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살/ 몸 존재론

문학과 살/ 몸 존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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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백만 번이라도 체험의 현실과 만나 내 영혼의 대장간에서 아직 창조되지 않은 내 종족의 양심을 벼려 내리라.”
제임스 조이스가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주인공 스티븐 디덜러스의 입을 통해 밝힌 이 고백 속에 『문학과 살/몸 존재론』의 근본 취지가 담겨 있다. 살/몸 존재론이라는 낯선 용어는 대체 무엇을 지칭하는가? 그것은 일체의 상식과 이론으로부터 벗어나 체험의 현실 그 자체와 만나고자 하는 일종의 존재론적 감행이다. 오직 살/몸 존재론적 감행만이 아직 창조되지 않은 인류의 양심을 벼려 낼 수 있다. 양심이란 사념과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의 근본 의미에 눈뜸을 뜻하기 때문이다.
20세기 최대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로고스보다 더욱 근원적인 것은 아이스테시스라고 밝힌다. 아이스테시스란 그 무엇을 순연히 감각적으로 받아들임을 뜻하는 말이다. 아마 분석적 사고에 익숙한 현대인이라면 이러한 의미의 아이스테시스가 어떠한 의미작용이나 대상의식도 전제하지 않는 순전히 감각적이기만 한 자극의 수용을 뜻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스테시스란 체험의 매 순간 일회적인 것으로서 새롭게 일어나는 감각의 근원적 특성을 지칭하는 말일 뿐이다. 돌리마운트 해변에서 아름다운 한 소녀를 만났을 때 디덜러스는 이러한 존재론적 진실에 눈뜬다. 제임스 조이스는 디덜러스에게서 일어난 변화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저자

한상연

한상연은하이데거와슐라이어마허를함께전공한철학자이다.철학과예술,문학은근원적으로하나라는관점을지니고있다.저서로『철학을삼킨예술』(동녘),『우리는모두예술가다』(샘터),『기쁨과긍정의종교』(서광사),『공감의존재론』(세창출판사)등이있다.그외희망철학연구소의철학자들과함께일반시민을위한여러철학교양도서를공저했다.
주된관심사는하이데거의현상학적존재론을고통과기쁨의근원적처소로서의살과몸의관점에서새롭게해석하면서존재론적윤리학을정초하는것이다.이러한작업을수행해나가면서하이데거,슐라이어마허,사르트르,푸코,들뢰즈등에대한많은논문을학회지에게재했다.『공감의존재론』은이러한연구성과를바탕으로존재론적윤리학의가능성을체계적으로모색해본첫번째출판저술이다.
현재가천대학교에서예술철학,문화철학,종교철학등을가르치고있다.2007년부터2014년까지한국하이데거학회의학회지『하이데거연구』및『존재론연구』편집이사를역임했으며,또한2015년부터2018년까지한국하이데거학회와한국해석학회의통합학회지인『현대유럽철학연구』편집이사를역임했다.희망철학연구소에서여러철학자들과함께인문학살리기,민주주의교육등과관련한다양한작업을하고있다.독일보쿰대학교에서철학,역사학,독문학을전공했으며,동대학교에서철학석사및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

목차

머리말:살/몸존재론,아직창조되지않은양심을향한존재론적시도5

I.살/몸의문학

공간과감각:S.렘과A.타르코프스키의『솔라리스』를예시로삼아전개된공간의존재론
1.여는글24
2.공간,지각,감각27
3.존재의정량화가능성의현시로서의공간과감각34
4.공간이해의근거로서의존재와수의상호치환44
5.닫는글을대신하여:비극적유희로서의존재와공간50

시간과감각:제임스조이스의『젊은예술가의초상』을예시로삼아전개된시간의존재론
1.여는글60
2.감각의한정과초월62
3.시간과현존재의탈자성68
4.감각의양극화와현존재의운동76
5.시간과자유88
6.닫는글을대신하여:시간의참된의미가일깨우는것은참된양심과윤리이다101

