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찹이 되고 싶어

케찹이 되고 싶어

$18.80
Description
책으로 한 달 살기
넘어짐의 미학에 대한 31가지 에세이

숨가쁘게 달려온 날들을 내려놓고
무료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도망가자.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든.
낯설지만 자유로운 31일의 해방.
〈책으로 한 달 살기 시리즈〉 31일의 해방 일지

“떠날 수 없다면, 떠나겠다. 책으로.”
〈책으로 한 달 살기 시리즈〉는 책으로 흥미로운 한 달의 일상을 살아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무료하고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찾아 어딘가로 훌쩍 떠나듯, 책에 담긴 흥미로운 31일의 일상을 체험하고 공감하면서 색다른 한 달을 살아 보는 것이다. 책이 뿜어내는 신선한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며 자신만의 자유로운 해방을 맞을 수 있기를.
저자

설레다(최민정)

저자:설레다(최민정)
비정규작가,창작노동자,예술근로자.
수학이좋아서공대생이되었으나영상디자인을전공했다.
인간의심리적그늘에관심이많아상담심리학도공부했다.
2008년10월부터그리고쓰기시작해서지금도진행중.
그림도글도공부도계속하고싶다.
지은책으로는《TheBlackBook검은감정》
《그까짓사람,그래도사람》《나의첫번째라인드로잉》
《내마음다치지않게》등이있다.
Instagram@seol.leda
Threads@seol.leda

목차


프롤로그/실패의동의어는어쩌면사는일

day1.어루만지는말들/건치갖기실패
day2.78kg분기점/표준으로살기실패
day3.산책과체증/어울리기실패
day4.급체의추억/함께먹기실패
day5.지금몇시지?/숙면하기실패
day6.쉬운기쁨/계절감상하기실패
day7.철덜든사람/헌혈하기실패
day8.파운드케이크/현명한사람되기실패
day9.케찹이되고싶어/목표찾기실패
day10.태우지못한기억/망각하기실패
day11.통화하기싫어요/긴장하지않기실패
day12.쓰고싶다고해놓고/원고쓰기실패
day13.패딩은15살/물건버리기실패
day14.기대도두려움도없이/노후계획실패
day15.좋아하면말하는/맥주끊기실패
day16.절망적일때의식사법/차려먹기실패
day17.불쾌를먹고크는사람/포기하기실패
day18.쓸모의재정의/휴식하기실패
day19.질병과변곡점/건강하기실패
day20.치사한슬픔/용기내기실패
day21.맵싸한낮맥/뒷담화하지않기실패
day22.반짝반짝유리자갈/미용실가기실패
day23.연애의조건/연애하기실패
day24.귀여운절망/성공하기실패
day25.나만없어고양이/입양하기실패
day26.사주면담/해결하기실패
day27.포코아포코/인정하기실패
day28.다음실패를위하여/실패하지않기실패
day29.빗금으로그린그림/자살하기실패
day30.뒤늦게알게된마음/연락하기실패
day31.확정된시간/후회하지않기실패

에필로그/읽을만한시간

출판사 서평

첫번째여행지,《케찹이되고싶어》

‘실패를위한실패’의멋진과정이었을까.아니면가장‘실패다운실패’를찾는모험이었을까.이책은실패에대한31일의기록이자도전이다.대뜸“실패너이리오고.”라며실패를당당히재촉한다.실패를간절히기다린다.이번에야말로반드시실패하고말겠다는불굴의도전과의지.그불굴의도전앞에오히려실패는가만히멈춰서서말을건다.“괜찮겠어?”

”까짓것,뭐어때.“담담하고당당한대답.그렇게실패는모든걸포기하고삶안으로스며든다.마치실패가삶의한부분이었던것처럼자연스럽게.31일의실패는우리의삶을온전히투영한다.삶속에서그것이실패였던가아니었던가는중요하지않다.그저그실패를즐기고뜯고맛보는내가있을뿐.

