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라디오

상상 라디오

$12.00
Description
죽은 원혼을 달래고 산 자의 죄의식을 씻는 진혼과 회생의 노래!
동일본 대지진을 배경으로 한 소설 『상상 라디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면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죽은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 이 소설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인간을 압도하는 현실을 목도한 작가가 16년 만에 침묵을 깨고 발표한 작품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소설은 밝고 경쾌하게 시작한다.

일본 동북 지역의 깊은 산 속, 고요한 새벽의 적막을 깨고 높은 삼나무 꼭대기에서 DJ 아크라는 남자는 휴대전화 하나를 들고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다. 그런데 여느 방송과는 다르다. 방송국도 스튜디오도 심지어 마이크도 없이 ‘상상’으로만 전파되는 라디오이다. 이 방송은 상상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들린다. 상상 라디오의 DJ 아크는 청취자를 향해 주절주절 자신의 과거사를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유쾌한 수다를 떤다. 그리고 자신이 나무에 걸리기 몇 시간 전까지 함께 있었지만 지금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아내를 애타게 찾는다.

상상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이들의 사연이 도착한다. 부모를 피신시키고 해일에 휩쓸렸다는 중학교 동창, 여관에 갇힌 회사 임원, 차가운 물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는 사연을 보낸 익명의 여성 등 모두 죽은 사람의 목소리이다. DJ 아크는 이들의 사연을 소개하며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목소리가 전해지기를 염원한다. 죽은 자가 산 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죽은 자는 자신의 아내로부터 어떤 소식도 받지 못하자 그녀가 살아 있다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죽음의 현장을 떠난다. 죽은 자의 아픔이나 상처는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치유된다.
수상내역
제35회 노마문예신인상 수상작
제149회 아쿠타가와 상 후보작
제26회 미시마 유키오 상 후보작
2014년 서점대상 후보작
저자

이토세이코

저자이토세이코는문학,영상,음악,연극등장르를초월하여폭넓은예술활동을하는크리에이터이다.일본에힙합문화를널리알리고본격적으로랩음악을전한음악가로도유명하다.현재긴키대학교국제인?문과학연구소객원교수이다.와세다대학법학부를졸업하고고단샤편집부에서일했다.퇴사후힙합MC로활동하면서집필활동을병행했다.1988년에‘닌텐도키드’세대를다룬《노라이프킹》이제2회미시마유키오상과제10회노마문예신인상후보에올라주목을받았다.1999년에《보타니컬라이프》로제15회고단샤에세이상을수상했고,《월즈앤드가든》,《고도를기다리며》(희곡),《문예만담(공저)》,《Back2Back(공저)》등다양한분야의책을집필했다.2013년에발표한《상상라디오》는제35회노마문예신인상수상에이어,2014년서점대상·제149회아쿠타가와상·제26회미시마유키오상후보에올랐다.

목차

목차
옮긴이의글
제1장죽은자의목소리
제2장귀를기울이면
제3장넋을위로하며
제4장산자와죽은자의대화
제5장구원의노래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상상하면그들의목소리가들릴것이다.
죽은원혼을달래고산자의죄의식을씻는진혼과회생의노래
동일본대지진,그리고세월호희생자를돌아본다.
죽은자가상상의소통을원한다면,산자?는?
세월호사고가우리를집단아노미에빠지게했던이유는무엇보다이땅의부모라면누구나공감했을자식을먼저떠나보냈다는쓰라림때문이었을것이다.엄마,아빠를부르며구천을헤매고있을어린생명들의억울함과회한이부모의가슴을도려내면서아픔이들불처럼번져나갔다.노란물결에새겨졌던“잊지않겠습니다”라는글은사회...
상상하면그들의목소리가들릴것이다.
죽은원혼을달래고산자의죄의식을씻는진혼과회생의노래
동일본대지진,그리고세월호희생자를돌아본다.
죽은자가상상의소통을원한다면,산자는?
세월호사고가우리를집단아노미에빠지게했던이유는무엇보다이땅의부모라면누구나공감했을자식을먼저떠나보냈다는쓰라림때문이었을것이다.엄마,아빠를부르며구천을헤매고있을어린생명들의억울함과회한이부모의가슴을도려내면서아픔이들불처럼번져나갔다.노란물결에새겨졌던“잊지않겠습니다”라는글은사회적공분을불러일으키며수개월동안온국민을슬픔의늪에빠트리기까지했다.어이없이황망하게세상을떠난영혼들에게산자들이느낄수밖에없는미안함과애틋함이담긴메시지였음이분명했다.
죽은자는산자들의이런마음을알고있을까?죽음의세계는오로지캄캄할뿐이고,죽은자는말이없다.그렇다해도죽은자가혹여살아있는부모나가족,친구에게무언가여한을털어놓고자한다면산자는어찌해야할까?사실산자는죽은자의아픔과두려움을알래야알길이없다.