아름다움이란무엇인가?:J.키츠의시「고대그리스항아리에붙이는송시」를예시로삼아전개된아름다움에대한존재론적성찰
1.여는글108
2.에크프라시스로서시짓기와미적판단111
3.미적판단과관심118
4.감각과진리127
5.닫는글을대신하여:열정과아름다움137

살/몸과세계:『거장과마르가리타』제1장-제3장에나타난선과악,그리고절대선의표지로서드러나는세계의세계성에관한성찰
1.여는글:선과악의문제를다룸에있어서존재론적해명이지니는절대적우선성146
2.윤리적상대주의에대한존재론적기술149
3.이념적자유의이율배반과선악의근원적초월성156
4.감각으로부터연원하는
현상적세계의필증적형식으로서의물질과정신165
5.근원적선으로서의고통의해소174
6.닫는글을대신하여:언제나이미우리곁에임재해있는진실의음성185


II.살/몸의철학

현상학과순연한차이의철학:질들뢰즈에대한현상학적성찰
1.여는글198
2.경험적의식과순수한나200
3.차이의산물로서의자아209
4.내재성의평면과지각하는몸으로서의기관없는신체212
5.닫는글을대신하여:차이로서의힘과형이상학,그리고감각이일깨우는초월로서의존재자체에의물음222

살/몸존재로서의존재사건과기술권력:파쇼적신체및거룩한신체에관한성찰―미셸푸코사상의존재론적변용
1.여는글:현존재의근원적현사실성으로서의살/몸으로존재함236
2.하이데거기술론의의의와한계238
3.권력과복종하는신체에의요구245
4.권력및담론과파쇼적신체의제작252
5.닫는글:파쇼적신체로부터거룩한신체로의전향265

살/몸과해석:슐라이어마허해석학의존재론적근거에관한성찰
1.여는글:존재론의자기지시성과근원사태277
2.존재이해의근원으로서의감각281
3.차이와절대적통일성의근거로서의감각289
4.살/몸을통해고지되는현존함의근원적역사성298
5.닫는글을대신하여:해석과역사304

순연한탈자로서의존재:살/몸으로현존함이자아내는절대적내면성의평면으로서의존재의의미에관한소고
1.여는글314
2.존재이해의궁극적근원으로서의감각316
3.순수창발성의시발점으로서의감각323
4.절대적창발성의표현으로서의초월과존재328
5.닫는글을대신하여:존재론적윤리학의궁극적정초가능성으로서의감각339

시간과공감:시간과공감의존재론적관계에관한소고
1.여는글348
2.존재론적개념으로서의공감과함께-있음350
3.함께-있음과시간358
4.현존재의존재의가장근원적인근거로서의감각과공감366
5.닫는글을대신하여:현존재의양심과공감375

출판사 서평

“그녀의이미지는그의영혼안으로영원히들어와버렸으며어떤말도그황홀경의성스러운침묵을깨트리지않았다.”

아름다움이자신을압도해올때우리는불현듯모든것이,심지어자기자신마저도,낯설어져가는듯한느낌에사로잡히게된다.그낯섦을느끼는자신은누구인가?그것은타성에젖은자기이다.익숙한일상에젖어있는자기만이그무엇을낯설게느낄수있기때문이다.그러나그것은갑작스레찾아온아름다움으로인해모든익숙한것들이절대적인무의미의어둠속으로사라져버릴지도모른다는막연하고도절실한불안에사로잡히게된자기이기도하다.불안속에서우리는자신이이전과달라졌다는것을깨닫게된다.아름다움의감각으로인해더이상과거에머물수없게되었기때문이다.
살/몸존재론은하이데거의철학적한계에대한각성에서출발한다.만약존재론적진리의문제에서아이스테시스가로고스보다더근원적이라면존재론은오직감각의근원적처소로서의살에대한엄밀한성찰을통해서만온전할수있다.그럼에도하이데거는살의존재론적의미에관해거의아무이야기도들려주지않는다.살/몸존재론은하이데거가침묵한곳에서그가시작한존재론의이야기를이어간다.하이데거의철학은오직살/몸존재론을통해서만그온전한의미가드러날수있기때문이다.