‘케찹이되고싶다’는책의제목은존재자체로빛을발하는우리의모습을담고있다.우리는삶의수많은장면들속에서때론주인공이자이방인이다.그안에는다양한실패의얼굴들이공존한다.때론웃고때론절망하고때론예상치못한또다른길을걷기도하면서.그리고가끔은우연히삶의방향을바꾸게되는운명같은일들과마주칠때도있다.이책은나에게집중하고,내목소리에귀를기울일수있는'나'를응원한다.31일의이여행동안스스로를흠뻑안아주었으면좋겠다.

작가는자신의소소하고도큰실패들을마주했던어떤날을이렇게기록한다.‘나약하고무력해진나를무작정돌보고싶었다.나를먹이고,뉘이고,입히고,쓰다듬거나간혹불쌍하게여기며자신을보호했다.그런내가좋았다.’라고.어쩌면,우리는나를먹이고입히고보호하는일에너무인색하지않았을까.나를쓰다듬어주는일이너무도힘들진않았을까.이제그대답을스스로에게들을차례다.부디,31일의이여행이스스로에게그대답을해줄수있기를바란다.

노을질때,세상이귤즙으로흠뻑젖을때이책을읽기를바란다는작가의말처럼어쩌면귤빛노을을맞으며첫장을펼칠당신에게,어쩌면또다시실패할당신에게미리위로와응원을보낸다.

책속에서

실패에대해써보겠다고말한지딱1년이됐다.실패를통해무엇이든배우자는그럴듯한목표는처음부터없었다.그도그럴것이쓰는일이란소란한실패속에서허덕이다더는견딜수없을것같은지점에이르러겨우글하나를건져내는일이었다.사정이이렇다보니그외의일에마음쓸여력은있을수없었다.무던한일상에툭튀어나온요철같던실패도계속반복되다보니뭉툭해졌고그냥사는일이됐다.넘어져도일어나고,속쓰려도할일하고,주춤해도갈길가는게일상이었다.
이안에담긴실패들은서로다른시간과사건을가진메모를모아엮었다.이야기는대낮의유령처럼언뜻보였다.순식간에사라지기때문에메모는속도전이었고잡히는대로재빠르게써서아무곳에나던져두었다.상당한분량의메모를다람쥐도토리숨겨두듯곳곳에묻어뒀지만찾아먹은건얼마되지않았다.어떤건메모그대로옮겼고,어떤건잘못된부분을고쳤으며,또일부는새롭게썼다.그렇게어느아이스크림브랜드처럼각양각색31가지맛의실패가모였다.종이위에글이놓인모습을상상해
보니마치누군가에게건네고싶은선물박스처럼느껴졌고,그렇다면이책은산문집이아닌’선물집’이라고이름붙여도근사하겠다는생각이들었다.
에필로그-〈실패의동의어는어쩌면사는일〉중에서

모든걸다해보고후회하는건별로이지만,
그렇다고후회할일을전부피할수도없다면.이미오답을선택한후라면.
여기서뭐라도얻어내는수밖에.
〈파운드케이크〉중에서-현명한사람되기실패

20대후반,내가갖지못한건돈,정규직,집,자신감이었고
가진거라곤월셋집의보증금을마련하려고생긴빚과자격지심이었다.
빚은늘어나지않아다행이었지만자격지심은그러지못했다.
〈패딩은15살〉중에서-물건버리기실패

스스로에대한믿음이부족할때면오기와자기기만이그자릴채웠다.
부족한자신을인정하지않으려던데대한부작용이었다.
가볍게대하면가벼워질일을그렇게대하지못했다.
〈포코아포코〉중에서-인정하기실패

내겐“이거중독인가?”물어보는습관이있다.
같은커피를삼일이상연거푸마시면
“좋아하는걸까?”묻기전에“여기에중독된건가?”묻는다.
어떤물건,음식,일,사람등이좋아서몇차례같은행동을반복하면
그행동에얽매여내가휘둘리는것만같아서불편했다.
〈좋아하면말하는〉중에서-맥주끊기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