“아무리귀를기울인다해도물에빠져서가슴을쥐어뜯다바닷물을마시고세상을떠난사람의괴로움은절대로,절대로살아있는우리가헤아릴수없습니다.들린다고생각하는것은말도안되는고집이고,설령뭔가가들린다고해도살아갈희망을잃은순간의진짜두려움,슬픔을우린절대로알수없어요.”
-본문중에서
동일본대지진을배경으로한소설《상상라디오》는지난2014년한해동안온나라를슬픔과비통에잠기게했던세월호사고이후의스토리를전하는듯하다.불의의자연재해로소중한가족을잃은사람들은희생자들이죽음의순간얼마나고통스러워했을지가늠하며,그들이미처전하지못한말들을듣고싶어한다.원혼이되어떠도는그들이편히잠들수있기를바란다.물론모습은보이지않는다.목소리도들리지않는다.손을뻗어도잡을수없다.살아있는사람들이죽은이들을위해할수있는일이라곤그들을잊지않고기억하는것이라여긴다.
우리는비슷한불상사를당할때마다죽은자들을애도한다.하지만오래가지않는다.망각의기제(機制)가작동하면서어느날일상의기억속에서그들을잊고만다.산자와죽은자의관계는매번이런식이다.만일죽은자가산자들의안부가궁금해서그들의소식을기다리며죽음의현장을떠나지못하고있다면기가막힐일이아닌가?

“죽은사람과함께이나라를다시만들어갈수밖에없는데,마치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사태에뚜껑을덮는우리는대체뭐야.이나라는어떻게된거야.”-본문중에서
동일본대지진을겪은일본이나세월호사건을겪은우리나라나매한가지였나보다.누군가는사고의진실이다밝혀지지않았다고생각하고,억울하게죽은자들이겪은고통이헛되지않기를간절히염원한다.그고통에서사회가무언가잘못되었음을깨닫고한걸음더앞으로나아가기를바란다.반면어떤사람들은빨리상처를봉합하고아픔을잊기를바란다.살아있는사람은현실에충실해야하고죽은사람을계속가슴에담고아파하는것은부질없다고생각한다.
그렇다해도마음속으로나마떠난사람의목소리를들으려하는게마냥헛된일일까?죽은자의억울함과두려움,미련에귀를기울이려고하는마음의여유를잃고산다면그들에대한애도나미안함,애틋함은얄팍하다고해야하지않을까?《상상라디오》에서는죽은자가산자의연락을기다리고있다.죽은자는자신의아내로부터어떤소식도받지못하자그녀가살아있다는안도의숨을내쉬며죽음의현장을떠난다.죽은자의아픔이나상처는참으로아이러니하게치유된다.
음악과환담,산자와죽은자의힐링교감
이토세이코의《상상라디오》는‘소중한사람을잃는다면그죽음을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죽은이들의목소리를들을수있는지’라는질문을독자에게던진다.전세계를충격에빠뜨린동일본대지진이라는인간을압도하는현실을목도한작가가16년만에침묵을깨고발표한작품이다.새로운휴머니즘을그렸다는평가를받으며아쿠타가와상,미시마유키오상,일본서점대상후보에올랐고,노마문예신인상을받았다.
죽음이라는무거운주제를다루고있지만소설은밝고경쾌하게시작한다.일본동북지역의깊은산속,고요한새벽의적막을깨고높은삼나무꼭대기에서DJ아크라는남자는“안녕하세요.상상라디오입니다.”라는멘트를날리며휴대전화하나를들고라디오방송을시작한다.그런데여느방송과는다르다.방송국도스튜디오도심지어마이크도없이‘상상’으로만전파되는라디오이다.이방송은상상할수있는사람에게만들린다.상상라디오의DJ아크는청취자를향해주절주절자신의과거사를끊임없이이야기하며유쾌한수다를떤다.그리고자신이나무에걸리기몇시간전까지함께있었지만지금은행방을알수없는아내를애타게찾는다.
상상라디오를듣는청취자들이하나씩늘어나고이들의사연이도착한다.부모를피신시키고해일에휩쓸렸다는중학교동창,여관에갇힌회사임원,차가운물속으로천천히가라앉고있다는사연을보낸익명의여성등모두죽은사람의목소리이다.DJ아크는이들의사연을소개하며살아있는사람에게도자신의목소리가전해지기를염원한다.
상상라디오의방송이계속되는사이에작가인S씨가이야기를이끌어간다.항공성중이염을앓은그는수술로다시들을수있게되었지만예전과다른소리가들린다고생각한다.그는재해지역에자원봉사를다니면서가는곳마다삼나무에올라가있는사람이있었다는이야기를듣는다.그렇게‘나무위에있는사람’의이미지가가슴깊이새겨진다.어쩌면그사람의라디오방송이들리는것이아닐까어렴풋이느끼지만아무리애를써도들리지않는다.
봉사를마치고돌아오는길에그는다른자원봉사자들과산자와죽은자의관계,죽은사람의소리를들을수있는지에대해이야기를나눈다.죽은사람의목소리를상상하는것에거부감을느끼는사람도있고,살아있는사람에게전하고싶어하는말을생각하는것이필요하다는사람도있다.중년의사진작가는죽은사람이무언가를말하려하는것일지모른다고조심스럽게의견을비치고,어떤청년은그들의소리에귀를기울이려는것은잘못된행동이라반박한다.꺼진라디오에서잡음과같은방송이희미하게들린다는젊은이도있다.죽은사람과의소통을바라는S씨는끝내상상의방송은듣지못하지만,이미1년전고인이된불륜의애인과머릿속으로상상의대화를나눈다.자신은세상을떠난그녀를늘생각하며인생을보낼것이고,죽은그녀도살아있는자신의부름을통해존재하고,생각할것이라고고백한다.그리고산자와죽은자가서로함께껴안고미래를만들어가자고말한다.
DJ아크는청취자들과대화를나누며자신이이미죽은사람이라는것을뒤늦게나마인정하고,연락이없는아내와아들이살아있음에기뻐한다.그리고상상력과집중력을발휘해아내와아들이자신에대해어떤감정과생각을갖고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