하이데거에따르면인간현존재의근원적존재방식은실존이다.실존은대체무엇을뜻하는가?살/몸존재론의관점에서보면실존이란감각의근원적처소로서의살에게서일어나는감각에의해현존재가매순간이중의낯섦을겪게됨을뜻하는말이다.하나는모든존재(자)의근원적낯섦이다.현존재는만나는모든것들을그근원적낯섦가운데서발견할수밖에없다.모든것은,심지어더할나위없이익숙하게여겨지는것마저도,실은오직낯선것으로서만발견된다.감각이매순간새로운것으로서만일어나기때문이며,또한감각없이알려질수있는것은아무것도없기때문이다.또하나는자기로존재함의근원적낯섦이다.체험의매순간이현존재에게는새롭게일어난감각과의조우이다.이러한조우속에서현존재는자신의존재역시새롭게일깨워진것으로서만나게된다.현존함이란감각에의해낯설어진자신과의부단한만남외에다른아무것도아닌것이다.
몸이란그러한자신이고립된실체로서거기있는것이아니라그무엇의곁에있는것으로서거기있는것임을알리는존재론적근거이다.살/몸존재론의관점에서보면실존은살/몸으로현존함이자아내는현존재의근원적존재로서의곁에-있음외에다른아무것도지시하지않는다.어떤의미에서실존이란황홀경의성스러운침묵과도같다.아이스테시스,즉그무엇을순연히감각적으로받아들임의체험이란감각의장안에서그무엇과언제나이미하나인자로서자신을발견하며일어나는감정의고양과같기때문이다.디덜러스가돌리마운트해변에서아름다운소녀를보며경험한것처럼그고양된감정은황홀할뿐아니라성스럽다.본질적으로형언할수없는것이며,그럼에도우리존재의가장은밀한진실을드러내는것이기때문이다.

-편집자의말


사람들이물었다.“우리는과연존재하는가?”

데카르트가답했다.“나는생각한다.고로존재한다.”

존재는언제나우리의물음거리였다.굳이데카르트같은위대한철학자가아니더라도우리는모두우리존재에대해질문을한다.종종그것이사춘기의열병혹은모두가거쳐가는성장통따위로폄하되곤하더라도,그것이존재에대한궁극적인물음을던지는인간본성에서기인한다는사실만큼은부정하지못할것이다.실로우리는수세기동안끊임없이존재에대한질문을던졌고,그러한질문들은위대한이들의답변을낳았다.그러나그답변은언제나우리의궁금증을만족시켰던적이없기에우리는그질문을이어나가야한다.
여기이책은한철학자가그질문에답변하기위해처절히성찰하고부단히사유한결과다.그답변은하이데거로부터시작하여,우리의살/몸을통해펼쳐진다.

사람들이물었다.“우리는무엇으로존재하는가?”

한상연이답한다.“우리는육화된정신으로존재한다.”

많은철학자는우리의본질이정신일것인가육체일것인가에관해논쟁을벌였다.우리는‘테세우스의배’의문제를잘알고있다.만약우리의육체가우리의본질이라면,점점인공장기로대체되는우리는언제까지우리고언제부터우리가아닐것인가?버려진장기와인공장기중어떤것이‘나’라고할수있을것인가?반대로만약우리의정신이본질이라면서버에업로드된데이터로서의정신과죽어가는육체중어떤것이‘나’라고할수있을것인가?이질문들은모두많은논쟁을불러일으키는질문이다.그런데그것이논쟁을불러일으키는것은우리가육체도정신도아닌육화된정신으로서존재하는까닭이다.그둘을분리하거나둘중하나로우리를정체화할수없기에우리는논쟁에시달리는것이다.
즉,우리의본질은육체이면서동시에정신인,육화된정신으로서의현존재라는것이다.우리는감각함으로써사유할수있고,인지함으로써감각을느낄수있다.이둘은불가분의관계인것이며오로지감각함으로써만우리는육화된정신으로서의자신을일깨우고감각할수있는것이다.이책은우리의존재에대한물음에대해‘우리는육화된정신으로서의현존재’라는답변을준다.끝없는질문의답을찾고자한다면,이책은그길을알려주는하나의퍼즐조각이될것이다.