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붙게 해 주세요

귀신 붙게 해 주세요

$15.00
Description
그날이 되풀이되는 순간,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이로아 신작
아픈 과거가 되돌아와 우리에게 묻는 안녕
사회적 참사의 아픔을 통해 기억의 의미와 진정한 애도란 무엇인가를 그린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를 펴낸 이로아 작가의 신작 『귀신 붙게 해 주세요』가 출간됐다. 성적 경쟁과 규율 강화가 일상이 된 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이 감당해야 하는 선택의 무게를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날카롭게 드러낸 작품이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윤나는 ‘전 과목 1등급에만 허락되는 자유’를 얻기 위해 공부 대신 귀신을 부르는 강령술을 선택한다. 이에 20년 전 죽은 전교 1등 순지가 찾아오고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과거에 해소되지 못한 문제의 반복임을 일깨운다. 소설 속 귀신은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증인에 가깝다.

이 소설은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체로 그린다. 성적과 규칙이 기준이 된 학교에서, 아이들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어른들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묻는 작품이다. 웃음과 긴장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서사는 청소년 독자에게는 공감을,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성찰의 계기를 열어 줄 것이다.


줄거리
윤나는 재이를 따라 기순고등학교에 갔다.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였으며 다른 곳에 갈 생각은 없었다. 재이는 같은 영화 토론 동아리라며 현서를 소개했다. 이제 재이는 윤나보다 현서와 가까운 사이가 됐다. 그 시기 학교에 새 교장이 오며 아이들을 단속하고 야자를 부활시켰다. 윤나는 미용 학원에 다니려던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음을 알았다. 윤나가 택한 건 공부 대신 강령술이었다. 20년 전 죽은 전교 1등 귀신 순지가 나타났다. 순지는 지금의 여러 일이 오래전에도 벌어졌다는데…….
저자

이로아

충청북도에서태어났다.『왝왝이가그곳에있었다』로제15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앤솔러지『호러』에「김민수(학부재학생)」을수록했다.『귀신붙게해주세요』는그동안하고싶었던말을꾹꾹눌러적은작품이다.

목차

1부조짐
2부소환
3부재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년전죽은전교1등이나타났다.”
야자부활,친구와의이별,모든건우연이아니었다.

소설은윤나의시점으로시작한다.윤나가재이를처음알게된건중학교1학년이었다.새학기에학생부장이클렌징티슈를들고복장검사를했다.예고한적있기에윤나는검사에걸리지않았다.재이는그날도눈썹을진하게그리고왔다.결국화장실에가서눈썹을벅벅지웠다.우리가알고있는학교의단면을사실적으로드러내며이야기의볼륨을높였다.

그러니까왜안지우고왔어.오늘만참았으면이런모욕을당하는일도없었을텐데.네가자초해놓고서울기는왜울어.
p.25

윤나는재이의눈썹을그려줬다.그러면서서로에대해깊이알게됐다.
둘은다른학교보다자유롭다는기순고등학교에갔다.반이달라졌지만,문제없다고생각했다.하지만재이옆에현서가붙어다니기시작했다.그시기학교에교장이바뀌었다.교장은학교를치유하겠다고말했다.그동안하지않았던단속을벌였다.야자도그중하나였다.야자가부활하자윤나는자신의꿈이었던미용학원에다닐수없게됐다.결국찾은건‘강령술’이었다.

“저기죄송한데20년전에죽은기순고전교1등맞으세요?”
겨우진정한윤나는귀신의신원부터확인했다.만약전교1등이아니시라면…….먼길행차해주셨는데죄송하지만그만돌아가주시겠어요?
다행히그런머쓱한상황은발생하지않았다.귀신이말하길,자신의이름은백순지.20년전죽은전교1등이라고했다.
p.57

윤나와순지는서로를위해합의하기로했다.수월하게상황이정리되고,원하는것을이룰줄알았다.하지만윤나는순지가온건우연이아니었음을느꼈다.그동안보이지않던삶의이면이보이고,무시하고자했던자신을지키기위한아이들의목소리가들렸을거다.윤나는‘보이지않던것을끝내보게된이상’(본문p.80)더이상눈앞의일들을모르는척할수없던것이다.
빠른전개속에서도인물들의심리는절대휩쓸리지않는다.작가는인물한명한명을섬세하게다뤘다.작품은독자에게저마다의인물목소리에귀를기울여달라고말하고있다.그리고독자는이들의움직임과시선을쫓아함께움직일것이다.지금부터는순지의말에우리가조금만더마음을열어줄차례다.


부당함은시간이지난다고해결되는문제가아니다

사회전반에깔린부당함은때로는역으로작용한다.다수가아니라고생각하니따라가야한다거나못본척고개를돌리기도한다.소제목은작가의말일부를발췌한것인데이처럼시간이지난다고해결되지는않는다.누군가의기억에는여전히부당함이남았을테니말이다.
고등학교에서체벌이만연하던시기는조금지났다고들한다.하지만곳곳에보이지않는부당함은그림자처럼붙어있을것이다.그렇지않은선생님들도있겠지만,‘거의’하나의목소리를내며교육이라는명목으로소리치기도한다.

“폭력은쓰시면안되는건데.아버님이백번잘못하셨지.세대가다르니까……기다리면너희를이해해주시는날도올거야.그러니까너희도마음을조금만열어줬으면좋겠다.”
재이는물을입에잠시머금고있다가그대로바닥에뱉어버렸다.선생이뭐하는짓이냐며재이를야단쳤다.윤나는재이가뱉은물이피와섞여발갛게변해있는것을보았다.
p.154

어떤이유라도이해를바랄수있을까.어른들은줄곧세대와기다림을바라기도한다.소설은이러한지점들은감추지않고가감하게드러낸다.등장인물들도적극적으로상황을파헤치며분명하게들여다봐야할것들을알려준다.이렇듯부당함은삼키는것이아니라뱉어야하는거아닐까.


각자의방식으로살아남으려는십대들의아슬아슬한선택

살아남으라는말은어쩌면무책임을담고있는듯하다.어떠한상황인지왜그럴수밖에없는지서로물었더라면조금은달라지지않을까.20년전죽은순지는그동안학교를맴돌고있었다.많은것을보고들었으며학교가달라지는걸가까이지켜봤다.하지만오래전벌어졌던소독이치유라는이름으로되풀이되는걸알게됐다.야자,복장단속등교칙이강제적으로생겼다.아이들은동요했으며그때와같은아픈일들이벌어지리라는걸예감했다.그렇기에가만히있을수없었을것이다.

“없던일로만들생각없어요.우리가왜이렇게까지하는데요.우리라고조용히있다가적당히졸업하고싶은마음이없었는지아세요?수업을며칠이나빠지게되든상관없어요.그건선생님들한테나문제겠죠.우리한테는아무상관없다고요.”
p.139

순지가그랬듯아이들은움직였다.이건살아남으려는필사의노력이었을것이다.선택할수있는건아주작은것들이었다지만,무언가바꿀수있음을알았다.그렇기에각자의위치에서여러모양으로변화를꿈꿨을것이다.아마지금도아이들은‘현서의표현을빌려말하면,돌아오고싶을때언제라도그곳을찾을수있도록.’(본문p.170)살아남을것이다.
『귀신붙게해주세요』는학교교칙과친구사이를밀도있게풀었다.각자의방식으로살아남으려애쓰는인물들은우리의지난날혹은내일을들여다보게한다.또한이책은지금우리에게필요한문제작이라말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