에세이『조선의그림과마음의앙상블』등이있다.지리산문학상,송순문학상,지훈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창경
창경(??)
산먹이
가시엉겅퀴뿌리를생각함
괴석(怪石)과춘란(春蘭)과나
이끼소견(所見)
풍문들
시와시래기
불탄집
숲과?신명
하산
나의골동(骨?)
쇠뜨기
산처기(山妻記)
바위를다독이다
처마와야담(野談)
뿌리들의대화
찻물을한모금
왕자두나무여행자
나물들
죽은대나무의말
위인전
담배풀
정자에서담배피우기
숲을쥘부채처럼지니고

2부통나무의역사
숲의기적
통나무의역사
곤줄박이가있는숲
솔방울이거미줄에걸리듯
나의자전거
족제비를따라서
숨,
솔밭에서

숲의후예?1
숲의후예?2
원대리자작나무숲
유탄
잔나비걸상버섯
가마우지
단풍절구
천하색시
연리지
숲의후예3

3부세상의나무는
원숭이와숲옹립
파초(芭蕉)숲으로가다
고욤나무아래서
소나무가까운눈밭에서
세상의나무는
산과나
솔숲의저녁
아르간나무와염소와모로코
죽순(竹筍)
숲의인사법
시금치밭
대나무도시락
모과
곡신(谷神)
그늘백숙
거미와자전거
외도
파초도(芭蕉圖)
석인(石人)

해설|이정현(문학평론가)
기억의염전(鹽田)과재생의숲

출판사 서평

제속을덜어내어다시살아가는나무처럼”
숲에귀의한한인간의내면시대

그동안새로운시대의감수성을반영하고정신적가치를담을수있는시전문지가되고자노력해온계간『시인수첩』에서2017년6월<시인수첩시인선>을새롭게선보인다.‘한국시문학의정체성을새롭게조명하고,고유한개성과다양성을펼칠수있는장(場)으로서의역할을다하고,기존의문예지카르텔에서배제당한시인들을함께보듬고그들이비평가가아닌독자들에의해정당한평가를받을수있도록모든힘과열정을보태고’자했던계간《시인수첩》의창간정신을되돌아보고시인선을함께할시인들을모시게되었다.고운기,유종인,김병호,임동확,고재종,황수아,이지호등세대와계열을초월한시인들을통해우리시단이더욱풍요로워질것이다.

『시인수첩』에서두번째로선보일시집은유종인시인의여섯번째시집인『숲시집』이다.유종인시인은1996년“생각과느낌이진하다”는평을받으며『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받았고,지금까지꾸준히시작활동을펼쳐왔다.그리고2003년『동아일보』신춘문예시조부문에당선되고,2011년에는『조선일보』신춘문예미술평론부문에당선되었다.시인은시뿐만아니라시조와평론등운문과산문혹은장르를넘나들며전천후작가로서‘글’이라는필생의업을완성해가고있다.

글에삶을매단전업시인,고전적정서와세련된언어감각의융합

시인의부친은경기도일대초등학교에서교직생활을하셨는데,주로한학년에한학급만있는작은학교에계셨다고한다.부친은주로낚시와서예를좋아하셨고,특히서예에는조예가깊으셨으며김동리선생과도교분이있었는데,이러한부친의영향이시인에게크게미쳤다고한다.시인의고백에의하면학창시절을전학이잦은탓에아웃사이더로지냈고,고등학교때부터는헌책방을다니며방황을했었다고한다.
그가시인이되고자했던막연한바람은고등학교때시작되었다.글쓰기대회에서단골로반을대표하던친구가감기몸살로결석하자선생님은조회시간에다른학생을찾게되었고,그때어디서용기가났는지시인이번쩍손을들고신청을했다고한다.하지만교내예선도통과하지못하고,단골로반을대표하던친구로부터‘그러면그렇지’라는눈빛을받은후로,그친구의글솜씨를뛰어넘겠다는생각은하지않았지만,막연하게글을써보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

유종인시인은항상스스로의재능에회의적이면서도그누구보다열심히완성도높은미학세계를구축하며,전업시인으로고난한삶을꾸려가고있다.그는늘생각하고기도하고걱정하고마음을졸이는지극한마음이시의마음이라고,그지극한마음을갖고주변의사물에정취를찾아내는것이시인이라고생각한다.또한우리문단의대표적시인부부로,그의아내역시활발한작품활동을하고있는문성해시인이다.

세속의욕망과풍문에서벗어나숲으로간시인

『숲시집』에수록된63편의시를읽으면현실의속도와소음에지친한사내의내면,그리고그가응시하는숲의풍경을마주하게된다.일상에지친사내는숲으로들어간다.숲에서사내는숲의사소한것들과마주하면서잊지못한,잊을수없는,잊은줄알았지만때때로엄습하는기억들과조우한다.그러면서드러나는풍경의이면은사내의내면과일치한다.대나무를보면서어린시절과돌아가신어머니를떠올리고(「죽은대나무의말」),돌덩이에게말을건네면서(「괴석怪石과춘란春蘭과나」)우직한사랑을떠올리기도한다.이런반복을거치면서숲은안식의공간이아니라기억을되새기는공간으로탈바꿈된다.

서정시를구하러,나무사진을찍으러,작별의의식을위하여숲으로간숱한사람들은모두시인의다른모습일것이다.그것은덧없는공회전으로구성된삶에회의를느낀우리의모습이기도하다.사람들은복잡한삶을정리하기위해일탈을기획하지만곧벗어나고자했던곳으로귀환하게된다.윤회를믿어다음생을꿈꿔도그다음의생역시별반다르지않을것이다.숲에서읊조리는시인의언어들은이사실을이미알아버린자의탄식으로읽힌다.그러나시인의탄식은서서히변주된다.시속의사내는숲에존재하는것들에서자신이벗어나고자했던것들을다시발견한다.
-해설「기억의염전(鹽田)과재생의숲」에서

마누라와사춘기의딸들에게서벗어나숲으로간사내는나무하나를집구석에가져가울음소리를묻으려하고(「숲의후예1」),숲을쥘부채처럼허리춤에차기도하고(「숲을쥘부채처럼지니고」),사소한것들의이름으로숲을짓기도한다(「숲과신명」).사람들이숲을찾는이유는기억보다먼저망각이품고나오기때문일텐데(「숲의기적」),죽어서도서있는(「숲과신명」)숲속나무들에게숲은세속이고탈속이므로(「숲의후예3」)그런나무를다락처럼오르고기대고놀다떨어지는원숭이에게내생을조금덜어줘보는것(「원숭이와숲」)도숲과마주하는자세일터이다.

숲의현관에들어설때는/보통은선글라스를벗고/장님은/가만히눈을뜨고
마스크는바람에풀고이어폰은귓바퀴에스며들것/모자는/까마귀소리가앉을수있게/정수리를비워두고
방금/신선의아류(亞流)처럼/아류의신선(神仙)처럼/세상은헤식은물건처럼저만치둘것
옛일이저만치청설모눈깔속에영롱할것/늙은소나무아직청춘인것모르지않을것/물소리를자리끼처럼머리맡에둘것/솔바람을허리띠로두를것/초록은눈의음식이니물리지않는것/바위는과묵한친구일것
훤칠한바보여뀌처럼/가난이마음의기럭지를가질것
숲을나설때는/허리가굽은나무의그림자를쓰다듬을것/둥고비나곤줄박이새소리는/옆구리에잘저며둘것
-「숲의인사법」부분

세계를부정하는듯한예민한자의식에서출발한유종인시인의시세계는시간과생명을긍정하는방향으로힘겹게나아가는중이다.이변화의과정이『숲시집』에고스란히담겨있다.시인은‘숲’이라는자연에대한찬가(讚歌)를넘어서숲의생명들이병들고지친사내를치유하는과정을호방하고섬세한시어로표현하고있다.
기억은언제든지되살아나상처를쓰리게할지도모른다.숲을통과하고나온사내는분명들어가기전과는전혀다른존재일것이다.“제속을파서덜어내고손님이던사랑을맞아들이는”(「통나무의역사」)것이진정시인이숲을,아니삶과인간을대하는태도일것이다.그래서시인은『숲시집』을통해숲에들어서인간을말하고,인간에들어서숲을말하는지도모르겠다.

숲에들어서도숲을말하지않는자가되고싶었으나나는그걸놓쳤다.

人間에들어서도人間을말하지않는자의고요를얻고싶었으나

나는그걸놓쳤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